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첫 SUV 푸로산게, 직접 살펴보니

입력 2022년09월14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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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함과 역동성 공존하는 슈퍼 SUV
 -페라리 기술 발전의 산물 돋보여

 페라리가 14일 75년 역사상 최초의 4도어 4인승 SUV "푸로산게(Purosangue)"를 공개했다. 이태리어로 "순종(thoroughbred)"을 의미하는 푸로산게는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 편안함이 최적의 조화를 이루며 페라리만의 아이코닉한 DNA를 구현했다. 변화를 이끌 새 SUV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디자인센터를 찾아가 직접 차를 살펴봤다.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
 사실 페라리에게 2+2(앞좌석 2개와 뒷좌석 2개) 구조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제품 중 하나였다. 대다수 페라리 제품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뛰어난 성능과 일등석을 탄 듯한 편안함을 모두 충족시킨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클래식 페라리는 물론 FF, GTC4 루쏘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발전 가능성과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 그리고 마침내 정점을 향하는 푸로산게가 세상에 등장하게 됐다.

 차체는 특유의 모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매우 정교하게 조각됐다. 디자인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위는 커다란 차체와 유려한 곡선을 바탕으로 화려하면서도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함께 시선을 아래로 두면 보다 기술적인 영역으로 분류돼 역동적인 차의 성격과 브랜드 정체성을 알 수 있다.

 먼저 SUV이지만 스포츠카 못지 않은 위용 있는 볼륨을 가졌다. 그럼에도 껑충 올라간 SUV 느낌보다 무게 중심을 낮춰 전체적으로 민첩하다는 인상을 준다. 얇은 주간주행등과 범퍼 쪽에 숨겨놓은 헤드램프는 특징이다. 특히, 주간주행등의 경우 "ㄷ"자 형태로 두쌍의 공기흡입구 사이에 위치해 차의 스타일을 부각시킨다. 

 그 결과 푸로산게의 전면에선 램프보다 에어로 덕트가 더욱 눈에 띈다. 반면 그릴은 없다. 범퍼 아래쪽 덕트로 대체돼 더욱 기술적인 미감을 제공한다. 이 외에 길게 조각된 보닛은 부드럽게 굴곡진 근육처럼 물결치고 확장돼 날개 모양의 표면으로 흘러 들어간다. 에어로브리지는 보닛과 측면 사이의 연속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옆은 완만하게 내려앉은 루프와 부드러운 곡선의 캐릭터라인, 이를 강조하는 풍성한 펜더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도어 캐치를 숨겨 차가 한층 깔끔하고 커 보인다. 특수 단조 휠은 SF90 스트라달레와 동일한 공기역학 콘셉트를 기반으로 푸로산게를 위해 설계됐다. 우아한 다이아몬드 컷 마감으로 기능과 멋을 동시에 챙겼다.

 뒤는 당당하다. 테일램프의 경우 수평 절단선 양끝에 미등이 통합돼 차가 한층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여기에 굵직한 디퓨저와 큰 리어 윙 조합은 완만하게 내려앉은 트렁크 라인과 조화를 이뤄 감각적이다. 기울어진 윈드스크린과 리어 스포일러로 흐르는 A-필러 아치도 시선을 끈다. 이 외에 차명은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으며 페라리 레터링과 로고만 깔끔하게 위치한다. 

 최고급 SUV의 실내는 이런 것
 실내는 매우 우아하고 스포티한 라운지처럼 보인다. 양쪽으로 활짝 문을 열면 의외로 넉넉한 공간이 드러난다. 우아함과 모던함을 동시에 풍기는 세련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놀랍다. 최근 페라리가 시그니처 GT 스포츠카에 추구하고 있는 디자인 언어다.. 

 운전석은 SF90 스트라달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거의 정확하게 조수석과 대칭을 이루고 있다. 덕분에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모든 운전 정보를 제공하는 10.2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에 몰입할 수 있다. 참고로 푸로산게 역시 페라리의 다른 동급 제품군에 이미 채택된 100%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랩어라운드는 탑승자를 감싸 안으며 중앙을 향해 모아지는 형태다. 편안한 승차감을 위한 시트 조절 장치는 센터페시아 중앙 부분의 숨겨진 로터리 인터페이스에 위치한다. 센터터널에는 헤리티지를 강조한 토글 형태의 전자식 변속기가 위치하고 윈도우 버튼, 세련된 이중 유리컵 홀더, 무선 충전 구역과 결합된 키 수납 공간은 튀지 않지만 다른 요소와 동일하고 정교하게 설계됐다.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실내는 4개의 분리된 독립 조절 좌석이 설치됐다. 편안함에 중점을 둔 구성 요소의 새로운 서스펜션 시스템 조합으로 탑승자는 안락한 감각과 페라리 특유의 스포티한 감성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열선이 내장된 뒷좌석은 독립적으로 각도 및 위치 조절이 가능하며 앞으로 완전히 접으면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늘어난다.  

 편의 품목으로는 버메스터 3D 하이엔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있다. 양산차 최초로 리본 트위터가 탑재됐고 서브 우퍼는 낮은 주파수와 더불어 저음 선명도, 파워, 스피드 면에서 궁극의 성능을 낸다. 루프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탄소섬유 버전 전기 변색 글라스 루프를 선택할 수 있다. 전기 감응성 필름으로 코팅돼 미세한 전류가 필름을 통과하면 색조 수준을 변경, 실내에 햇빛을 가득 채우거나 필요한 경우 그늘을 만든다.  

 마사지 기능을 가진 앞좌석에는 10개의 에어백이 장착돼 5가지 유형의 마사지와 3단계 강도 조절을 통해 원하는 부위에 편하게 받을 수 있다. 또 페라리 최초로 탑재된 공기질 센서는 스마트 에어 리서큘레이션 컨트롤과 PM2.5의 초미세먼지까지 차단 가능한 필터를 사용해 외부 오염의 실내 유입을 차단한다.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시스템 호환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V12 파워트레인의 귀환 
 푸로산게의 엔진(코드명 F140IA)은 페라리의 성공적인 최신 12기통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한다. 정확히 65도의 실린더 뱅크각, 6.5ℓ급 대배기량, 드라이섬프 및 고압 직분사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자연흡기 V12 엔진 특유의 지속적인 출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토크를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최대토크 80%는 2,100rpm에서 쉽게 도달 가능하며 6,250rpm에서 73.0㎏∙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7,750rpm에서 최고 725마력에 도달하고 진정한 스포츠카의 스로틀 응답을 경험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에 3.3초가 필요하며 200㎞/h 까지는 10.6초 만에 끝낸다. 최고시속은 310㎞다.

 흡기, 타이밍 및 배기 시스템은 완전히 재설계됐다. 또 실린더 헤드는 812 컴페티치오네에서 차용됐다. 여기에 F1에서 파생된 보정 방식을 채택해 기계 및 연소 효율을 개선했다. 결과적으로 페라리가 4인승 자동차용으로 개발한 엔진 중 가장 강력한 파워트레인이며 V12 사운드를 즉시 알아챌 수 있는 유일한 엔진이기도 하다. 

 동일한 길이의 배기 매니폴드는 12개의 실린더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됐다. 여기에 최적화된 흡기 덕트를 탑재해 V12 엔진 사운드를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운전자가 세게 가속할 때까진 미묘하면서도 명백한 V12 사운드가 나오고 8,250rpm의 레드라인에 가까워지면 오직 페라리 엔진만이 낼 수 있는 매혹적인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오일 배스가 장착된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레이아웃은 컴팩트해졌고. 위치를 15㎜ 낮게 설치해 그 만큼 무게 중심을 내렸다. 새로운 클러치 성능은 35% 높아져 변속 시 최대 122.4㎏∙m의 동적 토크를 전달한다. 차세대 유압 구동 시스템 덕분에 클러치 응답 시간은 더욱 빨라져 이전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에 비해 전체 기어 변속 시간이 단축됐다. 

 반면 길어진 최고 기어비는 고속도로 주행 시 경제성을 높인다. 저단 변속 시에는 운전 즐거움과 새로운 V12 엔진 사운드를 강조하는 데 특별히 중점을 두며 최대로 부드럽게 변속할 수 있도록 보정됐다.

 주행 완성도 높이는 섀시
 푸로산게의 섀시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타협하지 않는 강력한 강성을 가진 구조를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다시 설계됐다. 특히 언더보디 섀시는 전부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었으며 경합금을 최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 페라리의 방대한 경험이 활용됐다. 

 그 결과 섀시는 더 커졌지만 무게는 페라리의 이전 4인승보다 가벼워졌다. 비틀림 강성은 30%, 빔 강성은 무려 25%나 올랐다. 이는 NVH 특성을 개선해 도로 표면 요철을 부드럽고 조용하게 흡수해 편안함을 높이고 역동적인 주행에서는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차체는 알루미늄에서 탄소섬유에 이르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중요한 부분에는 고강도 강철을 사용하고 측면에 배치된 기계적 접합부에는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했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결합해 필요한 경우에는 최대 강도를, 응력이 가해지지 않는 영역에서는 경량화를 보장했다. 

 신선한 도어 구성으로 강성이 필요한 B-필러에는 고강도 강철을 사용했다. 디자인 단계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쏟은 덕분에 개별 구성 부품 내에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하게 됐다. 리어 도어에 설치된 싱글 힌지도 마찬가지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 부품은 알루미늄 주물이 사용된 반면 움직이는 부품은 핫 스탬핑 강철로 제작됐다.

 세그먼트 본분 충실한 첨단 안전 장치
 푸로산게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AEB), 자동 하이빔(HBA/HBAM), 차선 이탈 경고(LDW), 차선 유지 보조(LKA), 사각지대 감지(BSD), 후방 교차 교통 신호 경계 경보(RCTA), 교통 표지 인식(TSR), 운전자 졸음 및 주의(DDA) 및 후방 주차 카메라(NSW)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기본 옵션으로 장착됐다. 이 중 다수는 보쉬와 공동으로 개발해 완성도를 높였다. 

 페라리 최초 적용된 기술도 있다. 바로 내리막길 제어(HDC) 기능이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대시보드에 표시된 차의 속도를 운전자가 유지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HDC가 활성화되면 속도가 디스플레이에 설정된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동 시스템을 제어한다. 이후 가속 페달을 사용해 수동으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한편, 페라리 푸로산게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도에 들어가며 국내 출시도 계획돼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다.

마라넬로(이탈리아)=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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