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친환경차 전환, LPG가 대체한다

입력 2022년03월24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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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지난해 LPG 포함 대체 연료차 판매 48% 증가
 -세계 LPG차의 72%가 유럽에서 운행중

 유럽의 친환경차 전환이 LPG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유럽 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2021년 유럽의 LPG, E85(바이오에탄올) 등 대체연료차 판매대수는 총 22만6,702대로, 전년(15만3,549대)보다 47.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194%, 폴란드 45%, 스페인 31%, 이탈리아 14% 순서로 늘어 상승세를 주도했다. 오스트리아, 불가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전통적인 내연기관인 디젤, 가솔린차 판매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디젤차는 지난해 190만1,191대가 판매돼 전년(277만6,665대) 대비 31.5% 감소했다. 가솔린차 역시 17.8% 줄어든 388만5,432대를 기록했다.


 유럽은 BEV, HEV 등의 전동화 차종과 LPG차가 디젤과 가솔린을 대체하면서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 BEV 판매대수는 88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63% 늘었다. PHEV는 87만대가 출고돼 약 71% 성장했고 HEV도 190만대가 등록되며 61%가 증가했다. 반면 LPG 등 대체연료차는 48% 증가했다.

 유럽은 세계 LPG차의 72%(약 1,998만대)가 운행 중이다. 세계LPG협회(WLPG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72개국에서 2,780만대의 LPG차가 운행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이후 LPG차 보급대수는 매년 평균 7% 성장했으며 충전소 운영개소 및 수송용 LPG 사용량도 각각 5%, 3%씩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 750만대 수준이던 LPG차는 2020년 2,780만대로 세 배 이상 늘었다. 가장 많은 LPG차를 보급한 국가는 터키로, 465만대의 LPG차가 운행 중이다.


 유럽이 LPG에 주목한 배경은 전동화 과정에서 필요한 대체연료로써의 효율성이다. 유럽위원회(EC)의 수송용 연료별 생애 주기(Well to Wheel) 분석 결과에 따르면 LPG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솔린, 디젤보다 20% 적다. 휘발유, 경유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에 반해 LPG는 생산량의 70%가 정제 과정 없이 가스전이나 유전에서 채굴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유럽연합(EU)은 2014년 대체연료지침(Directive 2014/94/EU)을 통해 LPG를 대체연료로 지정해 LPG차 보급확대 및 인프라 설치 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다. 


 유럽은 각 국가가 대체연료차 보급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차종을 0~6등급으로 구분하는 등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기·수소차는 0등급(class 0), LPG·CNG 등 가스차는 1등급으로 분류해 배출가스저감지역(ZFE) 운행 제한 제외, 차량 2부제 제외,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 주차, 자동차보유세(TVS) 면제 및 부가세 환급 혜택 등을 지원한다. 또한 LPG에 낮을 세율을 적용해 프랑스 LPG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낮은 수준인 반면, 가솔린과 디젤의 세율은 70~80%에 달해 LPG가격이 가솔린의 절반 수준이다.

 스페인 역시 자동차 배출가스 라벨 시스템(Environmental Label System)을 통해 LPG차를 에코(ECO)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LPG차는 구매 보조금 지원, 세금 감면, 고농도 대기오염 발생 시 시행하는 차량 2부제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주차규제구역(SER) 주차비 50%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영국도 LPG에 낮은 세금을 부과하고 2032년까지 LPG 유류세를 현행 수준으로 동결했다. LPG 상용 밴과 택시에는 보조금을 지원한다.


 유럽 LPG차 시장은 AOEM(후속시장 주문자생산제조)방식이 활성화돼 있어 가솔린으로 출시된 신차의 LPG 전환이 용이하다. 이밖에 폭스바겐, 시트로엥, 오펠, 볼보차, 푸조, 피아트, 지프, 토요타 등 여러 자동차 제조사에서 LPG 제품을 시판하고 있으며 기아 이탈리아 법인은 피칸토(내수명 모닝), 스포티지, 스토닉, 씨드, 리오 등 주요 제품에 LPG 트림을 운영해 매출의 1/3을 LPG차로 채우고 있다.

 한편, 세계 LPG 가격은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해 안정화를 되찾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셰일가스 개발 확대와 천연가스전 개발에 따른 LPG 생산 확대 등 긍정 요인이 예상된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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