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다듬고 2022년형으로 돌아온 신형
-차분한 주행감각 및 승차감 인상적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HEV)는 국내 전동화 SUV 시장에 포문을 연 차다. 2016년 처음 한국 시장에 등장한 뒤 꾸준히 세를 넓혔고 많은 라이벌의 등장에도 건재함을 나타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누적 1만5,990대를 기록하며 하이브리드 SUV의 대명사로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앞서 개척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꾸준히 상품성을 개선해 완성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지난해 글로벌 출시한 신형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4월 국내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디자인&상품성
5.5세대로 거듭난 새 차는 전체적인 틀은 기존과 같지만 최신 흐름에 맞춘 세부 요소가 눈에 들어온다. 먼저 얇은 헤드램프는 차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며 LED 주간 주행등은 전면부의 날렵한 인상을 더한다. 특히 Bi-LED 타입 적용으로 디자인을 한층 날카롭게 변경해 더욱 강렬한 외관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 전 트림에 LED 안개등을 탑재해 야간 시인성도 확보했다.
옆은 여전히 볼륨감 있는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차체 하단부의 블랙 가니시는 하부에 발생할 수 있는 스크래치를 막아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다각형 디자인의 휠 아치도 험로 주행 시 지면에서 튀는 파편으로부터 차체 보호 역할을 한다.
날카로운 캐릭터라인과 높은 벨트라인 등은 존재감을 키우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뒤는 큰 차이가 없다. 단정한 테일램프와 트렁크 곳곳에 붙은 배지, 하단부 스키드, 듀얼 머플러까지 균형잡힌 모습이며 안정감 있는 외관을 나타낸다.
실내는 앉았을 때 개방감이 좋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낮게 배치해 전방 시야를 확보했고 아웃 사이드 미러 위치를 도어 패널 쪽으로 위치시켜 사각지대를 해소한 덕분이다. 또 프런트 와이퍼 블레이드의 정지 위치를 낮게 세팅해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면서 깔끔한 외관을 연출했다.
22년형으로 오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계기판이다. 큼직한 사이즈의 한글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MID)가 지원돼 더욱 직관적으로 차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동승석 파워 시트가 추가돼 탑승자의 편의성이 높아졌다. 내비게이션 및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지원은 물론 통풍시트와 휴대폰 무선 충전패드 등 원하는 기능들도 알차게 갖췄다. 필요한 위치에 적당한 크기의 버튼이 깔끔하게 마련돼 있고 넉넉한 적재 및 수납이 눈에 들어온다.
리클라이닝 기능이 탑재된 뒷좌석 시트는 6:4 폴딩이 가능해 활용도가 좋다. 트렁크는 60ℓ 캐리어 4개와 9.5인치 골프백이 여유 있게 들어가는 적재공간으로 아웃도어 활동 시 걱정 없이 짐을 실을 수 있다. 데크보드 아래는 토너 커버를 수납할 수 있으며, 2단계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수하물을 편리하게 적재할 수 있다. 동시에 트렁크 공간 내 고르지 않은 표면을 최소화해 시각적인 디자인도 고려했다.
▲성능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2.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맞물려 시스템 최고 222마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무단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5.5㎞를 인증 받았다.
먼저 모터를 각 개별 축으로 배치해 더 소형화된 트랜스 액슬이 적용됐고 기어 트레인의 손실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반응 속도와 성능도 한층 키웠다. 이와 함께 소형, 경량의 니켈 메탈 배터리는 뛰어난 충전 성능을 지녔고 뒷좌석 하단부로 배치해 트렁크 공간 확보 및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주행 시 에너지 흐름은 계기판에 놓인 하이브리드 인디케이터로 확인 가능하며 연비운전의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다.
처음 시동 버튼을 누르면 여느 하이브리드차 처럼 고요하게 깨어난다. 가속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가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부드럽고 여유롭게 차를 이끈다. 가솔린 엔진이 들어있다는 생각을 잊게 할 정도로 전기 동력의 매끄러운 감각이 사뭇 새롭다. 가속페달 양에 맞춰 엔진과 배터리, 전기모터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최적의 힘과 효율을 낸다. 모든 과정은 에너지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경쾌하게 내달리기 시작한다. 반응이 한결 빨라졌고 무단변속기도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박진감 넘치는 실력은 아니지만 충분히 빠르고 날렵하게 움직인다. 스트레스 없는 가속이 계속되며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전기 힘도 제법 만족스럽다. 답답함 없이 재빠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하이브리드 차는 오로지 효율에만 집중하는 재미없는 차라는 편견을 말끔하게 지운다.
강원도 국도 길에선 서행에 맞춰 에코모드로 바꾸고 여유롭게 달렸다. 섬세한 반응은 운전할수록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발 끝에서 느끼는 미세한 감각으로도 차의 효율과 성능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다. 심지어 계기판 속 숫자는 점점 높아져 ℓ당 20㎞를 넘었다. 경제적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한편으로는 차와 교감하며 달리는 기분이 무척 신선하다.
반환점 부근에서는 신호등이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이 구간에서는 "EV모드" 선택했다. 약 40~45㎞ 사이에서 순수 전기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마법 모드다. 차는 순식간에 BEV로 변모했고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수 km를 달렸다. 기분 좋은 드라이빙이며 저절로 뿌듯함이 밀려온다.
▲총평
라브4 하이브리드는 한결 같은 실력으로 탑승자 모두에게 여유롭고 편안한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성능과 효율 사이에서 이상적인 균형을 맞추고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장점을 살려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빠르게 튀어나가거나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의 자극은 덜하지만 차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단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호불호 없이 탑승자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내며 안락하고 차분한 주행감각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엔진과 모터, 배터리의 매끄러운 이동은 오랜 시간 쌓은 노하우가 빛을 내는 순간이며 토요타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다.
믿음직한 시스템으로 타면 탈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며 스트레스 없는 쾌적한 이동을 보장한다. 운전에 대한 부담 없이 내공 있는 하이브리드 SUV를 찾는다면 이 차가 답이 될 수 있다. 가격은 2WD 4,170만원, AWD 4,7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