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수자 찾기에 나선 쌍용차
-약 6개월 남은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변수
쌍용차가 재매각 준비와 함께 자칫 소송전에도 휘말릴 수 있어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까지 약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에디슨컨소시엄과 M&A를 위한 투자계약을 해제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행보에 들어갔다. 그 중 쌍방울그룹이 인수 의사를 적극 밝히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그룹 내 다른 상장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자금 조달 방안 등 구체적인 안을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자금 확보 여부로 쏠린다. 쌍용차는 현재 회생담보권 2,320억원, 조세 채권 558억원, 회생채권 5,470억원 등의 빚을 지고 있다. 여기에 채권상환과 향후 운영자금 등을 고려하면 쌍용차 인수 시 최소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급한 불을 끄고 또 다시 일으켜 세울만한 신차 개발과 생산까지 뒷받침할 자금 여력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쌍방울의 자금 운용은 턱 없이 부족하다. 해당 그룹은 7개 계열사 전체 연 매출이 6,000억원대이며 가지고 있는 현금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
더욱이 "전기차 비전"을 제시했던 에디슨과 달리 쌍방울은 쌍용차와 낼 수 있는 시너지가 약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계열사 광림특장은 완성차를 개조하는 회사지만 "특장"이라는 점에서 개조 대상 차종은 대형 상용에 한정돼 있어서다. 반면 쌍용차는 화물차를 만들지 않아 광림이 특장으로 제조할 때 구매하는 차종이 거의 없다. 따라서 광림특장과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잘못된 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중이다.
여기에 기존 인수자였던 에디슨컨소시엄이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해 대법원 특별항고를 제기하면서 소송전에도 들어가게 됐다. 에디슨 측은 쌍용차의 일방적인 계약 해제 통보는 무효이며 계약자 지위가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해제 통보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했고 쌍용차 관리인의 계약금 몰취 시도를 막기 위해 이미 건넨 계약금(304억8000만 원)의 출금 정지도 법원에 요구했다. 동시에 에디슨은 자금력이 넉넉한 금호에이치티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참여 의향을 밝혔다며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쌍용차는 강경 대응 입장을 내비쳤다. 에디슨모터스가 왜곡된 법리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자료를 유포하면서 재매각이 어렵게 됐다거나 본인들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이는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특별항고는 집행정지의 효력도 없다며 에디슨모터스가 특별항고와 계약해제 효력 정지 등 가처분을 이유로 재매각을 추진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고 명백히 법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매각 대상자를 찾는 일부터 기존 인수자와 법적 다툼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회생법원이 밝힌 10월15일 안에 매각을 매듭지어야 하지만 물리적인 한계가 상당한 것. 실제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6개월이 걸린 만큼 재차 인수후보를 선정하고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관계인 집회까지 끝내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주간사가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회사와 계약을 맺어 매각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보다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수 후보를 찾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쌍용차의 미래가 점차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중이다.
한편,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종료 시점 안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쌍용차는 2020년에 이어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2020년 12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