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미니 일렉트릭, 타고 싶은 BEV

입력 2022년03월16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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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와 성격 명확한 라이프스타일 BEV
 -미니 특유의 운전 재미는 여전해

 미니 전동화 시대의 서막을 알릴 일렉트릭이 국내 출시됐다. 새 차는 기존 3도어 해치를 바탕으로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얹은 순수 전기차(BEV) 이며 시티카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태어났다. 깜찍한 외모와 프리미엄 구성의 친환경차 등장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실제 사전 계약을 통해 올해 물량 90%가 팔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짧은 주행 가능 거리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쏟아졌지만 소비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성능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주행 가능거리다. 미니 일렉트릭은 32.6㎾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기준 1회 충전 시 159㎞ 인증을 받았다. 비슷한 체급의 요즘 나오는 BEV와 비교하면 짧다. 물론 기술이 부족하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미니가 갖고 있는 차 크기와 형태를 감안해 용량이 작은 배터리가 탑재된 것 뿐이다. 크기에서 오는 물리적인 한계가 빚어낸 결과다. 대신 효율은 높다. 복합 기준 4.5㎞/㎾h(도심: 4.8㎞/㎾h, 고속 4.2㎞/㎾h)를 나타내 아이오닉5 롱레인지 AWD(20인치)와 동일한 결과를 인정받았다. 

 시동을 켜니 100% 완충 상태로 주행 가능거리는 169㎞가 표시됐다. 이후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며 도심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사뭇 새롭다. 속도를 올리는 과정은 물론 빠른 속도에서도 여유롭고 넉넉한 전기 파워를 보여준다. 작은 차체와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가 만나 더욱 경쾌한 느낌이다. 

 운전 모드별로 차이도 상당하다. 미니 일렉트릭은 스포츠와 미드, 그린, 그린 플러스로 나뉜다. 노멀에서는 내연기관 미니를 모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가속과 감속을 유도한다. 반대로 그린 모드에서는 한결 효율에 집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적극적인 회생 제동은 물론 스로틀 양도 제한적이다. 그린 플러스는 컴포트 기능을 제외한 최대 주행 가능 거리에 집중한다. 이와 별도로 시동 버튼 옆에는 회생제동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도 따로 마련했다.

 각 모드별로 완전히 다른 차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미니 일렉트릭은 팔색조 매력을 뽐내며 성능과 효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갔다. 굽이 치는 남산 중턱을 달릴 때는 미드를 활용해 운전 재미를 높였다. 

 반대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그린 플러스가 제 역할을 해낸다. 알맞은 회생 제동을 바탕으로 이질감을 최소화하며 주행가능 거리를 크게 늘렸다. 또 고속화 도로를 달릴 때는 그린 모드를 활용해 주행 흐름에 맞춰 여유로운 가속을 즐겼다.

 이와 별도로 모드와 상관없이 운전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경험한다. 배터리가 바닥에 낮게 깔린 결과 안정적인 무게 중심이 한 몫 했다. 통통 튀거나 딱딱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도로의 잔진동을 흡수하며 차분한 행동을 보여준다. 거친 사운드나 엔진 진동도 없어 더욱 안락하고 편안한 이동이 가능하다.

 미니의 본성을 깨우기 위해서는 스포츠로 바꾸면 된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m를 발휘하는 최신 동기식 전기모터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60㎞까지 3.9초, 시속 100㎞까지 7.3초만에 가속한다. 또 내연기관 미니 3도어 대비 무게 중심이 30㎜나 낮아졌고 무게 배분이 최적화된 덕분에 우수한 주행 완성도를 갖췄다.

 전기 미니는 앙칼진 소리를 내주고 전기에너지의 강력한 토크를 얻었다. 여기에 BEV 특성에 맞춰 최적화한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 시스템을 적용해 가속 즉시 발휘되는 전기 모터 특유의 높은 토크를 안정적으로 손실 없이 도로에 전달한다. 

 결과는 훌륭하다. 주변을 순식간에 서킷으로 만들며 드라이빙 욕구를 자극한다. 정직한 스티어링 휠을 바탕으로 작은 차체가 만나 유쾌한 코너링 실력을 뽐낸다. 역시 미니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차와 소통하는 기분이 사뭇 신선하며 운전에 대한 자신감도 붙는다.

 약 3~4시간에 걸친 드라이빙을 마치고 충전 장소에 도착했다. 총 주행 거리는 28㎞이며 계기판에는 155㎞를 더 갈 수 있다고 표시됐다. 환경부 수치를 훌쩍 뛰어넘고 100% 완충 시 갈 수 있다고 뜬 계기판 속 주행가능거리보다 더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작은 배터리 덕분에 충전 속도에서는 이점을 보인다. 급속 충전 시 80%까지 약 35분 소요되며 완속 충전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디자인 및 상품성
 외관은 단번에 미니 패밀리임을 알게 한다. 동그란 눈망울과 두툼한 그릴, 보닛과 범퍼 양 끝에 마련한 에어덕트 장식까지 전부 기존 내연기관 미니와 동일하다. 옆은 미니 일렉트릭 전용 휠이 인상적이다. 독특한 사각형 조합으로 멋과 효율을 동시에 챙겼다. 

 이와 함께 펜더와 사이드미러, 휠 주변에는 레몬 컬러를 입혀 특별함을 더했다. 블랙 루프와 도어캐치 등이 조화를 이뤄 존재감을 강조한다. 뒤는 유니언잭 테일램프와 단정한 범퍼, 동그란 전용 엠블럼으로 개성을 드러냈다.

 실내는 미니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함과 동시에 순수 전기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반영됐다. 먼저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되는 8.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 기능이 포함된다. 또 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배터리 표기량과 회생제동으로 구성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시인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일렉트릭 전용 로고와 기어 노브 및 전원 온오프 버튼이 장착됐고 전용 실내 패널로 마감돼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새롭게 디자인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차별화된 분위기를 연출해 실내 디자인 변화를 완성한다. 

 미니 일렉트릭은 "클래식"과 "일렉트릭"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클래식 트림에는 후방 충돌 경고, 앞좌석 열선 시트, 후방 카메라 등의 안전 및 편의기능과 함께 애플 카플레이 무선 연결 기능이 기본 제공된다.

 상위 트림인 일렉트릭에는 정면 충돌 경고 기능, 보행자 접근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 등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그리고 주차 보조 어시스턴트 등 고급 기능이 추가로 들어간다.

 공간은 기존 미니 3도어 해치와 큰 차이가 없다. 실제 동일한 적재 공간을 보유해 소형 해치백 특유의 활용성을 고스란히 제공한다. 트렁크는 기본 211ℓ에서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731ℓ까지 확대된다. 전기차라고 저렴한 부품, 기능을 탑재하거나 공간을 손해 보는 일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총평
 미니 일렉트릭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과 재미, 효율, 가치를 안겨다 주는 차다. 단점은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오직 미니만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은 더욱 부각시켜 만족을 이끌어 낸다. 무엇보다도 주행거리 늘리기에 급급해 개성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BEV 선택지 속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진정한 전기차가 탄생했으며 브랜드 정체성과 독보적인 외모, 프리미엄 감성에 주목하고 바라보면 더 없이 명확해진다. 신선함으로 무장한 미니 일렉트릭은 브랜드 전동화 전략의 청신호를 키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다.

 가격은 클래식 4,560만원, 일렉트릭 4,990만원이며 국고 및 지방자치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지역에 따라 3,000만원 중반대에서 4,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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