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실적 개선이 우선, 조직 정비 후 그룹·브랜드 시너지 강화
-국내 도입할 신규 브랜드는 아직 미정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본사 차원의 그룹 시너지를 한국에서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만난 폭스바겐그룹코리아 틸 셰어 사장은 "그룹 본사 전략과 연계해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출시하고 그룹과 브랜드 간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고, 회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건실하게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지난 3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서 폭스바겐그룹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룹"을 강조함으로써 그룹과 각 브랜드에 걸친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제품 및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그룹은 플랫폼, 제품의 전동화, 브랜드 간 협업, 사회적 책임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틸 셰어 사장이 수개월 간 바라 본 한국 수입차 시장은 "경쟁 심화"로 정리된다. 그는 "럭셔리 세그먼트의 경우 시장이 빠르게 커져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가 이 차급을 공략하려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시장도 향후 18개월 이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여 어떤 강점을 소구하며 경쟁해야 할 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급화, 전동화에 대한 그룹 및 브랜드의 시너지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은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특히 디젤게이트의 당사자였던 폭스바겐그룹의 각 브랜드는 사태 이후 좀처럼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 브랜드(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포함)는 2019년 연간 총 2만742대까지 떨어졌다가 2020년 4만3,727대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지난해 4만838대로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6월까지는 1만5,498대를 등록해 전년 동기(1만9,938대) 대비 22.3% 줄었다.
이와 관련, 틸 셰어 사장은 "2016년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에 큰 타격이 있었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처럼 조직과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및 서비스 다각화에 주력해 각 브랜드의 회복을 이루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의 실적은 제품(신차)이 좌우하기 마련이다. 틸 셰어 사장은 국내에 신차를 출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소비자들의 요구"로 꼽았다. 그는 "각 차급마다 어떤 요구가 있는지 파악한 후 특정 제품의 국내 출시 여부를 결정한다"며 "2003년 폭스바겐그룹에 합류한 뒤 현재까지 포르쉐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룹 산하 브랜드를 거쳐 온 경험을 토대로 제품 출시 전 여러 단계 조율을 위한 첨언 정도만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 발표한 신규 브랜드 도입 계획에 대해선 아직 말을 아꼈다. 틸 셰어 사장은 "브랜드 출시와 같은 중대한 사안은 수년 간 시장을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요구와 시장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룹은 올해 네 개 브랜드를 통해 22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정비 역량을 갖춘 서비스센터를 29개소로 늘리고, 고전압 배터리 정비센터도 1개 신설한다는 복안이다.
볼로냐=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