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쉐보레 라인업의 지존, 타호(Tahoe)

입력 2022년04월06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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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상위 하이컨트리 단일 트림 판매
 -넉넉한 크기와 힘으로 존재감 나타내

 쉐보레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소형 SUV 시장 확대를 이끈 트랙스와 경영 정상화 기대주 트레일블레이저를 기반으로 연초 신형 트래버스와 볼트 EV 및 EUV를 내놓은데 이어 상반기 내에는 중형 SUV 이쿼녹스까지 추가한다. 그리고 올해 마침표를 찍을 풀사이즈 SUV 타호를 한국 땅에 선보이며 라인업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타호는 이른바 쉐보레 플래그십이자 미국 SUV의 지존이다. 커다란 크기를 앞세워 압도적인 존재감을 통해 국내 초대형 SUV 시장을 노리고 있다. 그간 국내에 풀사이즈 SUV는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만 판매됐다는 점에서 나름의 틈새를 충분히 노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에는 최상위 트림인 하이컨트리 단일 차종으로만 판매되며 고급 기능을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디자인&스타일
 타호의 첫 인상은 위협적이다. 웅장한 크기가 시선을 사로잡고 도로 위를 순식간에 제압한다. 실제 길이는 5,352㎜에 이르고 너비와 높이도 각 2,057㎜, 1,925㎜다. 22인치에 달하는 크롬 실버 프리미엄 페인티드 휠이 크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덩치가 시선을 압도하는 당당한 자태를 드러낸다.

 차를 꾸미는 각 요소들도 전부 큼직하다. 새롭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는 쉐보레 특유의 최신 패밀리룩을 지향한다. 여기에 양각으로 새겨진 대형 크롬 하이컨트리 로고와 갈바노 크롬 그릴은 존재감을 나타낸다. 범퍼 양 끝에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효율에 도움을 주는 액티브 에어로 셔터도 장착했다. 

 옆은 하이컨트리와 타호를 나타내는 레터링을 붙였다. 어지간한 노트 크기의 사이드미러를 비롯해 도어와 3열까지 뻗은 창문까지도 전부 거대하다. 뒤는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인다. 와이퍼를 안쪽으로 숨기고 트렁크 라인도 최대한 단정하게 마무리 했다. 테일램프는 클리어 타입으로 T자형 LED 제동등이 포인트다. 아래쪽에는 네 개의 원형 배기구가 자태를 드러내고 트레일러 연결 고리를 기본으로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외장 색상은 아발론 화이트 펄, 턱시도 블랙, 포레스트 던 등 총 3가지가 제공된다. 외장에 따라 젯 블랙 천공 천연 가죽시트, 모카 브라운 천공 천연 가죽시트 등 2가지 내장 색상을 고를 수 있다.

 실내는 광활한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이와 함께 수평을 강조한 선 굵은 디자인의 대시보드가 조화를 이룬다. 운전석에는 12인치 LCD 클러스터와 15인치 대형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운전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직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보여줘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중앙에는 10.2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 스크린이 들어간다. 크기에서는 불편이 없지만 수직형 돌출 구조의 정면을 향하고 있어 시인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반면 첨단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만족스럽다. 자연스럽고 빠른 반응을 보여주며 케이블 연결 없이 무선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도 사용할 수 있다.

 버튼의 개수는 요즘 나오는 라이벌 신차와 비교해 제법 많은 편이다. 풀사이즈 SUV답게 다양한 기능을 바로 조작할 수 있는 직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내 차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익힐 필요가 있다. 센터터널은 상대적으로 심플하다. 전자식 변속 버튼을 사용한 덕분에 활용도가 높아졌다. 더불어 부족함 없는 센터콘솔과 글러브 박스, 도어 안쪽 수납함은 차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편의 품목으로는 운전석 시트와 미러, 스티어링 컬럼에 적용된 통합 메모리 기능과 1열 자동 열선 및 통풍과 2열 열선 시트,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 10개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듀얼 커넥션 블루투스, 2개의 220V 파워 아울렛 등이 있다. 하이컨트리 로고가 새겨진 시트 스티칭 및 도어실 플레이트 등 하이컨트리 고유의 시그니처 요소도 멋을 더한다. 

 4세대 대비 125㎜ 길어져 3m가 넘는 휠베이스(3,071㎜)는 크기에 걸맞은 광활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2열 레그룸은 1,067㎜이며, 특히 3열 레그룸은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886㎜에 달한다. 성인 7명이 탑승해도 장거리 이동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초대형 SUV답게 적재 용량도 탁월하다. 3열을 펼쳤을 때 기본 적재용량은 722ℓ이며, 2열까지 접을 경우 최대용량은 3,480ℓ에 달한다.

 성능
 초대형 SUV에 걸맞게 타호에는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최고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를 발휘하며 4륜 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맞물린다. 가속감은 준수하다. 크기와 무게를 감안해도 시원스럽게 뻗어나간다. 대배기량 엔진에서 보여줄 수 있는 풍부하면서도 여유로운 힘이 느껴진다. 

 고속 영역으로 갈수록 차는 여유롭고 안정적인 가속을 보여준다. 그만큼 장거리 크루징 시 심적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정속 주행을 이어나갈 때는 타호만의 신기술도 발군의 역할을 해낸다. 바로 업계 최초로 17개 모드로 엔진 실린더를 비활성화 또는 활성화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는 스로틀 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실린더 활용 능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DFM 시스템은 기존 4개 실린더만을 비활성화했던 기존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대비 섬세하게구역을 나눠 보다 더 정확하고 부드럽게 폭 넓은 영역에서 작동한다. 운전자가 어떤 상황에서 작동하는 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지만 확실한 건 주행 질감이 한결 매끄러워졌고 효율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풀사이즈 SUV의 한계를 넘기 위한 노력이 놀랍다.

 승차감도 타호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기본으로 탑재된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은 자동 레벨링과 지상고 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지상고를 20㎜ 낮춰 공기역학과 연비를 개선해준다. 

 반대로 오프로드 주행 시 모드에 따라 25㎜에서 최대 50㎜까지 차고를 높여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대형 SUV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롤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을 장착했다.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하며 도로 상태와 상관없는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시승 행사 거점인 스키장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는 슬로프를 직접 차로 오르며 오프로드 실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륜 구동을 로우 기어로 맞춰 놓고 차고를 최대한 올린 뒤 천천히 주행에 나섰다. 

 차는 아무렇지 않게 언덕을 오르며 산 정상까지 질주했다. 엔진은 꾸준히 바퀴 쪽으로 힘을 전달하고 탄탄한 접지와 분배로 차분하게 나아갔다. 슬립이 나거나 불안한 상황은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다. 온로드처럼 여유롭게 험로를 통과할 뿐이다. 이후 내리막에서는 저속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했다. 설정한 속도에 맞춰서 안정적으로 하산했다.

 총평
 쉐보레 타호는 미국산 풀사이즈 SUV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충실히 수행한다. 우람한 덩치와 이에 부합하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이 세그먼트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 여기에 신형으로 오면서 개선을 거듭한 디지털 요소와 편의 품목은 라이벌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대배기량 엔진에서 나오는 성능과 발군의 오프로드 실력, 트레일러에 특화된 기능까지 삼박자를 갖춰 도로 위 동반자 역할을 한다. 가격은 9,253만원이며, 다크 나이트 스페셜 에디션은 9,363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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