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높은 판매 달성
-소 품종, 주문제작 방식이 반도체 부족 피해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 장기화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자동차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수 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지난해 높은 판매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람보르기니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9% 오른 19억5,000만유로(약 2조6,100억원)를 달성했다. 영업 이익률은 20.2%를 기록했으며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3억9,300만유로(약 5,200억원)다.
실적 증가는 탄탄한 제품이 뒷받침된 결과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대수는 8,405대로 13% 성장했다. 차종별로는 우루스가 5,021대로 실적을 이끌었다. 이어 V10 우라칸은 2,586대가 뒤를 따랐고 아벤타도르는 798대가 소비자를 찾아갔다.
라이벌인 페라리도 역대급 실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라리는 작년 순수익이 8억3,300만유로(약 1조1,200억원)로 전년 대비 36.8% 증가했다. 이와 함께 연간 매출은 43억유로(약 5조7,000억원)로 23% 증가했으며 완성차 판매대수 역시 1만1,155대로 껑충 뛰었다. 순수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억9,900만유로(약 9,300억원)를 넘어서는 수치이며 제품 판매 역시 페라리가 인도한 사상 최대 규모다.
이 외에 벤틀리는 2021년 글로벌 시장에 1만4,659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9년 연속 글로벌 1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2년 연속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 28억4,500만유로(약 3조8,270억원), 3억8,900만유로(약 5233억원)를 달성하며 사상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포르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출과 영업 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 매출은 전년 동기 44억 유로(약 5조9,000억원) 증가한 331억 유로(약 44조4,000억원)로 15%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은 27% 상승해 11억 유로(약 1조5,000억원) 증가한 53억 유로(7조1,000억원)를 달성했다. 영업 이익률은 16.0%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30만대가 넘는 30만1,915대를 전 세계 소비자에게 인도했다.
초고가 수입차들의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중 완성차 회사들과 정 반대 결과다. 더욱이 반도체 대란과 코로나 팬데믹 등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각종 변수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업계는 제품의 특징과 한정적인 수요를 꼽았다. 해당 브랜드는 라인업이 많지 않고 신차 주기가 길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전동화 변화에 민감해 다양한 신차를 쏟아내는 대중 브랜드와 차별화를 보인다. 또 전통적인 고성능 내연기관차 만들기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안정적인 부품 수급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주문 제작 방식인 만큼 수년 전 예약을 받아 놓은 차를 만드는 과정에 있으며 제작에 필요한 부품들을 미리 준비한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갑자기 많은 양의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으며 그 결과 각종 변수에도 큰 타격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보복소비 영향이 커지면서 사치품인 고가의 수입차로 몰린 점 역시 판매를 키웠다.
한편 업계에서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차종별로 향후 1~2년까지 출고 대기가 있기 때문이다. 몰려드는 수요 대비 개별 옵션에 따른 수제작 특성을 감안하면 생산 한계가 있어 당분간 이러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