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색다른 SUV의 매력, 쉐보레 이쿼녹스 & 타호

입력 2022년08월25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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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식 SUV 특성 강조
 -J.D파워 신차품질평가 각 부문 1위로 상품성 인정

 어느새 RV 전문 브랜드가 된 쉐보레의 두 SUV를 만났다. 아직은 낯선 이쿼녹스와 최대 크기의 차체를 자랑하는 타호가 주인공이다. 두 차는 최근 미국 J.D파워의 신차품질평가에서 각각 중형 SUV, 대형 SU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어떤 면에서 높은 제품력을 인정을 받을 수 있었는지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수입 중형 SUV, 이쿼녹스
 이쿼녹스는 2018년 국내에 처음 발을 디딘 엄연한 수입 중형 SUV다. 전작은 별다른 존재감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최근 트렌드가 된 가솔린 엔진과 새로운 디자인을 앞세우며 다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졌다.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쿼녹스는 미국에서 올해 1분기 콤팩트 크로스오버 판매대수 3위의 실력을 지닌 차다.


 이쿼녹스는 부분변경을 통해 안팎으로 모두 달라졌다. 외관은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에 따라 대담하고 강인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전면부는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에서 양옆으로 날카롭게 뻗은 헤드램프가 두드러진다. 헤드램프는 그릴을 따라 위아래 두 겹으로 나뉘어 강렬한 이미지를 선보인다. 세단 수준의 세련미를 확보한 측면과 뒤태는 여전하다. 차체는 길이 4,650㎜, 너비 1,845㎜, 높이 1,660㎜, 휠베이스 2,725㎜의 크기로 국산 준중형 SUV와 겨루는 수준이다.


 실내는 연결성을 높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보스 오디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의 편의품목을 채워 부족함이 없다. 앞좌석은 통풍, 열선을 모두 지원해 국내 주행 환경을 모두 충족한다. 시야는 좌석 위치가 높고 대시보드를 낮춰 탁 트였다. 뒷좌석은 성인이 앉기에도 적당하다. 리클라이닝이 가능하고 간단히 접을 수도 있다. 적재공간은 기본 847ℓ를 제공하며 최대 1,800ℓ까지 늘릴 수 있다.

 엔진은 1.5ℓ 가솔린 터보를 장착해 과거 1.6ℓ 디젤보다 36마력이 높은 최고 172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28.0㎏·m다. 가속은 꽤 경쾌하다. 가벼운 몸짓 덕분에 운전하기 쉽다. 가속과 제동 페달의 반응이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불편함은 없다.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나긋하게 속도를 올리도록 설정됐다. 복합 연료효율은 11.5㎞/ℓ로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비슷하게 표시된다.

 주행감각은 낮은 무게중심과 가벼운 엔진 덕분에 수준급이다. 부드럽지만 한계 상황에서도 원하는 선을 그리며 달릴 수 있는 여유가 돋보였다. SUV의 주행성능이라고 말하기엔 차체 움직임이 너무 날래다. 랙 구동방식의 R-EPS를 비롯한 여러 섀시 장치도 공이 크다. 안전품목은 전방 충돌 경고, 저속 자동 긴급 제동,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스마트 하이빔, 차선 이탈 경고 및 차로 유지 보조, 차로 변경 및 사각지대 경고, 자동 주차 보조 등을 지원한다. 

 ▲대체 불가의 존재감, 타호
 공식적으로 국내에 처음 나타난 타호는 의외로 외모가 익숙하다. 영화나 드라마에 경호차로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풍당당한 체구는 시승 내내 낯설었다. 타호는 길이 5,350㎜, 너비 2,060㎜, 높이 1,925㎜, 휠베이스 3,071㎜의 크기를 지녔다. 너무 큰 나머지 주차장 한 가운데에 차를 댈 경우 다른 운전자들이 옆에 주차하길 꺼려 할 정도다.


 외관의 인상은 위협적이다. SUV의 차체를 갖췄지만 버스나 트럭을 연상케 한다. 헤드램프 그릴, 범퍼 등 외관을 이루는 모든 요소도 큼지막하다. 쉐보레의 패밀리룩을 형성하는 보타이 엠블럼과 그릴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정직한 2박스 스타일의 측면은 풀사이즈 SUV의 진면목을 강조한다. 휠 직경이 22인치에 달하는 데에도 바퀴가 크다는 느낌이 적다. LED와 연동하는 전동식 사이드 스텝은 강인한 외모와는 다른 배려를 보여준다.



 실내는 넓은 차체만큼 널찍하고 여유롭다. 국내에 출시된 타호는 최고 등급인 하이컨트리 제품으로, 2열 파워 릴리즈 기능을 채택한 독립형 시트와 3열 전동식 시트를 장착한 7인승이다. 공간 자체가 워낙 큰 덕분에 2열이나 3열 모두 부족함 없는 착좌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

 동력계는 최고 426마력, 최대 63.6㎏·m를 내는 V8 6.2ℓ 가솔린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2.6t의 거구를 가볍게 움직이는 대단한 시스템이다. 무엇보다도 빠른 응답성, 중저음의 엔진음 등 점점 사라져가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한다. 정체가 잦은 도심에선 5.0㎞/ℓ대의 효율을 보여줬다. 고속도로에선 10㎞/ℓ대 까지 올라간다. 차체와 엔진 크기를 감안하면 수긍이 되는 부분이다. 여기엔 엔진 실린더를 부분 비활성화 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한 몫 한다.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다. 정통 픽업트럭과 같은 프레임 차체를 적용했지만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과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을 통해 부드럽게 항해하는 듯한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이 서스펜션은 고속, 오프로드 등 주행 상황에 따라 지상고를 제어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한다.


 ▲SUV 어벤져스 꿈꾸는 쉐보레 SUV
 이쿼녹스와 타호는 트레일블레이저, 트래버스와 함께 한국에서 SUV 4인방을 이룬다. 이들은 쉐보레 특유의 우직한 기본기와 완성차 노하우를 바탕으로 SUV 시장의 어벤져스를 지향한다. 특히 동급에서 보기 힘든 개성과 가치를 통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쉐보레의 "Find New Roads" 슬로건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가격은 이쿼녹스 3,104만~3,894만원(개소세 인하 적용), 타호 9,253만~9,363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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