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브랜드 M 탄생 50주년 행사
-다양한 M 라인업 어우러져 가치 전달
BMW 고성능 브랜드 M이 출범 50주년을 맞이했다. 그 동안 M은 운전 즐거움을 향한 BMW 정체성 아래에서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이어받아 다양한 양산차를 선보였다. 그리고 수 많은 마니아를 양성하며 반세기 동안 굳건하게 고성능 시장에서 톱 티어 자리를 지켰다.
BMW코리아는 M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브랜드 고성능 헤리티지와 현재 및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하기 위해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를 활용했다. 특별한 50살 생일 잔치에는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끌었고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이유도 자랑했다.
먼저 강렬한 M의 기운을 받기 위해 트랙으로 향했다. 신형 M3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우렁찬 소리를 내지르며 운전자를 맞이했다. 이후 이상적인 서킷 공략법을 익혔다. 구체적으로는 감속 시점을 비롯해 코너 안쪽을 들어갈 때 유의점과 레코드 라인, 시선 처리 등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최고 510마력의 M3는 흐름에 맞춰 주행할 땐 편하고 안전하게 동선을 그렸고 다루기 버겁거나 부담스러운 마음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반대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날 것 그대로의 특성을 간직하며 운전자의 적극적인 반응을 유도했다. 그만큼 스로틀 및 서스펜션에서 오는 피드백은 모드별로 극과 극의 성격을 보여주며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줬다. 로켓처럼 튀어나가는 가속 반응과 주변을 압도하는 소리는 덤이다.
8단 변속기는 운전자가 원할 때 최적의 변속을 보여준다. 3단계로 나뉜 변속 패턴을 가장 빠르게 설정하면 만족은 더 크게 다가온다. M1과 M2 버튼도 마찬가지다.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휠, 자세제어장치를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고 주행 스타일을 0.1초 만에 바꾼다. 단 몇 가지 버튼만으로 냉탕과 온탕을 자유자재 넘나드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인상에 남는다.
특히 바닥에 바짝 붙어 달리는 탄탄한 자세는 코너를 하나씩 정복할수록 감동으로 다가온다. 하체에 어떤 마법을 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는 흐트러짐 없이 빠르게 코너를 통과한다. 접지력이 뛰어난 스포츠 타이어는 물론 큼직한 브레이크 시스템까지 어우러져 안정감과 균형감을 높인다. 덕분에 코너에서 정확한 운전이 가능해졌고 조기에 파워를 확보하고 탈출 속도도 높일 수 있었다.
화끈한 만남 이후 안전운전 요령을 배우는 레인체인지 코스로 향했다. 시속 80㎞와 90㎞, 100㎞ 등 조금씩 속도를 높이면서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야 할 때 차의 움직임과 침착하게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도로 위 낙하물이 갑자기 앞에 떨어지거나 2차 사고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용한 안전운전 기술이다. 그만큼 완전히 익히게 되면 일반 운전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에서도 즉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매우 유익하다.
차는 3시리즈 M패키지로 함께했다. 차는 좁은 콘과 콘 사이를 민첩하게 빠져나갔고 속도롤 점진적으로 높여도 크게 휘청이거나 불안한 자세는 나오지 않았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정확한 스티어링 휠 반응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위기 순간을 풀어나갈 운전자의 마음가짐만 뒷받침된다면 위험한 상황은 쉽게 오지 않을 듯했다.
이어 M2로 바꿔 타고 원선회 코스로 이동했다. 후륜구동 차의 특성을 파악하고 뒤가 미끄러지는 오버스티어 대처 방법과 이를 활용한 드리프트 교육이 이뤄졌다. 인스트럭터는 타이어의 미끄러짐이나 앞바퀴의 각도, 재가속 시 들리는 소리 등을 참고해 실내에서는 파악하기 힘든 내 차의 오버스티어 상황을 알려줬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다뤄야 위기 상황을 넘기는지 자세한 설명과 시범을 통해 운전 습관을 바로잡았다. 오버스티어 조작이 가능하면 이를 활용한 드리프트 연습도 가능하다. 안전이 보장된 장소에서 자세제어장치를 끄고 시원스럽게 차의 꽁무니를 흘렸다. 고출력 후륜구동 쿠페가 주는 색다른 재미가 사뭇 놀라웠다.
꽁무니가 흐르는 순간 카운터 스티어를 잡고 RPM 변화만으로 드리프트를 하는 순간에는 희열도 느낄 수 있다. 완벽한 그립주행으로 자신감을 높였던 기존의 운전 방식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무엇보다 M카를 가지고 넓고 안전이 보장된 장소에서 차를 마음껏 다뤄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저녁 식사를 한 뒤 M 브랜드의 미래를 잠시 다녀왔다. 바로 세계 최초로 진행한 XM 공개 세션이다. 새 차는 일반은 물론 글로벌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양산 단계의 제품으로 이날 행사 역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모두 수거한 뒤 비공개로 진행했다.
XM은 압도적인 디자인과 M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통해 브랜드 고유의 극한의 드라이빙 경험을 한층 극대화한 초고성능 차종이다. 더욱이 BMW M1 이후의 첫 번째 M 전용 제품이 될 예정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물로 본 XM은 듬직한 차체와 파격적인 구성 요소, 넓고 안락한 실내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전동화 시대를 대처하는 M의 자세도 엿볼 수 있었다. 동력계는 새롭게 개발된 V8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조화를 이룬다. 최고 650마력의 합산 출력과 81.6㎏.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M x드라이브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을 들어간다. XM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데뷔를 앞두고 있으며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 공식 출시한다.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뒤로한 채 마지막 프로그램인 야간 트랙 주행에 나섰다. 어둠 속을 환하게 밝히며 질주할 M카는 고성능 소형 해치백 M135i x드라이브다. 보닛 안에는 직렬 4기통 2.0ℓ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이 빼곡하게 열 맞춰 들어있다. 최고 306마력, 최대 45.9㎏.m의 토크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단 4.7초만에 끝낸다.
오리지널 M카와 비교하면 순한 맛이 강해 다루기가 한결 편하다. 한계점을 향해 강하게 몰아붙여도 부담이 적다는 뜻이다. 가볍게 페달 양을 조절하면서 경쾌한 운전이 가능케 한다. 토크가 주는 강한 펀치력도 인상적이다. 조금의 지체도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힘을 몰아붙인다.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힘이 부족하거나 답답하지 않다.
물론 M 배지답게 기본 성격은 공격적이다. 엔진이 주는 넉넉한 성능을 바탕으로 마음만 먹으면 주변 사물을 2배속으로 흘러가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스티어링 휠 뒤에 붙은 패들시프트 역시 짜릿한 손맛을 전달해 한 번 경험하면 한동안은 얌전해지기 힘들다. 성량은 풍부해졌고 배기음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독보적인 음색이 일품이며 컴팩트카 세그먼트를 감안하면 차고 넘치는 사운드다.
감성이 풍부해지는 야간 시승은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했다. 주간과 다르게 바닥에 짙게 깔린 타이어 자국이나 레코드라인은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앞 차의 브레이크 등이나 움직임을 따라 가야 하며 서로 간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팀워크가 잘 맞으면 어떤 트랙 시승보다 짜릿하고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여기에 곳곳에 놓인 야광 펜스와 가로등 불빛은 BMW M의 화려하고 찬란한 분위기를 키운다.
온 종일 M타운에 머물면서 다양한 BMW M카가 주는 매력에 홀려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안전한 장소에서 마음껏 타이어를 태우고 배기음을 내지르며 M이 주는 가치를 오감으로 느꼈다. 춤추는 엔진 회전수를 보는 게 익숙해졌고 비현실적인 움직임으로 물리력을 계산하는 건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최상의 M 군단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훌륭했고 동심으로 돌아가 하염없이 웃고 떠들고 감탄사만 내질렀다. 차종과 장소, 부여된 임무와 상관없이 운전 재미와 즐거움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이 말은 어떤 M카를 구입하더라도 후회가 없다는 뜻이다. 오직 BMW만 할 수 있는 놀이의 방식이며 M의 위대함을 일깨워주는 뜻 깊은 하루였다. 고성능 차를 선호하는 매니아들게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자 축복이다.
영종도=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