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분위기 및 전장 기술 탑재
-2.0ℓ 가솔린 엔진의 깔끔한 주행 성능
이보크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시리즈 중 막내를 담당한다. 하지만 하는 행동과 역할은 형들을 뛰어 넘기에 충분하다. 실제 이보크는 2011년 첫 출시와 동시에 "올해의 SUV", "올해의 디자인" 등 세계적으로 총 200여 개가 넘는 수상 경력과 함께 럭셔리 소형 SUV 세그먼트를 이끌었다. 이는 소비자 반응으로 연결돼 1세대는 글로벌에서 75만대 이상 판매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증가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도 1만대 이상 나가며 판매 신장에 공을 세웠다.
현행 2세대는 1세대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구형보다 넓은 실내 공간, 편의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또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브랜드 최초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갖춰 상품성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국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신형 이보크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Pivi) 프로를 적용하고 친환경 시대를 위한 파워트레인 확대와 소비자 혜택 강화를 위한 가격 정책까지 갖춰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이보크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디자인은 여전히 아름답다. 현대적이며 세련되고 우아하다. 여기에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이어받아 한층 미래지향적인 모습도 보인다. 앞은 작은 헤드램프와 사각형 주간 주행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은 그릴 안에는 독특한 모양의 패턴을 집어넣었고 브랜드를 상징하는 레터링은 보닛에 큼직하게 붙어있다. 범퍼 면적도 상대적으로 넓다. 두 줄의 핀을 추가해 멋을 냈고 펜더를 부풀려 차가 더 넓어 보인다.
옆은 독보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짧은 길이는 물론 프론트, 오버행 역시 일반적인 SUV와 비율이 사뭇 다르다. 반면 큼직한 휠과 위쪽으로 치켜올린 벨트라인은 역동성을 강조한다. 쿠페 스타일에 날렵한 루프라인을 더해 보다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보닛과 도어 장식은 물론 차체 일체형 전개식 도어 핸들은 매끄러운 보디 라인을 완성하며 차별화된 우아함과 미래지향성을 보여준다. 이 외에 시승차는 R-다이내믹 트림으로 곳곳에 유광블랙으로 포인트를 줬다. 은은한 골드 컬러 차체와 맞물려 기품을 더한다.
뒤는 레인지로버 시리즈를 따라간다. U자형의 크기가 작은 테일램프, 블랙으로 이어진 레터링, 둥글게 감싼 범퍼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여러모로 기교를 많이 부린 모습인데 조잡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균형감이 상당하며 작은 차체를 가진 입문형 SUV도 충분히 듬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실내는 간결하다. 불필요한 버튼을 최소화하고 큼직한 터치 패널로 마무리했다. 특히 깔끔한 표면과 절제된 라인으로 시각적 방해 요소를 배제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터치 프로 듀오다. 상하 각각 10인치 듀얼 스크린으로 분리된 구성으로 여러 가지 기능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인포테인먼트 구성도 마음에 든다. 그래픽이 화려하고 연동성과 반응도 빠르다. 순정 티맵은 만족도를 키우고 공조장치 조작도 꽤 신선하다. 이와 함께 2개의 LTE 모뎀과 세계 최초 듀얼 e심(eSIM) 장착으로 어디에서든 통신망 사용이 가능하다. 16개의 개별 모듈을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소타(SOTA, Software-Over-The-Air) 기능도 갖췄다. 덕분에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 외에 차체 바닥을 보여주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는 정교한 카메라로 주차가 까다로운 공간, 도로 연석이 높은 곳, 오프로드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최대 530㎜ 도강이 가능한 이보크의 수심 감지 기능은 센서를 이용해 물의 깊이를 파악하고 피비 프로에 수심 정보를 안내해준다.
합을 맞추는 각종 사륜구동 정보도 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센터터널에는 길쭉한 전자식 변속레버가 전부다. 플로팅 타입으로 아래에는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가 있고 뒤쪽에는 큼직한 컵홀더가 마련됐다.
고급 소재와 견고한 마감은 레인지로버의 특권이다. 이보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했으며 우아함과 안락함을 키운다. 투톤 컬러의 가죽시트 및 기능과 멋을 동시에 잡은 대시보드 및 도어 패널 소재도 자꾸만 만지게 된다. 여러 조합의 무드등과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감성 품질을 더하는 요소다.
콤팩트 SUV임에도 21㎜가 길어진 휠베이스, 11㎜ 더 확보된 뒷좌석 레그룸으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효율적인 내부 설계를 통해 총 26ℓ의 수납 공간도 마련했다. 또 기존보다 더 커진 591ℓ의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며 폭도 넓어져 접이식 유모차나 골프 클럽 세트 등도 편리하게 실을 수 있다.
▲주행
신형 이보크는 모든 트림을 가솔린으로 준비했다. 탈 디젤화 기조에 맞춘 재규어랜드로버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을 따른다. 회사는 친환경 파워트레인 확대 전략의 일환이며 증가하는 가솔린 엔진에 대한 수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4기통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 249마력과 1,300~4,500rpm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37.2㎏∙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그 결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6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변속기는 ZF사 9단 자동이 맞물리며 전 트림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주행을 이어나갈 때는 가솔린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인상적이다.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리면서 탑승자 모두에게 쾌적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우수한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도 힘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레인지로버 시리즈가 보여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주행감이다.
욕심을 부려 스로틀을 열면 깊게 숨을 고른 두 힘차게 나간다. 그만큼 터보랙은 다소 있는 편이지만 한번 탄력을 받으면 거침없이 속도를 올리며 아쉬움을 날린다. 극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스포츠 모드는 따로 없다. 변속레버를 옆으로 옮기면 기어비를 촘촘히 당기는 S모드가 있기는 하지만 큰 즐거움을 주기는 힘들다.
9단 자동은 차분하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저속보다 중속과 고속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고단으로 올라갈수록 엔진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는다. 시속 100㎞ 기준 일반적인 정속 주행에서는 1,500rpm 밑으로 내리며 최대한 연료를 아끼고 빠른 속도로 일정하게 달릴 때는 고회전을 적극 사용하면서 속 시원한 크루징을 제공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숨은 조력자다. 해당 시스템은 자동차 감속 중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엔진 구동을 보조하는 데 쓴다. 이를 통해 연료효율을 크게 개선시킨다. 특히 엔진과 궁합이 잘 맞는 게 특징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자연스러운 감각을 키운다. 덕분에 운전자는 부담 없이 편하게 차를 다룰 수 있다.
우수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는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다. 랜드로버만의 기술력이 빛을 발휘하며 정교한 시스템을 사용해 어느 지형에서도 최상의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 주행 조건에 맞는 지형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엔진 반응, 트랙션 컨트롤 개입 등을 조정한다.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잔디밭/자갈길/눈길, 진흙 및 요철, 모래, 암반 등 7가지 모드로 구성돼 있으며 운전자가 직접 선택해 주행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차선 유지 어시스트, 후방 교통 감지 기능, 사각지대 어시스트,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시그널 부스터 등 다양한 안전 기능을 탑재해 주행 중 마주하는 여러 상황에서 탑승자 모두를 안심시킨다.
▲총평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랜드로버의 정체성과 품격을 가장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차다. 그만큼 본분과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탄탄한 만듦새와 고급스러운 감각, 알찬 상품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콤팩트 SUV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고 신형다운 이미지와 기대감도 전부 충족한다. 마지막으로 신형으로 오면서 가격까지 합리적인 숫자로 바뀐 점은 더욱 마음을 사로잡는다. 힘차게 날아오를 이보크의 야심찬 질주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된 가격은 P250 S 6,790만원, P250 SE 7,460만원, P250 R-다이내믹 SE 7,890만원이며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