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신차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기본
-복합적인 이유로 車 찾는 수요 급증해
국산 신차의 출고 대기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차종과 신차를 바탕으로 수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 대기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한 가운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별 주요 제품군을 바탕으로 출고 대기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차와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얹은 차일수록 차이는 더 크게 났다. 현대차와 기아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아반떼, 싼타페, 쏘렌토, 스포티지 HEV의 경우 최소 1년에서 길게는 2년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전기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이오닉5와 EV6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비싼 제네시스 전동화 라인업 역시 세그먼트와 무관하게 대기 기간이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 이 외에 쌍용차 토레스는 신차 효과를 앞세워 내년 3분기는 돼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차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연식변경 및 부분변경과 같은 신차가 등장하는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기아 레이는 올해 4~6개월 정도 꾸준히 출고 대기가 이뤄지면서 이전 계약자가 자연스럽게 부분변경 신형을 받는 상황도 벌어졌다.
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구보다 빠르게 계약하려는 소비 심리까지 몰리면서 아직 나오지 않은 차의 번호표를 미리 받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올해 4분기 나올 7세대 완전변경 그랜저의 경우 벌써 수 만 대가 예약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6세대 그랜저의 출고 적체 상황에서 현대차는 이 같은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7세대 그랜저에 대한 사전 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6세대 계약자가 7세대로 교체할 수 있는 "전환 계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형 등장과 함께 몰릴 수요를 감안하면 그랜저 역시 수년 뒤에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출고 대란은 지난해 가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진행되면서 고개를 들었다. 이와 함께 22년 초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 회복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출고 적체는 더욱 심각해졌고 차를 기다리는 시기는 점점 뒤로 늦춰져 2년을 바라보는 상황까지 왔다.
업계에서는 단순 원자재 공급 부족을 넘어 복합적인 원인으로 출고 지연이 장기화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 현상에 친환경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인플레이션 효과로 차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소비 심리까지 더해진 결과라는 것.
실제로 다른 소비재 물가상승에 비해 자동차는 인상폭이 크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및 개소세 종료 시점 이전에 차를 구입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코로나 팬데믹 완화로 보복소비까지 더해지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차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수요 자체가 몰리다 보니 물리적인 생산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산 라인은 풀가동 중인 상태고 원자재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밀려 드는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에서 단기간 해소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하게 돌아오는 신차 주기와 늘어나는 수요 대비 생산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수출 비중 및 라인 재정비 등을 통해 출고 대기 기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내수 시장 해소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