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또 하나의 괴물, 아우디 RS5

입력 2022년08월1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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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사이징 터보로 돌아온 아우디 고성능 세단
 -강력한 가속성능 및 최대토크 인상적

 아우디 고성능 세단 RS5가 신형으로 돌아왔다. 새 차는 기존 V8 대배기량 대신 V6 다운사이징 터보를 얹어 시대 흐름에 맞췄다. 여기에 출력과 토크 영역을 넓히고 변속 패턴 및 하체 세팅을 전부 손 봐 역동적인 성격을 키웠다. 과감한 변화가 돋보이는 RS5의 매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성능
 핵심은 파워트레인이다. 엔진은 V형 6기통 3.0ℓ 트윈터보 직분사 가솔린이다. 최고 450마력, 최대토크 61.8㎏·m를 뿜어낸다. 여기에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에 3.9초가 걸릴 뿐이다. 안전제한 최고시속은 280㎞이며 효율은 ℓ당 복합 8.6㎞를 실현했다.

 기존 V8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다운사이징 터보가 그리 반갑게 느껴지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보면 아쉬움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무섭게 튀어나가며 눈 깜짝할 사이에 주변 시야가 사라진다. 몰입감이 상당해 눈 앞에 초점은 급격히 좁아지고 바늘은 운전자가 생각하는 숫자보다 높은 위치에 찍혀있다.

 비현실적인 가속력에 순간 말문이 막힌다. 이와 함께 6기통 3.0ℓ 엔진에서 나오는 실력이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는다. 강한 펀치력을 느낄 수 있는 건 80㎏·m가 넘는 엄청난 토크에 있다. 출력도 출력이지만 최대토크가 주는 힘이 엄청나다. 일반 도로에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발휘하며 RS배지가 주는 차의 성격을 온전히 드러낸다. 

 레드존을 향할수록 찢어지는 고음과 하염없이 올라가는 속도 바늘이 이성의 끈을 놓을 수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도 들게 한다. 차는 한계를 모르는 것처럼 끝을 향해 치닫고 일정 범위에 도달하면 폭탄이 터지는 듯한 배기음과 함께 단수를 바꾼다. 모든 과정은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데 운전자 머릿 속에 생생히 각인될 정도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코너에서는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이 일품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즉시 반응하며 매우 민첩하게 행동한다. 롤은 거의 느낄 수 없고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이 맞물려 진입과 탈출 모든 순간에서 정확한 자세를 구현한다. 과감하게 코너를 공략해도 문제 없으며 차에 대한 믿음과 운전 자신감은 저절로 높아진다.

 스티어링 휠에는 특별한 RS 버튼이 있다. 운전자 입맛에 차를 세팅해 마음대로 바꿔 탈 수 있는 마법 기능이다. RS1과 RS2로 나뉘며 주행 중 빠르게 변하는 성격이 인상적이었다. 도로 위에서 다양한 자세와 반응으로 즐겁게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브레이크는 과분하다. 370㎜ 대구경 프론드 디스크와 6피스톤 캘리퍼 조합만 봐도 알 수 있다. 언제든 원하는 순간 멈춰 세우며 조금의 미동도 없다. 마치 아스팔트를 갈고리로 내려 찍는 기분이다. 달리는 것만큼 서는 행위도 온통 화끈한 아우디식 고성능 세단이다.

 ▲디자인&상품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운드다. 실내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강하지 않다. 엔진음은 거의 들을 수 없으며 그나마 뒤에서 퍽퍽하고 터지는 후배기음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마저도 음악을 듣고 있으면 사라진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자극이 덜하며 RS가 주는 기대가 살짝 떨어진다. 고성능 차를 몰면서 감칠맛과 같은 사운드 세팅을 조금 더 스포티하게 바꿔주면 좋을 듯하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승차감 모드로 성격을 바꿨다. 맹렬히 질주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차분한 세단의 성격으로 돌아왔다. 심지어 일반 A5 스포트백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편하다. 서스펜션은 부드럽고 엔진 반응도 여유롭다. 말 그대로 승차감에 모든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덕분에 도심 속에서 큰 불편함 없이 RS5와 함께할 수 있었다.

 외관은 굵은 직선의 향연이 펼쳐진다. 절제미를 강조하는 아우디만의 정체성은 여전해 변화를 시도하되 최소한의 조치로 최대 효과를 냈다. 시각적으로 강렬하며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에도 충분하다. 고성능 트림답게 올 블랙으로 감싼 그릴과 범퍼, 곳곳에 포인트로 넣은 탄소섬유 디퓨저와 배기 파이프 등이 멋을 더한다. 

 옆은 늘씬하다.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지붕선과, 한눈에 봐도 뚜렷하게 각인되는 캐릭터라인의 조합은 해당 세그먼트에서 표현할 수 있는 역동성의 끝을 보여준다. 차체에 비해 다소 과해 보이는 20인치 휠도 아우디만의 포인트다. 또 빨간색 캘리퍼까지 어우러져 정지 상태에서도 차의 공격적인 성격을 잘 나타낸다.  

 실내는 무난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구석구석 만듦새가 빈틈없다. 계기판을 화려하게 수놓는 버추얼 콕핏, 항공기 레버를 연상시키는 기어 시프트는 아우디 인테리어의 상징이 됐다.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에어컨 송풍구는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일으킨다.

 RS만의 특징도 가득하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알칸타라로 감싸 손에 쥐었을 때 만족감이 높다. 이와 함께 스포츠 버킷 시트는 볼스터 에어 기능을 제공해 몸에 맞게 설정할 수 있고 주변을 두른 탄소섬유 패널도 화려하다. 각종 물리 버튼은 요즘 차들과 다르게 제법 있는 편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적정 수준에서 남겨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낫다.

 패스트 백이라고 해서 2열 공간이 부족할 것 같다는 편견은 잊어도 된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기대 이상의 여유를 보여준다. 다만 개방감은 다소 부족하다. 1열 시트가 크고 유리창 면적도 작기 때문이다. 또 가운데 턱도 높아 성인 세 명이 타기에는 다소 힘들 듯하다. 해치 형태로 열리는 트렁크는 세단보다 활용성이 뛰어나다. 패밀리 세단의 기준이 단순히 2열 공간에만 있지 않다는 얘기다.

 ▲총평
 RS5는 아우디가 어떤 브랜드인지 다시 한번 알게 해주는 고마운 차다. 수려한 외모와 곳곳에서 느껴지는 고급 감성, 섬세한 감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기계적으로 맞물려 움직이는 자동차의 본질을 추구하면서도 최신 기술과 모터스포츠를 향한 열정으로 빚어낸 파워트레인은 몰수록 감동이다. RS5는 라이벌과 차별화된 독특한 매력으로 스포츠카 팬을 유혹하며 아우디가 생각하는 고성능을 이상적으로 보여준다. 가격은 1억2,102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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