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공간 승부, 현대차 스타리아 라운지

입력 2022년07월05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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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모빌리티 엿볼 수 있는 실내 공간 조성
 -낡은 디젤 엔진, 생각보다 조용해

 현대자동차가 2021년 내놓은 MPV 스타리아는 길이 5,255㎜, 너비 1,995㎜, 높이 1,990㎜의 큰 차체를 바탕으로 "이동하는 공간" 가치를 앞세운다. 아직 내연기관을 버젓이 탑재하지만 공간에 대한 재해석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통해 모빌리티 시대의 탈 것에 대한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그리고 공간 활용성은 이전 세대 스타렉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의 미리보기
 스타리아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테마 "인사이드 아웃"을 적용했다. 인사이드 아웃은 실내 공간성과 개방감을 외장까지 확장한 개념이다. 덕분에 외관은 그 어떤 상용차에서도 보기 힘든 간결한 면과 명쾌한 선들로 채워졌다.



 외관은 LED를 적극 활용한 등화류와 단순한 면 처리가 미래적인 분위기를 낸다. 전면부는 후드와 범퍼 경계를 가로지르는 LED가 가장 눈에 띈다. 그 아래로는 헤드램프를 품은 메쉬 패턴 그릴이 범퍼를 가득 채운다. 풀-LED 형식의 헤드램프는 픽셀을 키운 형태다. 픽셀 구조는 세로형 테일램프에도 적용했다.





 측면은 원박스에 가까운 스타일과 거대한 측창이 돋보인다. 덕분에 공간감이나 쾌적한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휠하우스를 따라 동그랗게 부풀린 펜더에서는 역동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도어 핸들과 사이드 미러, 알로이 휠 등의 요소에는 기하학적 조형성을 채택해 차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따른다. 후면부는 측창만큼 거대한 유리와 이를 포함하는 도어 면적이 압도적이다. 와이퍼는 스포일러에 숨겨 깔끔한 이미지에 한 몫 한다.





 실내는 외관의 현대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다. SUV보다 높은 시트 포지션은 분명 상용차인데 수평으로 길게 뻗은 송풍구와 버튼식 변속 레버, 패들 시프트 등 주변을 아우르는 여러 요소는 전혀 그렇지 않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스티어링 휠보다 위로 보이게 설치해 HUD가 없어도 충분히 전방을 바라 볼 수 있도록 했다. 센터페시아엔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12.3인치가 흐름으로 자리하는 승용차를 감안하면 아쉽지만 정보 표시량은 부족하지 않다. 게다가 폰 프로젝션, 현대 카페이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앰비언트 무드 램프도 두드러진다. 센터 콘솔, 도어 트림 등을 밝히는 무드 램프는 64색을 낼 수 있다. 보스의 음향 시스템은 차급을 넘어서는 음질을 발휘한다. 

 곳곳에 배치한 수납 공간은 감각적이다. 운전석 A필러 쪽 컵홀더뿐 아니라 계기판 앞, 모니터 뒤, 센터 콘솔 아래까지 사물함을 마련했다. 센터 터널을 없애 운전석에서 동반석으로 이동이 자유로운 점도 인상적이다.




 자동차에 있어 "넓다"라는 의미는 뒷좌석이나 적재공간이 넉넉하다는 의미다. 스타리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은 2열 좌석에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적용했다. 전동으로 움직이는 시트는 180도로 완전히 누울 순 없지만 머리부터 다리까지 체중을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다. 2열 좌석이 이 차의 핵심인 이유다. 라운지 9인승의 경우 2열에 180도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링 시트(Swiveling Seat)를 제공해 역방향으로 앉아 3열 좌석 탑승자와 마주보며 여행할 수 있다. 3열 좌석은 싱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슬라이딩과 폴딩, 팁업 모드를 준비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디바이스 충전을 돕는 USB 포트도 챙겼다.


 차체가 긴 만큼 뒷좌석 승객과의 소통을 위한 품목도 준비했다. 후석 대화모드는 2·3열 탑승자와 원활한 대화를 돕고 후석 뷰는 실내 천장에 장착한 카메라로 상황을 살필 수 있다. 뒷좌석 오디오 기능을 비활성화 할 수 있는 후석 취침모드도 사용 가능하다.

 ▲의외로 정숙하지만 아쉬운 승차감
 엔진은 R 2.2ℓ VGT 디젤을 탑재해 최고 177마력, 최대토크 44.0㎏·m를 낼 수 있다. 등장한 지 오래된 엔진이지만 아직 현역으로 뛰기엔 무난한 동력을 뽑아낸다. 고속도로나 오르막길에서도 풍부한 회전력을 활용해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정도다.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도 매끄럽다.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HTRAC은 평소 80:20의 비율로 앞·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한다. 덕분에 3,275㎜의 긴 휠베이스에도 뒷바퀴가 끌려오는 느낌이 적다. 또한 2m에 가까운 높이지만 저중심 플랫폼을 적용해 생각보다 좌우 롤링이 적어 중형 SUV 수준의 핸들링을 보여준다. 아울러 소음·진동은 생각보다 준수하다. 물론 부드러운 승차감은 뒤로 갈수록 승합차 특징 그대로다. 승합 용도를 위해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했지만 3열 탑승자는 위아래 반동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연료효율은 10.8㎞/ℓ(복합 기준)를 인증 받았다. 시승 중 도심에서 8.0㎞/ℓ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고속도로에 오르자 12.8㎞/ℓ까지 올랐다. 큰 차체와 네 바퀴를 굴리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PBV 시대에 대응하는 기대주
 스타리아는 현대차가 향후 선보일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에 대한 초안으로 꼽힌다. 승용과 상용 경계에 있는 차에 어떤 가치를 담을 지 소비자가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라운지 트림은 사람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품목을 채워 넣었다. 특히 디자인은 정체성을 흔들 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 현대차의 PBV 시대를 기대하게 만든다. 스타리아 라운지 가격은 3,661만~5,963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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