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발전의 산실, 포르쉐 포뮬러 E 팀
-첨단 기술과 장비로 가득한 개러지 분위기
-20명의 숙련된 미캐닉 분주하게 움직여
2021/2022 ABB FIA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의 서울 대회(서울 E-프리)가 13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세계 최고 전기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 E는 올해 22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해 총 16라운드에 걸쳐 대장정을 펼치는 경기다. 다양한 완성차 회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전동화 전략과 기술 발전을 미리 엿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포르쉐는 포뮬러 E 대회에 진심인 브랜드다. 고성능과 전동화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시즌을 거듭할수록 실력을 다듬고 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4일 태그호이어 포르쉐 포뮬러 E 팀을 찾아 경주에 대한 열정을 직접 확인했다.
아침 일찍 포르쉐 포뮬러 E 팀 게러지를 찾아갔다. 연습주행 이후 경주차를 분석하기 위한 미캐닉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개러지는 정확히 반으로 나눠 파스칼 베를라인과 앙드레 로테레르의 경주차가 관리된다. 지붕에는 첨단 컨트롤 기계가 위치해 있다. 차의 상태를 전자 신호로 파악하고 진단하기 위한 장비로 가득하다. 파워트레인은 물론 배터리 상태까지 실시간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뒤쪽에는 미캐닉과 소통할 수 있는 별도의 테블릿, 헤드폰이 설치돼 있었다. 이와 함께 헬멧 건조기를 통해 주행 중 열과 땀을 바로 식히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벽 뒤로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며 주행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드라이버와 바로 소통하면서 최적의 주행 라인을 그리고 완성도를 높이는 공간이다. 패독은 모듈식 구조로 이뤄져 있고 약 4시간 정도면 모두 설치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모터스포츠와 다른 분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오직 전기 에너지로만 달리는 만큼 연료 및 각종 오일류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덕분에 패독이 한 층 깔끔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포뮬러 E는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경주 대회라서 물동량을 철저히 제한한다.
그 결과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타이어 개수가 한정돼 있다. 타이어를 번갈아 사용하는 F1과는 사뭇 다르며 한 켠에 여러 겹으로 쌓인 타이어 역시 어디에도 없다. 참고로 포뮬러 E는 올 시즌 피트스탑 없이 경주를 끝마친다.
패독 앞에는 거치대를 설치하고 카울을 점검하고 있었다. 기존 블랙과 화이트, 레드 조합 대신 블랙과 블루로 감싼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이 시선을 끌었다. 포르쉐 99X 일렉트릭은 서울 E-프리 레이스에 처음 투입됐다.
차에는 포르쉐와 태그호이어가 최초로 공동 개발한 스마트워치 "태그호이어 커넥티드 칼리버 E4 - 포르쉐 에디션"의 월드 프리미어를 기념하는 새로운 리버리가 적용됐다. 2021년부터 포르쉐와 태그호이어는 글로벌 파트너로 협력해오고 있으며 2019년부터 포뮬러 E 팀의 타이틀 파트너다.
경주차는 공동 부품과 개별 기술 노하우가 접목돼 완성된다. 배터리는 맥라렌으로부터 동일 하게 공급받는다. 이후 파워트레인 및 기어박스, 리어 서스 등은 전부 포르쉐만의 기술로 채워져 있다. 담당자는 쿨링을 비롯해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이 부분에서 포르쉐 모터스포츠 기술력은 최고를 향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동화를 바라보는 포르쉐의 자세는 어느 브랜드보다 진지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누구보다 빠르게 전기 에너지를 다뤄 결과물을 이끌어낸다. 양산차 타이칸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높은 시장 반응을 앞세워 리더 역할도 자처한다. 기술 근간이 되는 포뮬러 E를 통해 직접 살펴보니 자신감의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전동화 시대를 이끌 포르쉐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