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아빠의 일탈 노린다, AMG GLB 35

입력 2022년03월15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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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밀리카+고성능차 양립

 많은 소비자가 아빠들의 드림카로 팰리세이드, 카니발, 트래버스 등 몸집이 큰 차를 꼽는다. 하지만 혼자였던 시절 빠르고 날렵한 차를 선호했던 아빠들의 진심은 과연 그럴까? 남자들의 자동차 취향이 스포츠카에서 대형 RV로 변한 데에는 자신보다 가족을 우선해야 하는 "가장"이란 무게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들의 진짜 드림카는 가족과 함께 하되 질주 본능(?)을 충족시키는 차가 될 것이다. 마치 메르세데스-AMG GLB 35 4매틱처럼 말이다.


 ▲디자인&상품성
 AMG GLB는 이름 그대로 벤츠의 컴팩트 크로스오버인 GLB를 기반으로 AMG 패키지를 장착한 고성능 차다. 그래서 기본적인 곳곳에는 AMG의 감성이 묻어난다. 외관 전면부는 세로형 패턴의 파나메리카 그릴이 AMG 제품군의 일원임을 알린다. 사각형 헤드램프는 박스형 차체의 조형성을 대변한다. 과감한 디자인의 범퍼는 흡기구를 키우고 이를 강조하는 클래딩으로 차별화했는데 시선을 이끄는 대목이다. 



 측면은 전형적인 2박스 스타일을 연출했다. 엔진과 탑승 공간을 명확하게 분리해 반듯한 인상을 준다. 은은한 캐릭터 라인과 간결한 면 처리도 마찬가지다. SUV를 지향하지만 지상고가 그리 높지 않아 험로 주행에 대한 기대치는 낮다. 19인치 AMG 전용 알로이 휠은 규격보다 작아 보여 아쉽다. 휠 내부로 이물질 유입을 막는 디자인 때문이다. 



 꼿꼿이 세운 후면부는 두툼한 범퍼와 클래딩이 인상적이다. 리어 스포일러엔 검정색 부품을 덧대 역동성을 강조했다. 범퍼 하단과 머플러 팁을 아우르는 크롬 장식은 워낙 낮게 깔려 있어 SUV 같지 않은 느낌이다.



 실내는 5인승 구성이다. 3열의 7인승까지 확장 가능한 GLB지만 성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구성이다.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일반 GLB와 거의 같다. 두 개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패널로 묶어 각각 계기판과 모니터로 연출했고 원형 송풍구로 벤츠의 막내 라인업을 강조했다. AMG 특유의 나파 가죽과 카본 패턴의 트림, 세미 버킷 시트, 빨간색 바느질 마감 등은 차를 더 젊게 만들었다.






 뒷좌석은 2,830㎜의 휠베이스 덕분에 넉넉하다. 시승 중 잠시 업무를 위해 랩탑을 펼치고 앉았음에도 비좁다는 느낌이 없다. 다만 뒷좌석 송풍구 등의 편의품목 부재가 단점으로 꼽힌다. 적재 공간은 기본 565ℓ이며 2열 좌석을 접으면 1,805ℓ까지 늘어난다. 트렁크 바닥을 정리하고 누우면 차박도 가능하다.



 ▲성능
 엔진 형식은 2.0ℓ 가솔린 싱글 터보다. 부담 없는 주행과 빠른 달리기를 모두 만족할 수 있어 데일리카 기반의 고성능 차에 자주 쓰이는 구조다. 여기에 트윈스크롤 터보를 적용해 빠른 가속을 돕는다. 성능은 최고 306마력, 최대토크 40.8㎏·m다. 일반 제품인 GLB 250이 이미 224마력, 35.7㎏·m의 넉넉한 성능을 보여준 점을 감안하면 보란 듯이 성능을 즐기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실제로 무서울 정도까진 아니지만 제법 즐길 수 있는 동력을 이끌어 낸다. 배기음도 적당히 울려 퍼져 역동적인 감성을 내뿜는다.


 변속기는 8단 듀얼 클러치다. 역시 빠른 변속과 부드러운 변속을 동시에 지원해 엔진과 조합이 끈끈하다.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엔진 회전수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5.3초, 소형 패밀리 SUV인지 스포츠카인지 정체성에 의심이 가게 한다.

 구동계는 앞바퀴 굴림 기반의 AMG 퍼포먼스 4매틱 4WD 시스템을 채택했다. 다양한 주행 상황을 경험하기 위해 찾은 젖은 임도에선 제어 가능한 수준의 스핀을 일으키며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



 고성능 제품인 만큼 하체는 꽤 딱딱하게 설정했다. 그러나 승차감은 생각보다 준수하다. 섀시 중 AMG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은 어댑티브 조정식 댐핑 시스템을 통해 일상 주행에서도 무난한 감쇄력을 보인다. 고속 주행은 낮은 엔진 배치와 넓은 기저면 덕분에 차급에 비해 안정적이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인디비주얼을 갖췄다.

 ▲총평
 AMG GLB는 성능에 목마른 아빠들의 드림카로 손색이 없다. 부담 없는 크기, 패밀리카의 공간과 핫 해치의 달리기 실력은 지금 차를 고르는 아빠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래서 어쩌면 AMG GLB는 AMG의 저변을 확대해 줄 핵심 라인업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가격은 6,94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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