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18년 이후 가장 높게 올라
-유류세 인하 무색, 추가 카드도 미정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국내 기름값 역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소비자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13일 한국석유공사 가격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유류 판매가격은 휘발유와 경유 관계 없이 ℓ당 2,06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는 지난 2018년 4월18일(ℓ당 2062.55원)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경유 역시 올해 5월12일(ℓ당 1953.29원) 정점을 향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름 값 상승은 끝 모를 국제 유가의 강세와 맞물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물류 불안정이 지속되자 유가가 좀처럼 진정 국면을 맞지 못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만큼 수출에 활기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이 본격화되는 점도 한몫 한다. 또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5월말 메모리얼 데이~9월 노동절 연휴)이 본격화되고 반대쪽 중동에서는 냉방용 석유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코로나 이전의 경제 활동을 기대하는 심리가 살아나면서 물동량 증가 및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유가 공급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격만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실제로 국내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6월2주차 국제 거래가격은 배럴당 116.7달러로 1주만에 3.4%나 올랐다. 자연스럽게 국내 유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결국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효과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와 경유, 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휘발유는 ℓ당 247원 내려간 효과가 나타났고 경유는 ℓ당 174원, LPG부탄은 61원이 각각 절감됐다. 하지만 이에 비해 유가 상승률이 더 큰 상황이라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과는 적다.
문제는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마저도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만약 정부가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한다면 유류세 실질 인하 폭을 37%까지 늘릴 수는 있다. 하지만 최대 ℓ당 57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과연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유류 교통세에 포함된 교육세의 필요성을 지목하고 있다. 교육 재정 자체가 여유로운 만큼 기름에 포함된 교육세를 줄여서라도 값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안정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국내 물가 진정을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