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험로 주행
-강인하면서도 안정적인 감각 드러내
정통 SUV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신차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포드 브롱코다. 브롱코는 1965년 처음 등장한 포드의 오프로더다. 1996년까지 5세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왔으나 포드가 익스페디션, 익스플로러 등의 대형 SUV 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단종했다. 이후 시대가 바뀌면서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세그먼트가 관심을 얻으며 부활했다.
시대가 바뀌고 나만의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브롱코는 등장부터 흔히 말하는 "대박"을 쳤다. 2020년 7월 중순 사전계약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글로벌 16만5,000대 달성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수 많은 오프로드 팬들이 전시장을 두드리며 앞다퉈 계약을 진행했고 국내 출시만 손꼽아 기다렸다.
긍정적인 출발을 알린 브롱코가 마침내 올 봄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스타일과 오프로드 성능 모두를 두루 갖춘 4도어 하드 탑 아우터뱅크스로 선보였으며 폭 넓은 소비층을 겨냥해 판매 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25년 만에 부활한 포드의 헤리티지 SUV가 어떤 매력을 안겨다 줄 지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채석장에서 직접 오프로드 체험을 진행했다.
험로 주행에 앞서 간단히 차를 살펴봤다. 외관은 각진 차체와 투박한 사이드미러, 동그란 헤드 램프가 대표적이다. 대형 타이어 등은 특별하고도 독특한 아이텐티티를 잘 보여준다. 한편 넓은 트랙, 높은 지상고, 짧은 전후면 돌출부 등은 아웃도어 주행에 최적화된 견고한 모습이다.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기능도 인상적이다. 먼저 루프와 도어는 편리하게 탈부착이 가능하며 제공된 전용백에 보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오픈-에어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보닛 끝에는 간단한 고리가 마련돼 있는데 타프 줄을 걸기에도 유용할 것 같다. 이 외에 진입각과 이탈각을 고려해 바짝 치켜 올린 범퍼와 듬직한 하부 패널이 믿음을 준다.
실내 역시 클래식한 감성을 그대로 살렸다. 폭이 짧은 대시보드, 수직으로 떨어지는 센터페시아가 독특하다. 커다란 화면에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 4기술을 넣었다. 정확해진 음성인식을 비롯해 휴대폰을 포함한 다양한 무선기기 연결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직관적인 아날로그식 속도계와 함께 설치된 12인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외에 운전자 체형에 맞추어 여러 각도로 손쉽게 조절 가능한 파워시트가 다양한 주행환경에서도 탑승자의 편안함을 강화한다. B&O 사운드 시스템은 아웃도어 드라이빙에서도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며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코-파일럿 360과 트레일러 등을 견인할 수 있는 견인 장치도 마련해 다양한 상황에서 운전자 편의를 돕는다.
탈부착이 가능한 도어도 인상적이다. 그만큼 얇고 가볍게 설계됐으며 창문 및 사이드미러 조절 스위치는 중앙 콘솔박스 부근에 탑재했다. 바로 위에는 G.O.A.T. 모드 지형 관리 시스템 버튼이 있다. 노면 상황에 맞는 6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하는데 브롱코의 킬링 포인트다.
짧게 둘러본 뒤 서둘러 오프로드 체험에 나섰다. 국내 출시한 브롱코 아우터뱅크스의 동력계는 2.7ℓ V6 에코부스트 트윈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314마력과 55㎏·m의 최대 토크를 낸다.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높은 응답성과 강력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포드의 최신 4X4 시스템이 기본이며 오프로드 서스펜션 및 하체 세팅을 통해 극강의 험로 탈출 능력을 보여준다.
시승은 크게 인공 구조물을 탈출하는 A코스와 채석장 주변 임도를 달리는 B코스로 구분됐다. A코스에서는 차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울통불퉁한 웅덩이와 바위를 타면서 차가 가진 기본적인 구조를 파악했다. 길게 늘어나는 서스펜션과 좌우 축이 분리되는 바퀴를 보면서 정통 SUV의 특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수로와 가파른 언덕 등 험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주행 조건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탁월한 접지력, 구동력, 기동성 등을 체험했다. 내리막 경사면에서는 30도 이상 차가 기울어졌지만 안정적인 자세로 평지에 도달할 수 있고 조금의 흔들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즉 어떤 순간을 마주해도 차는 안정적으로 험로를 탈출했다. 짧지만 강력했던 오프로드 체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임도 주행에 나섰다.
본격적인 임도에서는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됐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질주했고 불안한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거친 모래 바람과 불규칙한 자갈 및 바위들은 브롱코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급경사에서는 차가 가진 토크를 적극 활용했고 가파른 내리막이 연속되는 곳에서는 HDC(내리막 주행 보조장치)를 활용해 안전하게 통과했다
다양한 험로 탈출 상황에서 포드가 가진 오랜 SUV 노하우도 알 수 있었다. 완성도 높은 섀시와 하체 세팅은 우수한 실력으로 증명했다. 수 없이 뒤틀리는 상황이 나타나도 조금의 충격도 없이 여유롭게 오프로드를 정복했다. 과감하게 몰아도 브롱코는 피곤한 기색 없이 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낸다.
특히 서스펜션은 인상적이다. 험로에서 안정적인 움직임과 안락함 승차감을 구현하는 일등공신이다. 말도 안 되는 험로를 빠르고 편안하게 주파한다. 탑승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은 최소화되고 오히려 믿음과 충성도가 높아진다. 여기에 지상고가 높고 내구성이 강한 소재를 두른 덕분에 상처가 날 걱정도 덜하다. 마치 거친 험로를 모두 다스릴 수 있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다양한 지형에서 차의 성격을 바꾸는 과정도 한결 편하다. 4륜 로우나 하이로 기어를 각각 조작하고 스웨이바를 분리하는 등의 절차상 행동을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G.O.A.T. 모드 지형 관리 시스템 버튼 한번만 누르면 차가 알아서 최적의 세팅값을 맞추기 때문이다. 오프로드 마니아는 물론 입문자도 부담 없이 자연 속에 차를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직각으로 꺾이는 곳에서도 문제없다. 트레일 턴 어시스트 기능 덕분인데 코너 안쪽 뒷바퀴만 브레이크를 걸어 회전반경을 최소화 시키는 기술이다. 실제로 한쪽 바퀴를 잠그고 반대쪽 바퀴 회전수를 늘리는 모습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각은 말도 안되게 좁아지고 여러 번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야 탈출할 수 있는 코스를 한번에 통과했다. 여러모로 신통방통한 기술이다.
이후 산 속의 비포장 도로를 줄곧 내달렸다. 산길을 신속하게 이동하면서 자연과 어우러진 드라이빙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가볍게 트레킹 하는 기분으로 맑은 공기와 흙내음, 멋진 풍경을 바라봤고 순간만큼은 브롱코가 어떤 차보다 멋있어 보였다.
포드의 새 SUV는 독보적인 감각으로 정통 SUV 세그먼트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놀라운 오프로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편하고 쉽게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차와 함께 달리는 순간 만큼은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차가 브롱코다. 국내 판매 가격은 6,90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