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진짜가 돌아왔다, 쌍용차 토레스

입력 2022년07월06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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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새 디자인 언어 적용
 -합리적인 상품 구성 인상적

 쌍용차가 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인수 대상자인 KG그룹은 회생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중이고 수출이 활기를 보이면서 적자폭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쌍용차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관심과 응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브랜드 전환을 알리는 SUV 토레스가 본격 출시됐다. 새 차는 정통 SUV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강인한 디자인과 최신 디지털 기술을 더해 시장에서 경쟁할 예정이다. 그래서 슬로건도 "진짜가 돌아왔다(The Real is back)"로 정해졌다. 쌍용차 구원투수가 될 토레스를 직접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토레스는 길이 4,700㎜, 너비와 높이는 각 1,890㎜, 1,720㎜이며 휠베이스는 2,680㎜다. 길이와 너비는 현대차 투싼과 싼타페 사이에 위치한다. 반면 높이와 휠베이스는 투싼, 스포티지보다 낮고 짧다. 그 결과 전체적인 형상은 티볼리 에어처럼 롱보디 타입 SUV 느낌이 강하며 준중형과 중형 SUV 사이에서 틈새 시장을 노린다.

 앞은 단연 시선을 끈다. 힘 있는 라인과 풍부한 볼륨감을 통해 만들어낸 조형미가 상당하다. 성벽에서 영감을 받은 그릴과 북두칠성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 조화도 좋다. 얇은 헤드램프와 수직 그릴이 듬직한 앞 모습을 완성한다.

 옆은 강인하고 디테일한 선의 연결이 인상적이다. 각진 형태의 휠 아치는 물론 굵은 캐릭터라인 등이 멋을 더한다. 뒤로 갈수록 루프가 살짝 솟아 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는 예전 코란도 훼미리를 오마주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C필러는 루프 안쪽까지 깊게 투톤 컬러를 칠해 마치 집게로 움켜 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차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듯한 믿음까지 들게 한다.

 뒤는 쌍용차가 추구하는 정통 SUV를 구현했다.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시와 LED 테일램프가 당당한 존재감과 세련미를 더한다. 특히 제동등은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리"의 문양을 표현했다. 토레스는 대한민국 정통 SUV이며 쌍용차가 대한민국 자동차회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쪽에 치우쳐진 트렁크 손잡이와 토레스 및 쌍용 레터링도 포인트다.

 실내는 수평 구조 대시보드를 통해 심플하면서도 개방감을 살렸다. 회사는 슬림&와이드 콘셉트로 인체 공학적 설계를 거쳐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는 큼직한 세 개의 화면이 있다. 먼저 얇은 디지털 계기판은 상하단부가 커트된 스티어링 휠과 함께 운전자에게 최대한 넓은 시계를 제공한다. 또 내비게이션 방향지시 정보를 비롯해 운전모드, 주행상태, 주행 기록 등 운행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직관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플로팅 타입의 12.3인치 인포콘 AVN 모니터가 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조작 편리함을 갖췄고 자체 제공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 AI 기반 첨단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은 원격제어와 안전 및 보안, 자동차 관리, 어시스턴트 정보,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고로 에어백이 작동됐을 경우 인포콘 상담센터를 통해 상황에 맞는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에어백 전개 알림 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10년 무상 제공된다.

 바로 아래에는 8인치 버튼리스 디지털 통합 컨트롤 패널이 있다. 통풍 및 열선시트, 통합 주행모드, 공조장치, 스마트 테일게이트, 오토홀드 등 운전자가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합해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화면 안에 탑재한 기능으로 물리적 버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센터 터널 역시 부츠타입 변속 레버가 전부다. 요즘 대세인 조그셔틀이나 버튼식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니 오프로드 주행 시 보다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길쭉한 기존 레버를 탑재했다고 말했다. 주변은 온통 수납함이다. 휴대폰 무선충전패드도 넓고 컵홀더와 키홀더 등을 큼직하게 마련했다. 실내 디자이너는 커버를 마련해 덮을 생각도 했지만 SUV 본연의 실용성을 순수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센터터널 디자인 배경을 설명했다.

 2열은 넉넉하다. 특히 머리 위 공간이 광활하다. 가운데 턱도 낮아 성인 남자 세 명도 충분히 장거리 이동이 가능할 듯하다. 반면 시트 활용도는 살짝 아쉽다. 슬라이딩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리클라이닝 역시 라이벌 대비 각도가 좁다. 

 트렁크는 기본 703ℓ를 제공한다.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를 수납하고도 여행용 캐리어를 추가로 실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2열을 접으면 최대 1,662ℓ까지 늘어나 캠핑 및 차박 등 레저 활동에도 뛰어난 공간성을 자랑한다. 바닥에 별도 러기지 트레이가 있어 구획을 나눠 알찬 수납이 가능하다.

 ▲성능
 동력계는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m를 내며 업그레이드 튜닝으로 기존 엔진 대비 출발 시 가속성능을 10% 높였다. 운행구간(60~120㎞)의 가속성능도 5% 키워 실생활 퍼포먼스형 파워트레인으로 거듭났다. 효율은 복합 기준 11.2㎞/ℓ(2WD)로 기존과 비슷하다. 이 외에 친환경성을 인정 받아 제3종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획득한 덕분에 혼잡통행료와 공영∙공항주차장 이용료 50~60% 감면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시동을 걸면 차분하게 등장을 알리며 달릴 준비를 마친다. 이후 파워트레인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무난히 차를 이끈다. 박진감이 있거나 펀치력이 좋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반응이 더디거나 답답한 건 더욱 아니다. 꾸준히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부드러운 가솔린 엔진 특징이 드러난다. 파워트레인과 합을 맞추는 부품들은 각자 위치에서 성실하게 제 역할을 해낸다.

 고속으로 향할수록 엔진음이나 풍절음과 같은 실내에 들어오는 소음도 많이 줄었다. 그만큼 정숙성 부분에서 제법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실제 토레스는 구조용 접착제 및 차체 패널 강성을 높이고 각 필러에 흡음재를 추가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아이들링은 물론 급가속과 같은 상황에서도 불쾌한 사운드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브레이크 응답성도 좋은 편이다. 크게 모난 곳 없이 다양한 상황에서 차를 일정하게 잡아 세운다. 이 외에 변속기는 반 박자 여유롭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핸들링의 경우 스티어링 휠 무게는 적당히 조작하는 맛이 좋지만 피드백은 차분하다. 이 차를 가지고 적극적인 운전을 하기보다 차분하게 주행하는 걸 추천한다. 

 운전 모드별 차이는 크지 않다. 스포츠라고 극단적으로 세팅이 달라져 반전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 조금 나은 스로틀 반응과 묵직한 스티어링 휠 감도를 경험하는 수준이다. 역동적인 주행보다 여유를 갖고 장거리 크루징 시 매력이 돋보인다. 그만큼 든든한 안전 기능이 실시간 주행에 큰 조력자가 된다.

 토레스에는 능동형 주행안전 보조 기술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포함해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 딥컨트롤이 들어간다. 앞 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중심을 추종해 주행하는 IACC가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 안정적인 보조 제어를 제공한다. 

 차로 변경 시 후측방 차의 충돌 위험을 경고해 주는 후측방 경고(BSW)와 사고를 방지하는 후측방 충돌보조(BSA) 기능까지 적용돼 있다. 특히 ESP 기능 중 새롭게 추가된 다중충돌방지 시스템(MCB)은 1차 사고로 운전자가 자동차 제어가 불가능할 경우에 자동으로 10초간 브레이크를 작동하여 추가 상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기능을 활성화하면 운전자가 신경 쓸 일이 크게 줄어든다. 구현 과정도 매끄럽고 반응도 빨라 저절로 믿음이 간다. 여기에 높은 시트포지션과 넓은 사이드미러 및 유리창 면적을 갖고 있어 운전이 서툰 사람들도 SUV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총평 
 토레스는 쌍용차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줄 중요한 신차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회사는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고 노력의 결과물은 비교적 성공적이다. 직접 차를 살펴보고 앉아보고 운전해보면 느낄 수 있다. 정체성을 찾은 디자인부터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디지털 구성, SUV 본질을 향한 공간 활용 능력만 봐도 달라진 쌍용차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여기에 합리적인 파워트레인과 매혹적인 가격표까지 보고 있으면 저절로 구매 리스트 맨 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런 점이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은 덕분에 올해 생산할 물량은 이미 계약이 완료됐다. 쌍용차 변화는 이제 시작이며 첫 단추를 잘 꿰맨 것 같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T5 2,740만원, T7 3,02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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