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품에 들어오면서 급한 불 꺼
-실적 개선에 핵심 역할인 ‘수출’ 집중 필요해
쌍용차가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04년 상하이차 인수 이후 18년 만에 국내 기업 품에 안기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 고비는 넘긴 모습이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대기 수요 해소와 꾸준한 신차, 전동화 전환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수출 확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회생채권단의 95.04%의 동의를 얻어 법원의 인가를 얻어냈다. 매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쌍용차는 다음 달 초 약 5,645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해당 금액은 쌍용차가 보유한 변제 대상 채권 약 8,186억원 중 KG그룹이 인수대금으로 납입한 3,65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에 해당하며 채권의 변제와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시작한 지 1년 8개월 만에 KG그룹에 인수돼 다시 한 번 경영 정상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표면적으로는 라이벌과 경쟁할 신차 라인업 확충과 빠르게 재편되는 전동화 전환, 자율주행과 같은 신기술 투자가 꼽힌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즉 대규모, 장기간 투자를 위한 탄탄한 판매 사업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쌍용차 입장에서는 수출 확보가 더 없이 중요한 상황이 됐다.
실제로 쌍용차 부채 규모는 수출이 활기를 띄기 시작한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격차를 줄이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기업회생절차 돌입 이전인 2018년 상반기(영업손실 387억원) 이후 최저 수준인 591억원을 기록하며 희망을 키웠는데 여기에는 전년 대비 44.1% 급등한 수출 실적이 한몫 했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6년 만에 월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5월 실적(4007대)을 2달 만에 갱신하며 4,652대를 해외 시장에 내보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대비 85.9% 증가한 것으로 회사 성장에 내수 못지않은 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쌍용차 역시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토레스의 경우 중남미 시장, 특히 칠레 진출 및 추가로 아시아와 중동 쪽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현재 판매 중인 코란도에 주력하는 모양새이며 현지 반응을 분석한 뒤 토레스 진출 계획도 점칠 예정이다.
이 외에 수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시리즈도 꾸준히 판매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2015년 철수했던 동유럽 시장을 다시 잡게 된다면 실적 회복은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기대의 목소리도 들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정적인 수요와 경쟁력이 부족한 내수 시장만으로는 쌍용차 경영 정상화는 한계가 있다며 자금 조달의 핵심 열쇠이자 단기 회복에 힘을 더할 수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