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가이딩 스타의 존재감, 폴스타 2 롱레인지

입력 2022년07월22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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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능보다 편안함에 집중한 성능
 -브랜드 티저의 임무 수행 중

 폴스타 2는 아직 낯선 폴스타 브랜드를 책임지는 주력 제품이자 엔트리 제품이다. 폴스타가 SUV 라인업 폴스타 3를 출시하기 전까지 판매하는 유일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폴스타 2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렇다면 제품 가치는 어떨까? 폴스타가 폴스타 2를 통해 제시하는 비전을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 스타일
 외관은 곳곳에 날을 세워 첨단 이미지가 가득하다. 헤드램프에선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T자형 LED 때문에 볼보 향기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별 모양의 폴스타 엠블럼을 중심으로 모서리를 강조한 디자인 덕분에 볼보와 전혀 다른 조형성을 보인다. 엔진 냉각이 필요없는 배터리 전기차지만 내연기관차의 그릴을 모사해 카메라, 레이더 등의 센서를 숨기기도 했다.





 측면은 날렵한 스포츠 세단의 실루엣을 보여준다. 여기에 간결한 면 처리와 A필러를 검게 칠하고 차체 사방엔 플라스틱 클래딩을 둘러 크로스오버 성격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이드미러는 부피 감소에 따른 공력성능 향상을 위해 프레임을 없앴다. 시야 각도를 바꿀 때 미러 커버가 통째로 움직이긴 하지만 후측방 시야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후면부는 LED 테일램프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구성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그 가운데 폴스타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을 위해 크롬 도금 부품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실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거주 공간 전반에 불필요한 모든 것을 감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구현했다. 그래서 버튼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조작엔 어려움이 없다. 음성 제어와 원활한 사용자 환경을 지원하는 볼보의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유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아리아"를 불러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에어컨 등을 제어할 수 있다. 가정 내 사물 인터넷을 연결하면 이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디지털 계기판은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색상을 많이 쓰지 않았지만 각 정보의 경계를 명확히 한다. 표시되는 정보는 내비게이션, 속도, 배터리 잔량, 회생제동 수준 등으로 운전 중 꼭 필요한 것만 담백하게 보여준다. 시동 버튼은 따로 없다. 센서가 운전자 착좌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켜지는 방식이다. 운전자는 기어 레버만 "D"로 움직여 주행을 시작하면 된다.

 실내 주요 패널에는 지속가능한 소재들로 구성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대시보드는 패브릭 느낌의 트림을 덧대 포근한 느낌이다. 센터콘솔은 상단에 커버를 덧씌워 놓은 것처럼 생겼다. 덕분에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의 간격이 극단적으로 짧아져 전투기 콕핏을 연상하게 한다. 반면 앞좌석에서 팔을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좁아졌기 때문에 공간을 더 작아 보이게 하는 단점도 있다. 통유리로 처리한 천장은 열리지 않지만 넓은 개방감을 준다. 하지만 여름철 자외선을 완전히 차단하기엔 모자라다.





 바닥은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CMA) 탓에 평평하지 않다. 특히 센터 터널은 배터리를 가득 채워 높이가 상당하다. 뒷좌석은 준중형 세단의 공간을 보여준다. 트렁크 크기는 405ℓ로,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095ℓ까지 늘어난다. 보닛 아래도 45ℓ의 작은 적재공간을 준비했다.

 ▲모자라지 않는 힘, 괜찮은 주행성능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최고 231마력(170㎾), 최대토크 33.7㎏·m를 발휘하는 모터가 앞 차축에 배치됐다. 배터리 용량은 78㎾h로 고성능 제품인 듀얼모터와 같다. 회사가 밝힌 0→100㎞/h 가속 시간은 7.4초. 가속력은 강하진 않지만 부드럽게 이어진다. 마치 2.0ℓ 엔진과 8단 이상의 자동변속기를 얹은 중형 세단의 느낌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17㎞다. 3단계 조절이 가능한 회생 제동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주행거리를 조금 더 늘릴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환경부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볼보 순수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하체는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설정이 이뤄졌다. 요철을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으며 코너링에서도 웬만해선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다. 전체적인 무게 중심은 낮은 편이어서 민첩한 핸들링도 지원한다. 동시에 고성능 듀얼모터의 올린즈 서스펜션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해 일상 주행에서 거부감이 적다. 별도 주행모드를 제공하진 않지만 스티어링 휠 무게감 등을 직접 고를 수 있다.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인 파일럿 팩은 볼보의 파일럿 어시스트와 동일하다. 활성화 조건이 갖춰졌을 때 스티어링 휠 좌측 버튼을 한 번만 눌러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 대가는 350만원이다.

 ▲브랜드 기대치 끌어올리는 티저 같은 차
 폴스타 2는 아직 생소한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데 주력한다. 하지만 엔트리카로서 그 역할은 쉽지 않다. 그러나 폴스타만의 디자인 기법과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막내가 이 정도면 다른 윗급 차들은 얼마나 뛰어날까"라는 그런 기대 말이다. 그런 면에서 폴스타 2는 티저 라인업으로도 볼 수 있다. 폴스타 2 가격은 5,490만원부터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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