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KH그룹과 컨소시엄 구성"
-KG그룹 등 속속 참여 의지 밝혀
-막대한 자금 및 시너지 효과 여부는 불투명
쌍용자동차가 재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회사를 품겠다는 인수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약 1조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과 실제 정상화에 따른 수익 창출 및 시너지 효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쌍방울그룹이다. 그룹 내 인수전을 주관하는 특장차 업체 광림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남산 그랜드 하얏트 및 알펜시아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KH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금조달 우려에 대해서는 "자체 및 외부 조달을 통해 인수자금을 준비 중이고 현금 운영 및 예비 자금 확보에 대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KG그룹도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히며 자금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KG스틸을 필두로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화학, 에너지, 철강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KG그룹은 앞서 2019년 캑터스PE와 손잡고 동부제철을 인수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처럼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되겠다는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현재 쌍용차는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채권 상환을 비롯해 향후 운영자금 등 인수 시 최소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즉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급한 불을 끄고 일으켜 세워도 신차 개발과 생산까지 지속 투자할 여력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쌍방울과 KG그룹의 자금력은 크게 부족하다. 쌍방울그룹은 7개 계열사 전체의 연 매출이 6,000억원대에 불과하고 현금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회사는 증권사 투자를 약속 받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5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해당 증권사의 심사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때 마련해둔 자금 및 기관투자자와 접촉하고 있다며 자금 확보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조달 진행과 현재 투자자 진행 상태 등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아 의문이 남는다.
그나마 가용 금액은 KG그룹이 나은 편이다. 최근 계열사인 KG ETS의 환경에너지 부문을 매각해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KG스틸의 유보자금과 동원가능 현금 약 2,000억원과 캑터스PE에서 조달 가능한 1,000억원 등을 포함하면 총 8,000억원이 즉시 동원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럼에도 인수 및 이후의 경영까지 책임지기에는 넉넉한 형편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정작 살펴봐야 할 점은 인수 이후 시너지다. 두 회사 모두 쌍용차와 서로 시너지를 낼 만한 여건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쌍방울은 광림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분위기지만 상용차가 없는 쌍용차 입장에선 광림과 시너지가 별로 없다. 게다가 광림의 주력 사업인 특장 부문 또한 내연기관 배출가스 규제 탓에 전동화 전환이 시급한 만큼 양사 모두 전동화에 추가 투자할 여력이 마련돼야 시너지가 생겨난다는 뜻이다.
또한 KG그룹은 강판 등 철강재를 생산하는 제철 기업인 KG스틸과 완성차를 생산하는 쌍용차가 협업해 신차나 부품 등의 연구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쌍용차가 사용 중인 포스코 강판에 비해 차체별 제조 공법과 종류, 품질이 높을 지는 미지수라고 추측했다. 또 경량화와 신소재 발굴에 집중하는 라이벌 완성차 대비 기술 경쟁력이 어느 정도 일지도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회생법원이 10월15일을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으로 정해둔 만큼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는 급박하게 흘러갈 수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쌍용차 인수와 관련한 금융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큰 상항이 지속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쌍용차는 재매각을 위해 "스토킹 호스" 방식의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 매수권자(인수 예정자) 선정 작업에 착수한다. 자금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다음주께 인수 예정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매각 방식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