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전용 전기차 부럽지 않다, 기아 니로 EV

입력 2022년06월16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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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성 가득한 1세대 성격 이어
 -V2L·프렁크 갖추고 401㎞ 주행 가능

 기아가 친환경 라인업인 니로의 새 BEV 버전을 출시하면서 세대 교체를 완료했다. 2016년 처음 등장한 니로는 준중형 크로스오버 차체에 전동화 시스템을 담고 에너지 효율, 공간 활용성, 상품성 등을 고루 갖춘 제품으로 꼽힌다. 신형 역시 이 같은 성격을 유지하되 최신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해 제품력을 쇄신했다.


 ▲높은 상품성 여전, 하이테크 감성 추가
 신형 니로는 상품성에 비해 디자인이 아쉽다는 전작과 달리 하이테크 감성을 앞세워 세련된 조형미를 품고 있다. 기아 디자인 정체성인 호랑이 얼굴의 전면부는 기하학적 요소로 가득한 데도 강인한 이미지가 남아있다. 심장 박동 그래프를 모사한 헤드램프의 주간주행등과 그릴 장식을 채운 다각형 패턴은 미래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낸다. 그릴은 내부를 반듯한 직선들로 구성했던 하이브리드와 차별화 된 요소이기도 하다. 충전구는 전면부 중앙에 위치한다. 나름대로 깔끔하게 배치한 것처럼 보이지만 후면 주차를 선호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도 있다.



 유선형 2박스 스타일의 측면은 독특한 구성의 몰딩이 주목을 끈다. 밋밋하게 보일 뻔했던 차체의 면을 독창적으로 쪼개 보는 재미가 있다. 측창 위로 지나는 크롬 몰딩은 없어도 됐을 것 같다. C필러 전체를 덮은 공기 터널의 투톤 마감은 처음 본 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어색하다. 17인치 알로이 휠은 주행 효율을 중요시하는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후면부는 세로형 테일램프 덕분에 트렁크 주변이 단정하다. 트렁크 리드는 곡면으로 살짝 접어 밋밋함을 줄였다. 범퍼엔 헤드램프와 닮은 방향지시등과 반사판을 배치해 전면부와 일관성을 부여한 모습이다.



 실내는 과감한 곡선을 중심으로 섬세함을 강조한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담백한 디자인의 2-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적절한 직경과 편리한 버튼 배치가 이뤄졌다.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하나의 패널로 묶었다. AVN 모드와 에어컨 모드를 따로 표시하는 조작 패널은 간결한 센터페시아를 만드는 핵심 품목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면적이 크지 않지만 주행 및 제한 속도, 내비게이션, 운전자보조시스템 작동 여부, 후측방 경고 등 계기판 못지않게 많은 정보를 표시한다. 도어 트림과 클래시 패드 등에 적용한 알루미늄 효과 트림은 낯선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트 포지션은 세단과 SUV의 중간 쯤이다. 뒷좌석은 중형차 수준으로 넉넉하다. 이전 세대보다 20㎜ 늘어난 휠베이스를 모두 투자한 덕분이다. 시트는 4:6 비율로 나눠 접을 수 있지만 리클라이닝도 지원한다. 적재 공간은 기본 475ℓ로 1세대보다 24ℓ 늘었다.




 니로 EV는 전용 전기차는 아니지만 그에 걸맞은 요소들로 차를 채우고 있다. 보닛 아래엔 20ℓ 용량의 적재 공간을 마련했으며 외부 충전구에 끼우는 커넥터와 뒷좌석 하단의 220V 인버터를 활용하면 V2L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스마트폰 무선충전과 앞좌석 뒤편에 C타입 단자를 배치해 모든 좌석에서 디바이스 충전을 돕는다.



 ▲고효율 동력계와 배터리 최적화 구현
 앞바퀴를 굴리는 모터는 최고 150㎾(204마력), 최대토크 26.0㎏·m를 발휘한다. 이전 대비 최대토크가 1/3 수준 가량 떨어졌지만 가속 성능은 거의 같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가속력은 2.0ℓ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감각을 보인다. 오르막길이나 고속 주행에서도 무난히 속력을 더할 수 있다. 승차감은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 만큼 부드럽게 설정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차급의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하는 느낌이다. 굽이진 지방도로에선 롤링이 제법 생겨나 안정성이 아쉽다. 고속도로에선 제한속도를 살짝 넘기자 풍절음이 들려온다. 엔진음이 없는 전기차 특성상 다른 소리가 두드러진다.


 새 니로 EV의 배터리 용량은 64.8㎾h다. 제원만 보면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공차중량이 1.7t 정도에 불과해 효율이 높다. 복합 기준 5.3㎞/㎾h의 전력 효율이다. 급가속과 고속 주행이 잦았던 구간에선 평균 5.0㎞/㎾h의 수치를 보였고, 일상적인 운전법으로 달렸을 때엔 6.1㎞/㎾h까지 올라갔다. 인증 받은 주행가능거리는 401㎞이지만 충분히 더 멀리 갈 수 있어 보인다.

 높은 효율은 배터리 상태 최적화 시스템에 있다. 니로 EV는 기온이 낮을 경우 배터리 예열을 통해 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관리하며 급속 충전소를 목적지로 정하면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맞춰 충전 성능을 높인다.

 주행모드는 에코, 일반, 스포츠 세 가지를 제공한다. 각 모드별 가속페달 무게는 확연히 다르다. 회생 제동은 패들 쉬프트 레버를 통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가장 강하게 할 경우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없이도 차를 멈출 수 있는 원 페달 기능을 쓸 수 있다. 이밖에 회생제동은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유지할 때, 전방 교통 흐름, 운전자 감속 패턴에 따라 강약을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2.0을 지원한다.


 ▲전동화 가리키는 이정표의 역할
 니로는 전용 전기차 시대가 막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전기차를 앞세워 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부분 전동화에서 완전 전동화로 넘어가는 중간 위치에서 든든한 이정표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 가운데 니로 EV는 특유의 상품성과 가격대 가치로 전기차의 장점을 알리는 선구자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개소세 인하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 가격은 4,640만~4,91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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