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 속 첫 서율 대회 출전
-긴장감의 연속이던 개러지 분위기
-전동화로 향하는 열정 기대
2021/2022 ABB FIA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의 서울 대회(서울 E-프리)가 8월13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시작했다. 포뮬러E는 단순한 모터스포츠가 아닌 자동차 회사들의 전동화 기술을 레이스를 통해 뽐내는 또 하나의 모터쇼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열린 첫 포뮬러E 경기로 화제를 모았다. 이 가운데 포뮬러E 초창기부터 활약 중인 DS테치타팀과 함께 현장을 살펴봤다.
DS는 2015년 브랜드 론칭과 함께 모터스포츠 부문인 DS퍼포먼스를 설립했다. 출범 당시부터 전동화를 염두해 뒀기 때문에 포뮬러E 참가는 당연한 행보였다. DS는 포뮬러E의 두 번째 시즌인 2015/16부터 출전하다 2018/19 시즌부터 테치타팀과 파트너십을 맺고 DS테치타로 활동 중이다. 이 팀은 2018/19, 2019/20 시즌에 연속으로 팀 챔피언십 1위와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을 달성해 올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DS테치타는 팀 순위 3위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드라이버는 장 에릭 베르뉴,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로, 각각 드라이버 부문 4위와 5위를 기록중이다. 13일 연습 첫 경기에서 베르뉴는 1분22초169의 랩타임으로 5위를, 다 코스타는 1분22초552로 16위의 성적을 냈다. 이어진 연습 2경기에서 베르뉴는 1분21초233의 기록으로 1위를, 다 코스타는 이보다 0.585초 늦은 기록으로 9위의 성적을 냈다. 이들은 지난 11일 있었던 기자간담회를 통해 날씨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예선 첫 경기를 마친 선수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포뮬러E의 예선은 다른 모터스포츠와는 다르게 토너먼트를 적용한다. 하지만 이들의 기록은 다음 예선에 참가할 수 없는 순위였다. 예선 결과에 따라 결승 출발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선수와 팀에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서울 E-프리는 대회에 참가한 모든 이에게 처음이다. 낯선 서킷 구조와 궂은 날씨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니나 다를까 지금까지 변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올리버 롤랜드(마힌드라레이싱팀)이 예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DS테치타는 9번째 그리드(베르뉴)와 12번째 그리드(다 코스타)에서 결승을 시작해야 했다.
이날 오후 4시에 시작한 결승은 대형 사고로 시작됐다. 8대의 경주차가 코너 벽을 들이받으면서 40여분간 경기가 중단된 것. 다행히 DS테치타는 두 대 모두 무사해 경주를 이어갈 수 있었다. 베르뉴는 가벼운 접촉으로 인해 머신의 노즈 일부에 손상을 입었지만 다 코스타와 함께 완주하는 데엔 성공했다. 이날 DS테치타는 6위(베르뉴)와 9위(다 코스타)를 기록했다. 모두 출발 때보다 3계단을 껑충 오른 셈이다. 시즌 드라이버 순위는 각각 4위(총점 136점)와 6위(118점)로 시즌 3위를 노리게 됐다.
서울 E-프리에서 보여준 그들의 열정은 순위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웠다. 경기 결과는 매회마다 이날의 날씨만큼이나 변동이 많지만 우승을 향한 집념은 모두 한결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기조는 DS의 좀 더 나은 전기차 만들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 DS는 포뮬러E에 쓰이는 배터리, 회생 제동, 주행 감성 등의 노하우를 양산차에 반영한다. 지속가능한 모터스포츠와 전기차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