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IHS, A필러가 시야 방해
SUV, 픽업, 미니밴 등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차일수록 회전할 때 보행자와 충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속도로보험협회(IIHS)가 지난 17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대형차일수록 안전을 위해 보강된 두꺼운 A필러가 회전할 때 보행자 인식을 방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IIHS 제시카 치히노 책임 연구원은 "덩치가 큰 차일수록 보행자를 충격하면 무게 때문에 상해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차의 형태와 일반적인 보행자 충돌 간의 연관성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이는 도로에서 SUV 증가가 충돌 위험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보행자 충돌 사고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미국에서 보행자 충돌 사망사고는 지난 2009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하는 중이며 2020년에는 전년 대비 59% 증가해 6,500명이 사망했고 5만4,7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를 두고 IIHS는 같은 기간 대형 SUV의 증가를 주목한 것. IIHS는 보행자 충돌 사고가 좌우로 회전할 때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파악한 후 이를 사고 유형별로 조사한 결과 차의 형태에 따라 사고율이 달라진다는 점을 주목했다.
연구원들은 교차로 및 기타 위치에서 보행자 충돌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을 파악한 뒤 자동차의 형태를 분류했다. 그 결과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충돌 사고는 직진보다 좌우로 회전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이때 사고를 낸 차의 형태를 파악한 결과 SUV, 밴, 미니밴, 픽업 순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우회전할 때 보행자 사망 가능성은 승용보다 픽업이 89%, SUV는 63%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IIHS를 이를 두고 "앞유리 양쪽의 지붕을 지지하는 A필러의 크기, 모양 또는 위치에 따라 운전자가 방향을 전환할 때 횡단보도를 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때 보행자를 다치게 할 가능성은 승용차보다 픽업이 42% 높았고 SUV는 23% 더 위험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IIHS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향후 대형차의 시야 확보를 위한 자동차회사의 디자인 등이 개선될 필요성이 높다며 능동적 안전장치 등의 적극 확대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