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인 상황과 맞물려 고공행진
-경유값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고유가 행진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서민 연료로 불리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값을 넘보면서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가운데 가파른 경유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우려가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 ℓ당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98원, 경유는 1,918원이다. ℓ당 100~200원 가량 차이를 보였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격차를 크게 줄었다. 또 최근 1주일 간 유가 추이를 살펴봐도 휘발유는 점점 떨어지는 가운데 경유는 일정한 그래프로 내려올 조짐이 없어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경유 값 상승 원인에는 수요 예측 실패가 맞물린다. 먼저 세계적인 코로나 장기화로 개인 이동이 멈춘 상황에서 물건을 집 앞으로 주문하는 배송량이 늘어났다. 반면 물동량 증가에 비해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운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생산을 줄여 국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이 기름을 부었다. 실제 유럽은 경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인데 유럽연합(EU)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경유 비중은 2019년 기준 약 20%를 차지한다. 또 전쟁에 나면서 경유 사용 비중이 군수 물자로 대거 이동한 점도 일반 소비 연료 가격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일괄 유류세 인하가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를 줄였다는 지적이다. 경유보다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더 많은데 20% 일괄 인하하면서 휘발유 가격 인하 폭은 더 커지고 경유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남은 문제는 경유 값 상승의 지속 여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휘발유를 넘을 수도 있다며 회의적인 시각도 내놨다. 먼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여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미국의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유럽연합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공급은 더욱 치열해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동차에만 사용하는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산업 수요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코로나 회복에 들어가고 본격적인 산업 활성화가 이뤄질 경우 경유 값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개인 운송수단의 경우 당장의 유지비 부담은 물론 물동량 가격이 오르는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서민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차지하는 유류의 특성을 반영해 차등 세금 감면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요구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