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무서운 추격자, BMW i4 e드라이브 40

입력 2022년07월20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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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찬 상품구성과 합리적인 가격 장점
 -BMW식 운전 재미는 여전해

 추격자는 항상 긴장해야 하는 존재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맹렬히 앞만 보며 질주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한 만큼 나아갈 길을 정확히 알고 있고 실수를 최소화하며 내공을 쌓는 수준도 상당하다. 그 결과 추격자의 공격적 행보는 자칫 순위가 뒤바뀌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며 새로운 리더 탄생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치열한 순수 전기(BEV) 세단 시장에서는 쫓고 쫓기는 자의 경쟁이 더욱 두드러진다. 테슬라가 모델 3로 해당 영역을 개척하며 앞서갔다면 BMW는 i4를 내세워 바짝 따라잡고 있다. 독기 품은 패스트 팔로어 면모를 살펴보기 위해 i4 e드라이브 40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전체적인 형상은 신형 4시리즈와 맥을 같이한다. 전면부를 가득 채운 키드니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 낮은 자세가 대표적이다. 다만 BEV 특징을 살려 그릴은 상당 부분 막혀있으며 양쪽 공기흡입구 역시 크기가 다소 작다. 그렇다고 답답하거나 실용적인 느낌은 아니다. 다양한 패턴과 유광블랙 조합으로 여느 BMW처럼 스포티한 이미지만 풍긴다. 옆은 공기 역학을 고려한 휠이 인상적이다. 

 무게를 줄이고 주행 거리도 늘려 준 일등 공신 아이템인데 멋까지 챙겼다. 안쪽으로 숨겨 놓은 도어 손잡이도 신선하다. 뒤는 우아하게 떨어지는 트렁크 라인과 가로로 찢은 테일램프, 한껏 부풀린 범퍼가 눈에 들어온다. 차명을 나타내는 레터링만 제외하면 내연기관 4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투톤 범위를 확대하고 디퓨저를 추가한 덕분에 잘 달릴 것 같은 기대감도 키운다.

 실내 대시보드 상단에는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옆에서 보면 유연한 곡선과 함께 살짝 떠 있는 형상이 일품이다. 안을 채우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훌륭하다. 새롭게 들어간 8세대 i드라이브는 운전자와 자동차 간 상호작용을 확장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케 한다. 그래픽은 물론 연동성과 반응도 무척 빠르다. 차의 모든 기능을 타일 형식으로 일목요연하게 마련한 점도 마음에 든다.

 거대한 와이드 화면을 제외하면 실내 디자인은 여느 BMW와 다르지 않다. 송풍구 주변과 몇몇 버튼이 조금 바뀌었지만 마니아가 아니면 찾기 쉽지 않다. 변속기 주변도 마찬가지다. 파란색 레버와 시동 버튼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낮은 자세를 연출하는 시트는 몸을 잘 지지해준다. 덕분에 적극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2열은 무난하다. 큰 불편함 없이 이동을 보장하며 질 좋은 가죽으로 감싸 고급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해치 형태로 열리는 트렁크는 입구가 넓어 물건을 넣기 쉽다. 양 옆은 물론 아래에도 여분의 깊은 공간이 있다. 네모 반듯한 트렁크를 잘 활용하면 차박도 문제 없을 듯하다.

 ▲성능
 시승차는 가장 수요가 높은 i4 e드라이브40이다. 1개의 전기모터가 들어간 후륜구동 차로 최고 340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단 5.7초다. 또 84㎾h 대용량 배터리팩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준수한 실력을 보여준다. i4 e드라이브40의 경우 복합 429㎞를 보여주며 최대 205㎾ 출력의 DC 고속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할 경우 10분 만에 최장 164㎞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가속감은 생각보다 차분하고 부드럽다. 여유롭게 속도를 올리고 흐름에 맞춰 편안한 감각을 전달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전기 에너지 특유의 강력한 힘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도심 속 주행을 고려한 이상적인 세팅으로 부담 없이 누구나 손쉽게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강한 전기 힘을 아낌없이 쏟아 부으며 냉철한 성격으로 변모한다. 몰입감이 상당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도로를 누빌 수 있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공동 개발한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이 한 몫 한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이며 마치 우주선 안에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울림이 상당하고 전기 에너지 양에 맞춰 각기 다른 톤으로 긴장감을 연출하는데 중독성이 강하다. 가속페달 조작 정도와 속도에 따른 피드백을 제공해 한층 감성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중독성 강한 사운드와 함께 코너를 공략하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3시리즈 세단 대비 최대 53㎜ 낮은 무게 중심을 바탕으로 앞뒤는 물론 좌우 하중 이동까지 잡아 50:50의 무게 배분을 유지하며 코너링 성능을 높인다. 배터리가 묵직하게 눌러주는 BEV 특징까지 살려 더욱 안정적이면서 깔끔한 자세를 연출한다.

 달리기 실력 만큼이나 놀라운 부분이 있다. 바로 자연스러운 회생 제동이다. i4에 들어있는 적응형 회생제동은 물건이다. 해당 기능은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AI)이 주변 상황 및 교통 흐름을 다각적으로 판단해 회생제동 강도 및 관성주행 여부를 스스로 조절해 회생 효율을 최적화 한다. 앞 차와 거리를 판단하는 건 물론 로터리나 신호등처럼 현재 주행 중인 위치와 도로 흐름까지 미리 확인한 덕분에 운전자가 의식적으로 밟는 내연기관차 제동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적응형 회생제동은 최적의 반응으로 탑승자 모두에게 깊은 만족을 줬다. 또 이질감을 크게 줄인 결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길에서도 스트레스가 없고 쾌적한 실내 주행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가져갈 일도 거의 없어 진정한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똑똑한 회생제동은 주행가능 거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환경부 인증 429㎞를 훌쩍 뛰어 넘은 것. 심지어 500㎞대에 육박하는 실력으로 운전하는 내내 놀라움을 안겨줬다. WLTP 기준인 500㎞ 후반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주중 출퇴근 및 도심에서 차를 몰기에 충분한 거리를 보여줬다. 잘 활용하면 1주일에 한번만 충전해도 마음 놓고 탈 수 있을 듯하다.

 ▲총평
 BMW i4는 전기 세단 시장에서 누구보다 강력한 존재다. 오랜 시간 자동차를 만들어온 기술 노하우가 전기 파워트레인에서도 빛을 발휘하며 탄탄한 완성도로 증명한다. 여기에 뛰어난 상품구성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춰 소비자 관심을 적극 이끌어낸다. 직접 차를 살펴보고 함께하면 감동은 더 커진다.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기대 이상의 만족을 안겨준다. i4가 그려나갈 전기 세단의 판도와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 

 가격은 i4 e드라이브40 M 스포츠 패키지 6,650만원, i4 e드라이브40 M 스포츠 프로가 7,310만원이다. 여기에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지역에 따라 i4 e드라이브40의 경우 최대 580만원대까지 지원받아 구매 가능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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