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키, 키 없이 스마트폰으로도 도어 개폐 및 시동 가능
-반도체칩 부족 대안으로 부상
완성차 업계가 자동차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스마트 키를 대당 1개씩 출고하자 대안으로 디지털 키가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키는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든 필요에 따라 수시로 만들 수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BMW코리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출고 적체 해소와 제품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해 일부 제품을 출고할 때 스마트 키를 1개만 지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2개의 키를 제공해 왔지만 반도체가 모자라 키 1개의 가격 만큼 차 값을 낮춰주거나 향후 추가 키를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 그러자 스마트 키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키의 활용도가 강조되면서 스마트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과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기능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도어 잠금 및 해제, 트렁크 개폐, 시동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블루투스나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반에서 초광대역(UWB)으로 고도화를 이루며 완성도가 대폭 향상된 것.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테슬라 등의 일부 최신 차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원격으로 개선하기도 한다. 이 경우 키를 소지하지 않아도 돼 옷 주머니를 더 가볍게 할 수 있다.
디지털 키는 IT 업계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제어에 스마트폰이 필수인 만큼 스마트폰 양대 산맥을 이루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거세다. 애플은 2020년 BMW를 시작으로 디지털 키를 활성화하기 시작했으며 삼성은 지난해부터 갤럭시 제품군에 디지털 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장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LG도 자동차용 디지털 키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밖에 비대면으로 차 인수와 반납을 진행하는 카셰어링 분야 역시 디지털 키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키도 결국 무선 신호를 송·수신하고 제어 및 보안 장치와 연동하는 전장 시스템을 요구해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커넥티드 카 시대가 다가오면 디지털 키는 지금의 스마트 키처럼 보급률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칩 자체가 부족한 지금으로선 스마트 키 개수를 줄여 판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 자동차 디지털 키 시장은 2021년 기준 14억6,000만달러(한화 약 1조8,300억원) 이상의 가치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더브레이니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7.5%의 성장해 62억3,000만달러(약 7조8,200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