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모두의 포르쉐, 마칸 GTS

입력 2022년03월3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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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을 향한 전천후 포르쉐 성격 강해
 -즉각적인 변속 및 하체 세팅 인상적

 마칸은 포르쉐 역사와 성장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한 차다. 진입 장벽을 낮춰 대중에게 포르쉐 월드로 초대했고 팬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결과는 판매로 증명했다. 줄곧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하며 브랜드 성장을 이끌었다. 처음으로 연간 30만대를 판매를 넘긴 작년에도 마칸은 9만대에 육박하는 실적으로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처럼 마칸은 많은 사람들에게 포르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여기에 신형으로 와서는 그 성격이 더욱 짙어졌다. 최신화 된 디지털 장비를 바탕으로 파워트레인 및 주행 퀄리티에 신경 써 한층 탄탄해진 짜임새를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출력을 크게 올린 GTS는 포르쉐 브랜드 정체성을 강하게 확립한다. 신형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마칸 GTS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스타일
 두 번째 부분변경 답게 첫 인상은 익숙하다. 옹골찬 차체와 물방울 모양의 헤드램프,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한 지붕선까지 단번에 마칸임을 알게 한다. 신형으로 오면서 앞쪽 범퍼는 과감하게 다듬었다. 가로로 크게 입을 벌렸고 블랙 투톤으로 감싼 게 특징이다. 레이더 및 라이다 센서도 높게 위치해 있다. 

 옆은 사이드 스커트를 입체적으로 다듬었고 매트 블랙 RS 스파이더 디자인 21인치 휠을 넣었다. 브레이크는 PSCB 시스템이 맞물린다. 다만 기존 하얀색 캘리퍼를 빨간색으로 바꿔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뒤는 다크 틴트 테일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가로로 길게 이어지며 클리어 타입으로 신선함을 더한다. 또 더블윙 디자인이 가미된 루프 스포일러를 탑재해 날렵한 이미지도 챙겼다. 스포츠 배기 시스템과 주변을 감싸는 범퍼, 디퓨저 디자인도 변경해 신형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나만의 차를 꾸밀 수 있게 보다 넓은 선택지도 제공한다. 먼저 새로운 컬러인 파파야 메탈릭, 젠션 블루 메탈릭을 비롯해 마칸 GTS 전용 파이톤 그린 등 총 14개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는 개인화 컬러, 페인트 투 샘플 옵션을 통해 디자인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준다.

 실내는 드디어 포르쉐 패밀리-룩을 맞춘 콕핏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센터페시아 변화가 두드러진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기능 및 서비스는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의 10.9인치 풀 HD 터치 디스플레이 또는 음성 명령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선명해진 화면과 깔끔한 UI 구성이 보는 맛을 더한다.

 센터 터널도 파나메라에서 보던 모습과 같다. 새로운 디자인의 숏 변속 레버를 중심으로 주변은 공조장치 버튼으로 채웠다. 터치와 물리 방식을 적절히 섞어 직관적인 조작을 극대화 했다. 뒤쪽에는 서스펜션과 스포츠 배기 등 주행에 즐거움을 주는 버튼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여기에 스포츠 크로노 아날로그 시계와 911에서 먼저 선보인 바 있는 새로운 다기능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도 매력을 한 층 키운다. 시트는 버킷 능력이 탁월하다. 팽팽한 가죽과 함께 조절 부위도 상당해 내 몸에 맞는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 

 소재나 마감 수준은 단연 프리미엄 브랜드답다. 저렴한 플라스틱의 흔적은 찾기 힘들고 질 좋은 가죽과 나무, 유광블랙 패널로 덮었다. 또 금속 장식을 적재적소에 넣어 화려함을 키운다. 각 패널이 맞물리는 부분이 정확하고 단차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2열은 차의 체급을 생각하면 무난하다. 무릎 및 머리 위 공간도 큰 불만이 없다. 이 외에 파노라마 썬루프를 비롯해 전용 공조 장치와 송풍구, 열선시트, USB포트 등을 마련해 불편함을 줄였다. 트렁크는 네모 반듯한 공간이 나오며 아래쪽에도 별도의 깊은 공간을 마련했다. 2열을 접을 경우 풀-플랫 공간이 나와 활용도가 좋다.

 성능
 강점은 이전 대비 한층 더 강력해진 성능에 있다. V6 2.9ℓ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한 신형 "마칸 S"는 이전보다 26마력 증가한 최고 380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4.8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259㎞/h다.

 마칸 GTS는 더 큰 폭의 변화를 거쳤다. 같은 V6 엔진을 가지고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 낸 것. 그 결과 이전보다 69마력 높아진 최고 449마력을 발휘한다. 포르쉐 GTS 고유의 반응성 및 출력 전달과 함께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탑재 시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단 4.3초가 소요된다. 최고 속도는 272㎞/h다. 모든 신형 마칸에는 7단 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와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PTM) 사륜구동 드라이브 시스템이 들어간다.

 시동을 켜면 특유의 소리와 함께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준비를 마치면 언제 그렇듯 숨을 죽이고 차분한 자세로 돌아온다. 이는 도심 속 주행을 이어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스로틀 반응이 예민하지 않고 속도가 붙는 시점도 한결 여유롭다. 포르쉐 이름에 GTS 배지를 달았다고 해서 무지막지한 성격을 기대했다면 큰 착각이다. 적어도 노멀 모드 만큼은 여느 SUV와 마찬가지로 여유롭게 달린다.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오히려 정반대 성격이 사뭇 신선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회전 질감과 정숙성이 더해져 차의 품격을 높인다. 덕분에 일상적인 환경에서 운전을 할 때 다른 포르쉐 차들보다 부담이 덜하다. 고속 안정성은 수준급이다.

 차의 성격을 알고 싶으면 스티어링 휠 한 켠에 붙은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돌리면 된다. 엔진 회전수가 1,000rpm 이상 껑충 올라가며 순식간에 본성을 드러낸다. 덕분에 스로틀 양에 맞춰 한층 풍부한 주행이 가능하다. 손 쉽게 속도를 올리고 재빠르게 자세를 낮춰 달린다. 스포츠 플러스로 두면 또 다시 1,500rpm 이상 올라가며 4,000rpm 부근을 절대 내려오지 않는다. 

 차는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준비를 마치고 페달의 답력에 맞춰서 경쾌하게 질주한다. SUV라는 생각을 잊을 정도로 몸이 가볍고 머리를 시트에 파 묻으며 시원스럽게 뻗어나간다. 응답이 빠른 변속기가 엔진 능력을 200% 끌어올려 환상의 팀워크를 만들어낸 결과다. 포르쉐가 주는 기대와 감동을 한 몸에 받으며 도로 위를 기분 좋게 물들인다.

 신형 마칸은 새로워진 서스펜션을 통해 극대화 된 편안함과 역동적인 스포츠카 성능의 균형을 유지한다. 먼저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를 탑재해 각 휠의 댐핑 강도를 능동적이고 연속적으로 조절한다. 노면의 굴곡을 세밀하게 읽으면서 대응하고 흔들림을 최소화 한다. 롤의 허용도 극도로 제한적이다.

 이와 더불어 차체를 10㎜ 낮춘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더욱 차별화된 완성도를 보여준다.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은 이전 보다 프런트 액슬에서 10%, 리어 액슬에서 15% 더 견고해져 한층 더 역동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또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는 스티어링 휠 방향에 맞춰 뒷바퀴의 조향 각도를 틀어 안정적인 코너 탈출을 유도한다.

 총평
 신형 마칸 GTS는 포르쉐 맛을 느끼기 위한 입문형 제품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적당한 크기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여유가 넘치는 넉넉한 힘, 이를 부담 없이 구현한 능력까지 각각의 조화가 상당하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연출하고 운전자에게 깊은 믿음을 안겨준다. 

 반대로 마음만 먹으면 여느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맹렬히 질주하며 드라이빙 욕구를 끌어 올릴 수도 있다.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완성도 높은 주행 실력을 보여주며 정확한 응답성에 감탄사를 내지른다. 이렇듯 마칸 GTS는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물론 달리기를 좋아하는 기존 마니아까지 모두의 포르쉐로 손색이 없다.

 가격은 마칸 S 9,560만원, 마칸 GTS 1억1,45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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