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 부서 재정비 선언
-5년간 총 1조600억원 투입
폭스바겐이 이른바 소프트웨어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프로젝트에 대대적인 인력과 자금을 투입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기술 회사로의 전환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 위치한 기술 개발 부서를 전면 재정비한다. 약 1만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디지털 생태계 전환에 맞춰 새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향후 5년 동안 우리 돈 약 1조6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신규 기술센터도 건설한다. 이를 위한 인력도 4,000여명 이상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투자를 통해 역량을 확보하면 개발 시간을 25% 단축할 수 있고 신차를 내놓기까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구축된 시점에서 40개월 이내 완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마스 울브리치 폭스바겐 기술 개발 담당은 "자동차의 경우 전동화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며 "바뀌는 흐름에 맞춰 개발 측면에서도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프로세스 및 조직을 시스템과 기능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며 "지금부터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우선 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격적인 변화를 통해 회사는 소프트웨어 기술 노하우를 습득하고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동화 및 자율주행 시대에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만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실제 완성차 회사들의 소프트웨어 투자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앞다퉈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손을 잡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자체 기술 개발과 능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역시 파워트레인담당을 전동화 개발담당으로 바꾸고 R&D 조직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의 소프트웨어 투자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내다봤다.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미래 먹거리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기존 가전 및 IT 업체들이 강점으로 내세워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취약점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강해 자리를 지킨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도 SDV 트렌드는 빠르게 선점해야 하는 기술 과제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평론가인 박재용 박사는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방향 전환이 미래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무한 경쟁 시대에서 정통 완성차 회사인 폭스바겐그룹의 이번 전략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