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킷에서 험로까지, 람보르기니 어드벤처

입력 2022년06월0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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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칸 대표 라인업 비교 트랙 시승
 -SUV 본질 살린 우루스 오프로드 테스트 

 람보르기니서울이 지난 23일 미디어 트랙데이를 열고 모험의 세계로 안내했다. 이 자리에서 브랜드 대표 차종인 우라칸의 다양한 라인업을 직접 시승했고 아벤타도르 특별 에디션 제품도 선보여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또 판매 신장의 주역인 고성능 SUV 우루스의 험로 탈출 능력과 후륜구동 슈퍼 스포츠카의 화려한 드리프트 연습도 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하이 퍼포먼스 브랜드가 주는 매력을 몸소 경험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경험했다.

 가장 먼저 차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요리조리 러버콘을 피하면서 차의 움직임과 급가속 및 급제동을 해볼 수 있는 짐카나 코스다. 차는 우라칸 에보 RWD가 준비됐다. 자연흡기 V10 엔진은 최고출력 610마력, 최대토크 57.1㎏∙m를 발휘한다.

 섀시 경량화에 힘입어 공차중량이 1,389㎏에 불과해 출력 대 중량비는 2.28㎏/hp 에 이른다. 이처럼 강력한 차가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짐카나에 어울릴 지 우려가 들었다. 하지만 조금만 운전을 해보면 걱정은 모두 기우였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닫는다.

 차는 안정적이면서도 차분하게 콘과 콘 사이를 빠져나갔고 부드러운 원을 그리며 코스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마지막 가속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밀어붙이며 결승선을 향해 달려갔다. 모든 과정은 신속 정확하게 이뤄졌고 비 현실적인 움직임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두 번째 도전은 자세제어장치 개입을 최소화하고 운전 모드도 한층 날카롭게 바꿨다. 안전이 보장된 만큼 인스트럭터는 차를 마음껏 날려도 된다며 기대감을 키웠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차는 엄청난 굉음을 지르며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강한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성난 황소의 모습 그대로다. 더욱이 모든 힘을 뒷바퀴에 전달하는 만큼 짜릿함은 배가된다. 

 원선회 구간에서는 조금만 스로틀을 열어도 쉽게 꽁무늬를 바깥으로 흘리며 스핀이 가능했다. 이 상황에서 재빠르게 카운터 스티어를 친 뒤 3,000~5,000rpm 부근에 변곡을 주니 차는 너무나도 쉽게 드리프트가 가능했다. 아름다운 빙판 위 피켜스케이팅 선수를 보는 것 같은 예술적인 자세가 연출된다. 우라칸 RWD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차와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이어 뒤편에 놓인 빨간 색 우루스로 향했다. 브랜드 성장의 큰 발판이 됐던 우루스는 여전히 라인업 중 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판매와 실적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유를 찾아보기 위해 거대한 인공 구조물 앞에 우루스를 마주했다. 바로 SUV 본질과 같은 험로탈출 능력을 검증할 시간이다. 

 범피코스는 물론 롤링과 기울기, 급경사, 급하강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차의 실력을 알아봤다. 한쪽 바퀴가 허공에 떠 있거나 반대로 세 바퀴가 헛도는 등 접지 배분이 필요한 순간 재빠르게 문제를 파악하고 동력을 나눠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울기는 제법 날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게 통과했고 급경사는 하늘을 향해 운전하는 순간에도 자세를 잃지 않았다. 

 내려올 때는 저속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해 별도 조작 없이 무사히 지면에 닿았다. 험로 탈출 전 과정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차를 비추는 카메라가 활약했다. 특히 양 끝 사이드 카메라는 오차가 거의 없고 인식률도 정교해 오프로드 주행 시 최적의 조력자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고성능 슈퍼 SUV 성격과 함께 세그먼트 자체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이 내심 뿌듯했다. 우루스는 라인업 중 가장 다양한 상황에서 실력을 200% 발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같은 차다.

 숨을 고른 뒤 메인 이벤트인 서킷 안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는 화려한 컬러로 중무장한 우라칸 시리즈가 도열해 있다. 엔진과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열기만 봐도 얼마나 열정 가득한 차인지 짐작할 수 있다. 먼저 오랜지색 우라칸 에보 RWD 스파이더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켜고 트랙 안으로 들어가 인스트럭터와 함께 조금씩 속도를 높였다. V10 자연흡기 엔진은 쿠페와 동일한 최고 610마력, 최대 57.1㎏∙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5초만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324㎞를 넘는다.

 짐카나에서 살짝 맛봤던 느낌과 완전히 다르다. 차의 본성이 드러나며 거침없이 도로 위를 종횡무진한다. 상당히 경쾌하고 날렵한 느낌을 받는데 핵심은 경량화에 있다. 알루미늄과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경량 하이브리드 섀시 위에 알루미늄과 열가소성 수지로 된 바디가 얹혀져 공차 중량은 고작 1,509㎏에 불과하다. 무게 당 마력비 역시 2.47㎏/hp 수준이다. 

 앞뒤 무게 배분 40:60에 수동적인 쇼크 업소버가 갖춰진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으로 최적화된 운전자 피드백을 전달한다. 여기에 20인치 휠과 피렐리 P제로 타이어 조합은 끈끈한 접지를 보여주며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는 언제 어느 상황 에서든지 차를 멈춰 세운다. 또 특별히 튜닝 된 "P-TCS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모든 조건에서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하는 완벽한 주행을 보장한다. 토크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며 급격한 코너링이나 드리프팅 후에도 스스로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트랙션을 제공한다. 

 그 결과 거칠게 차를 다뤄도 불안함보다는 재미와 즐거움이 더 커진다. 이와 함께 슈퍼 스포츠카를 다루는 순간 느껴지는 차와의 교감, 이 과정에서 운전에 대한 자신감까지 얻게 된다.

 이후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보라색 우라칸 STO로 갈아탔다. 차명의 "STO"는 슈퍼 트로페오 오몰로가타(Super Trofeo Omologata)의 약자다. 모터스포츠카의 레이싱 헤리티지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든 공도 주행용 슈퍼 스포츠카라는 의미다. 그만큼 탁월한 공기역학 효율, 광범위하게 사용한 경량 소재, 최상급 제동성능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 트랙 주행의 느낌을 전달한다.

 대표적으로 고성능 주행에 초점을 맞춘 STO, 트로페오, 피오자의 세 가지 모드는 차의 레이스 정신을 보여준다. 기본 모드인 STO는 커브가 이어진 일반도로에서 최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트로페오는 마른 아스팔트 노면과 트랙에서 최고속 기록을 내는 데 도움을 준다. 피오자는 구동력 제어 기능, 토크 벡터링, 후륜조향, ABS 기능을 모두 젖은 아스팔트 노면에 맞게 제어한다.

 각 모드별 차이는 명확하다. 차의 성격이 180도 바뀌며 환상적인 자세를 구현한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놀라운 반응이며 지금까지 빠르다고 자랑할만한 차들과는 선을 긋고 자신만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57.7㎏∙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3.0초, 시속 200㎞까지 9초 등 화려한 숫자는 크게 의미 없다. 적어도 숫자보다 2배, 3배 강력한 실력을 발휘하는 느낌이다. 또 마치 모터스포츠 경기에 출전한 선수처럼 긴장과 땀을 손에 쥐게 한다. 

 경주차의 본색을 드러낸 우라칸 STO를 마지막으로 모든 행사가 끝이 났다. 서킷에서 험로까지 람보르기니 어드벤처는 온통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강한 성능을 최대한 재미있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고 차종마다 명확한 장기를 내세워 새로운 만족을 끊임없이 이끌어낸다. 독보적인 영역에서 절대 가치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한 흔적은 운전하는 매 순간 경험할 수 있다. 슈퍼 스포츠카 영역에서 람보르기니는 주인공 역할을 자처하며 무대 위를 휘어잡는다.


인제=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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