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독보적인 픽업, 렉스턴 스포츠 칸

입력 2022년03월07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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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성 강화한 국산 대표 픽업
 -다양한 액세서리 제공 특징

 국내 시장에서 픽업의 발전은 어떤 세그먼트보다 빠르다. 짐 차의 이미지를 벗어난 지 오래됐고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아웃도어 동반자로 각광받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겨냥해 완성차 회사들도 다양한 체급의 픽업을 선보이는 중이다. 

 다양한 선택지 속 쌍용차는 오랜 터줏대감 역할을 하며 꾸준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 주자인 렉스턴 스포츠 칸은 해마다 탄탄한 상품성을 갖추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 중이다. 22년형 신형도 마찬가지다. 픽업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디자인 포인트를 중점으로 편의 및 안전품목을 개선해 브랜드 위상을 높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첫 인상은 듬직하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릴을 범퍼 아래까지 크게 감싸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굵은 가로줄과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기업 로고 외에 칸의 경우 레터링도 넣어 존재감을 알린다. 이와 함께 번호판 주변을 비롯해 범퍼 가드를 추가해 멋을 냈다. 헤드램프 형태는 기존 렉스턴 시리즈와 같지만 세로형의 LED 안개등 덕분에 완전히 다른 차 이미지를 준다.

 옆은 롱보디 픽업답게 긴 차체가 인상적이다. 탑승 및 적재 공간을 명확히 나눠 세그먼트가 주는 특징도 잘 살아난다. 고정식 사이드 스탭은 단단하게 표현돼 있으며 익스페디션 트림을 알리는 배지도 필러에 붙여 특별함을 더한다. 오프로드 전용 블록 타이어와 유광 블랙으로 감싼 작은 사이즈의 휠도 훌륭하다. 험로 주행을 고려해 휠 하우스는 큼직하며 플라스틱 몰딩을 처리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뒤는 작은 LED 테일램프와 함께 차명을 나타내는 음각 로고와 장식이 돋보인다. 사륜구동 배지와 단정하면서도 얇은 범퍼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이 외에 렉스턴 스포츠 칸에는 수 십여 가지에 달하는 순정 액세서리를 통해 나만의 차로 꾸밀 수 있다. 실제 시승차에는 측면 롤 바와 보닛 장식, 도끼, 머드 탈출 패드, 트렁크 발판 등을 추가해 차의 감성 품질을 배로 끌어올렸다.

 실내는 국산 픽업만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실용성을 강조한 나머지 다소 저렴한 느낌이 드는 수입 픽업과는 선을 긋는다. 렉스턴에서 가져온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섬세한 버튼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스위치를 인체공학적이고 직관적으로 배열해 조작 편의성을 키웠다.  

 풀 디지털 계기판과 거대한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고급 세단을 보는 듯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서비스도 기본이다. 여기에 인포콘 시스템을 적용하면 실시간 뉴스와 날씨는 물론 길 찾기, 음악 추천 등 최신 디지털 기능을 빠짐없이 즐길 수 있다. 각 화면의 구현 과정은 물론 연동성, 반응도 수준급이라 불편함이 없다.

 이 외에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AVM), 오토클로징(키를 소지하고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질 경우 자동으로 도어 잠김),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및 2열 에어벤트, 와이퍼 결빙 방지장치, 플로팅 센터 스피커 등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스티어링 휠 및 공조장치 버튼은 요즘 차들과 다르게 큼직한데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 불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센터 터널은 살짝 아쉽다. 앞에 위치한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는 크기가 작고 깊지 않아서 실용성이 떨어진다. 또 계단식 변속레버와 정직한 사이드 브레이크 모양은 세련미가 부족하다. 컵 홀더 역시 크기가 작아 비교적 넓은 센터터널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부분은 향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픽업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공간에 대한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어느 위치에 앉던 넉넉하고 개방적이며 여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시트 포지션도 높아 개방감이 훌륭하다. 2열도 기대 이상이다. 특히 오렌지 컬러의 가죽 시트가 실내 분위기를 살리고 착좌감도 좋아 만족을 키운다. 바로 뒤 유리 및 격벽이 있어 등받이 각도 조절은 불가능하지만 적당한 기울기로 편안함을 제공한다. 다만 별도로 뒷 유리창이 열리지는 않는다. 

 수납은 곳곳에 알차게 마련돼 있다. 시트 바닥에는 미닫이 서랍이 있고 2열 등받이를 폴딩해 보다 많은 짐을 넣을 수도 있다. 트렁크는 트림 및 서스펜션 별로 차이를 보인다. 스포츠는 기본 1,011ℓ이며 길이를 늘린 칸은 24.8% 큰 1,262ℓ를 갖췄다. 또 최대 700㎏(파워 리프 서스펜션)까지 적재 가능하며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500㎏까지 넣을 수 있다. 스포츠의 경우 탑재 중량은 400㎏이다. 

 동력계는 유로6D 스텝2를 충족해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 물질을 줄이면서 성능과 연료 효율을 개선했다. 2.2 LET 디젤 엔진은 최고 202마력, 최대 45.0㎏.m를 발휘한다. 가장 많이 운전하는 일상 영역(1,600~2,600rpm)에서 최대 토크를 활용할 수 있으며 ISG 시스템을 적용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시동을 걸면 차분하게 등장을 알린다. 이후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부드럽게 치고 나가며 디젤 특유의 진동과 떨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안정적인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여유롭게 주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차를 이끌기에는 무난한 실력이다. 아주 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거나 답답한 건 더더욱 아니다. 적당하게 차를 이끌고 무난하게 앞으로 달려간다. 

 일상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제한 속도 범위 내에서는 큰 불만이 없다. 다만 트렁크에 물건을 가득 싣거나 트레일러를 연결해 달린다면 한계가 쉽게 드러날 수 있겠다. 출력과 토크를 조금만 높여도 좋을 듯하다. 6단 변속기는 평범하다. 즉각적인 반응보다 크게 숨을 고르고 느긋하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직결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매끄러운 반응으로 차분한 주행을 유도한다.

 신형으로 오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스티어링 휠 반응이다. 랙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R-EPS)을 장착해 조향감을 개선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실제 굽이 치는 산길을 통과할 때 조향이 크게 달라진 기분이 든다.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건 아니지만 유연하게 움직이며 운전 피로도를 크게 줄였다.  

 이 외에 트레일러의 움직임을 감지해 구동력과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기능도 준비했다. 여기에 다이내믹 패키지로 구성한 다이내믹 서스펜션은 높이를 10㎜ 정도 상승시켜 험로 주파능력 개선 등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다양한 부분에서 신형다운 개선점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프레임보디 특성상 승차감이 모노코크만큼 뛰어나지는 않다. 섀시로 받는 충격 흡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좌우 롤도 다소 있는 편이다. 그 결과 온로드에서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는 한계가 보인다. 물론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는 큰 단점이 아니다. 

 오히려 험로에서는 제 실력을 마음껏 뽐낸다. 기본적으로 지상고가 높아 하체 충격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다. 4륜구동 시스템은 오프로드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체험하게 해준다. 여기에 차동기어잠금장치는 슬립 발생 시 등판능력은 5.6배, 견인능력은 4배 가량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안전품목 추가로 장거리 주행 시 부담도 크게 줄었다. 구체적으로 지능화 된 ADAS가 탑재됐다. 차로중앙유지보조(CLKA), 차로유지보조(LKA), 후측방 충돌보조(BSA),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RCTA), 안전하차경고(SEW), 안전거리경고(SDW), 부주의 운전경고(DAW) 등을 포함한다. 여기에 3D 어라운드 뷰, 조향연동 다이내믹 주차 가이드, 후석 승객 대화모드&취침모드, 터널 진입 시 내기 모드 등을 더해 어지간한 국산 준대형 세단 못지 않은 편안한 이동을 보장한다.

 22년형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개선을 통해 완성형으로 거듭난 모습이다. 무엇보다 수입을 제외하면 대안이 없어 독보적인 존재감도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국산 픽업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한 편의 기능과 안정적인 파워트레인,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져 여전히 우직하게 길을 헤쳐나가고 있다.

 가격은 스포츠 와일드(M/T) 2,519만원, 프레스티지 3,075만원, 노블레스 3,450만원, 익스페디션 3,740만원이다. 칸은 와일드 2,990만원, 프레스티지 3,305만원, 노블레스 3,725만원, 익스페디션 3,985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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