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같은 듯 다른 세단, AMG GT 43과 CLS AMG 53

입력 2022년03월28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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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반 제품에 따라 성격도 달라
 -역동성은 AMG GT, 범용성은 CLS가 한 수 위

 메르세데스-벤츠 라인업 안에서 독특한 관계를 꼽자면 AMG GT 4도어와 CLS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두 차는 얼핏 비슷한 덩치를 지닌 쿠페형 세단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겹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둘은 태생부터 전혀 다르다. AMG GT 4도어는 메르세데스 고성능 브랜드인 AMG 전용 2인승 쿠페 "AMG GT"에서 파생했고 CLS는 E클래스를 바탕으로 쿠페형 실루엣을 녹여 만든 가지치기 제품이다. 하지만 AMG가 CLS에 손을 대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성능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면서 두 차의 격차가 꽤 좁혀지기 때문이다. AMG GT 43 4매틱과 AMG CLS 53 4매틱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비교해봤다.



 ▲디자인
 두 차의 첫 인상은 상당히 비슷하다. 벤츠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이 된 쐐기형 헤드램프는 다른 눈매를 보여주지만 AMG 특유의 세로형 파나메리카나 그릴과 대형 흡기구로 얼굴을 동시에 꾸민 탓에 쌍둥이 못지 않은 싱크로율이 나타난다. 보닛에 솟아 오른 두 개의 파워 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측면의 조형성에서 각 차의 성격이 명확히 드러난다. AMG GT는 길고 얇게 뻗은 측창과 펜더의 굵직한 굴곡이 쿠페형 실루엣을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이에 반해 CLS는 세단 특유의 두터운 C필러가 근간을 말해준다. 후면부에서도 AMG GT는 뒷 유리까지 열리는 트렁크 도어와 가변식 리어 스포일러, GT만의 얇고 긴 테일램프가 더 역동적인 차임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4개의 머플러라는 공통분모를 갖춰 성능에 진심이라는 점을 되새긴다.





 두 차의 실내는 계기판을 포함한 대시보드의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분위기는 묘하게 다르다. AMG GT 43은 하이그로시를 활용해 쿠페 버전보다 차분한 느낌을 연출했다. 반면 CLS 53은 오히려 카본 트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역동성을 보다 강조하고 싶은 느낌이 역력하다. 센터콘솔도 두 차의 각기 다른 뿌리를 보여준다. AMG GT는 쿠페처럼 기어 레버가 센터콘솔에 위치하지만 CLS는 여느 벤츠 제품처럼 스티어링 휠 뒤편에 있다. 스티어링 휠은 GT 림이 조금 더 두터운 느낌이다.



 ▲성능
 두 차는 모두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 형식의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동력성능은 이름의 숫자가 더 큰 CLS 53이 더 강하다. CLS 53은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53.0㎏·m를 발휘한다. AMG GT 43은 최고 367마력, 최대 51.0㎏·m이다. 두 차의 0→100㎞/h 가속 시간은 각각 4.5초, 4.9초다. 그러나 최고속도는 GT 43이 270㎞/h로, CLS 43보다 20㎞/h 더 높다.


 숫자로 표현된 성능은 실제 주행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CLS 53은 가속 페달을 깊게 밟기 무서울 정도의 감각으로 차체를 몰아 부친다. 여기엔 웅장한 엔진음과 배기음도 한 몫 한다. AMG GT 43은 윗급인 53과 차이를 두려했는지 살짝 더딘 느낌이다. 변속기는 다단화를 이룬 만큼 매끄럽게 반응하며 기어를 올린다.

 성능에 비해 서스펜션은 두 차 모두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2t이 넘는 거구가 묵직하게 아스팔트 위를 거니는 모습은 잠시 이곳이 서킷임을 잊게 만든다. 때문에 순수 스포츠카보다 그랜드 투어러의 느낌이 짙다. 주행 한계 성능도 제법 높아 웬만한 코너링에서는 타이어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200㎞/h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는 AMG GT 43이 흐트러짐이 확실히 적었다. CLS AMG보다 넓은 윤거와 타이어, 낮은 지상고 등 유리한 신체 조건을 갖춘 덕분이다.


 제동력은 일상 주행에선 무리 없는 성능을 보여줄 것 같다. 속도에 비해 앞 차와의 거리가 바짝 좁혀지자 추돌 경고음과 함께 안전띠를 꽉 조인다는 점도 두 차가 동일했다.


 ▲총평
 AMG GT 43과 CLS AMG 53은 AMG가 지향하는 퍼포먼스 럭셔리를 잘 담고 있었다. 두 차 모두 S클래스보다 매끈한 차체에 성능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를 적당히 품은 모습이다. 때문에 그 어떤 AMG 라인업보다 브랜드 가치를 잘 보여주는 차로 와 닿았다. 한편으로는 소비자 입장에서 조금은 다른 두 차의 방향성을 두고 어떤 차를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해 꽤 긴 시간의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역동성의 AMG GT냐 비교적 평범한 CLS AMG냐를 두고 말이다.

 가격은 AMG GT 43 4매틱+ 1억4,310만원, CLS AMG 53 4매틱+ 1억3,110만원.

용인=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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