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년간 탄소중립 기여도 평가
-항공기·선박에 유효, 자동차는 사용 대상에 미포함 가능성
유럽연합이 합성연료(E-퓨얼)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9일 발표한 "최근 EU 내연기관차 규제와 E-퓨얼 위상" 보고서에 따르면 E-퓨얼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와 탄소를 합성 제조한 연료다. 합성 연료는 기존 내연기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독일은 합성연료를 사용하면 내연기관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어 내연기관차 판매를 일괄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U위원회는 독일 측 주장을 일부 반영해 2025년 내 발간 예정인 도로분야 무공해차 전환 중간 이행 보고서에서 합성연료의 탄소중립 기여도를 평가, 검토하기로 했다. 내연기관차가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할 경우 EU가 제한한 2035년 이후에도 신차 등록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EU 재생에너지지침 2차 개정 초안에 따르면 합성연료는 내연기관차 전반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에 제약이 있다고 풀이됐다. 지난해 7월 공개된 EU 재생에너지지침은 2030년까지 지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입법안 패키지(Fit for 55) 일환으로 2023년 최종안 확정을 앞두고 있다. 이 지침은 탄소국경세, 승용차·소형상용차 탄소 배출규정 등 12개 정책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침의 3차 초안엔 합성연료 사용 대상을 탈탄소화가 어려운 항공기·선박으로 명시해 자동차가 제외됐다.
연구원은 "향후 3년이 E-퓨얼 등 합성 연료에 대한 EU 방침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국내 관련 정책에 EU의 에너지법제 동향을 반영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원은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기, 선박 분야의 재생에너지 연료 사용 의무가 강화되는 만큼 탄소 포집 기술 투자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구조와 석탄화력 발전량이 큰 전력공급 구조로 주요 국가보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려운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연료 등 현존 기술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