-최장 414㎞ 달릴 수 있는 전기 해치백
-편의 품목 및 활용도 개선에 초점
볼트 EV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와 발전에 큰 역할을 차지한 쉐보레 대표 전기차다. 발 빠르게 선보이며 글로벌 판매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이미 수 많은 팬도 만든 상황이다. 속속 라이벌이 등장해 자리를 위협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다음 스탭을 밟는 중이다.
그리고 마침내 신형 볼트 EV가 모습을 드러냈다. 탄탄한 차체와 동력계를 바탕으로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거쳐 신선함을 극대화 한 게 특징이다. 또 평소 불편했던 부분을 개선해 쉐보레 전기차만의 매력을 강조했다. 변화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시승 행사장에서 차를 마주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단연 외관이다. 기존의 깜찍한 인상에서 한층 날렵하고 늠름해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얇은 주간주행등은 아이언맨을 보는 것처럼 파격적이고, 독특한 형태로 이어진 세로형 헤드램프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극히 평범했던 그릴과 범퍼 디자인도 크게 다듬었다. 또 볼록하게 무늬를 집어 넣어 밋밋함을 피했다.
옆은 생각보다 차고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매끈하며 입체감을 주기 위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특히 램프 끝에서 시작한 유광블랙은 밸트라인을 따라 흐르며 C필러까지 이어지는데 신선한 느낌이다. 충전구는 앞쪽 펜더에 위치했고 부분적으로 크롬도금이 적용돼 고급감도 살려냈다.
뒤는 LED 테일램프의 변화가 크다. 입체적으로 다듬어 세련된 느낌을 주며 한층 차분해진 모양새다. 또 램프 사이를 진하게 흐르는 두툼한 유광블랙 바는 통일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반면 트렁크 라인이나 범퍼는 최대한 단정하게 다듬어 실용적인 크로스 오버 느낌을 강조했다.
실내는 센터페시아 구성을 완전히 바꿔 신형의 특징을 드러낸다. 특히 쉐보레의 새로운 전기차 패밀리룩을 적용,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10.2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E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에 들어온다.
큼직한 화면과 깔끔해진 UI로 직관성이 좋아졌다. 뿐만 아니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 기어노브 대신 버튼식 기어 시프트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을 적용해 편의성을 키웠다. 스티어링 휠과 공조장치 버튼들도 전부 새로 디자인했다. 누르는 맛이 좋고 보기에도 한결 좋아졌다.
편의품목으로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동시에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는 무선 폰 프로젝션이 탑재됐다. 여기에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열선 가죽 스티어링 휠, 7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유쾌한 드라이빙에 힘을 더한다.
2열은 차의 크기와 세그먼트 성격을 감안하면 무난하다. 넉넉하거나 여유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좁거나 답답한 건 더더욱 아니다. 시트 포지션은 높지만 평평한 플로어 덕분에 중앙에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다. 트렁크는 알맞은 공간을 제공하며 두 단계로 나눠 활용도를 높였다.
동력계는 150㎾급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해 최고 204마력, 최대토크 36.7㎏.m의 힘을 발휘한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의 66㎾h 대용량 배터리 패키지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장 414㎞를 주행한다. 급속충전 시 1시간 안에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수치상 성능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지만 불만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 여전히 빠르게 질주하며 경쾌하게 움직일 뿐이다. 속도를 붙이고, 제동을 걸고, 코너를 빠져나가는 모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최상급 고급차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달리기 실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장시간 주행을 했지만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볼트 EV의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다.
전기차만의 강점은 그대로다. 전기 모터는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강하게 뿜어낸다. 몸이 뒤로 쏠리는 정도의 가속감을 느낄 수 있고 몰입감은 고성능 내연기관 못지 않게 훌륭하다. 신호 대기 후 출발할 때나 고속에서 높은 숫자를 향해 뻗어나갈 때 차는 전기차만의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
바닥에 낮게 설치한 배터리팩은 공간활용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무게 중심을 낮춰 안정감도 확보했다. 나름 높이가 있는 덩치임에도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바닥을 묵직하게 짓누르며 깔끔한 곡선 라인을 보여준다. 여기에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범위가 한층 넓어져 불쾌하지 않고 정직한 스티어링 휠 반응도 제법 만족스럽다. 전기차는 친환경성만큼이나 운전 재미도 상당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신형으로 오면서 풍부해진 안전 기능도 적극 다뤄봤다. 회사는 360도 올 어라운드 세이프티를 구현하기 위해 동급 최대인 10개의 에어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방지 경고 및 보조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총 14가지 능동 안전 장치를 넣었다고 밝혔다.
구현은 간단하다. 스티어링 휠 왼쪽 버튼을 몇 번 누르면 쉽게 활성화 된다. 신속한 설정과 간편한 방식이어서 자주 사용할 듯하다. 모든 장치를 켜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여유롭게 반응하며 알아서 차선과 거리를 유지했다. 운전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이 줄어들고 한결 편안하게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신형 볼트 EV는 GM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선두에 있는 차다. 그리고 내연기관이 ?기모터로 바뀌었을 뿐 하드웨어는 이미 100년 이상의 노하우의 결과물이어서 신뢰도가 높다. 당당한 자신감은 우수한 제품 완성도와 주행 실력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결 세련된 인상과 고급스러워진 실내 구성, 믿음직한 파워트레인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마친 새 차의 선전이 기대된다.
볼트EV 가격은 4,130만원이며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 부품에 대해 "8년 또는 16만㎞ 이내" 보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일반 부품은 "5년 또는 10만㎞ 이내", 고장 및 배터리 방전 시 5년간 무제한 무상 견인 서비스 등 차별화된 전기차 서비스가 주어진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