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궁극의 럭셔리 쿠페, BMW M850i

입력 2022년09월18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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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제미 갖춘 우아한 스타일 특징
 -최고 530마력 내뿜는 V8 4.4 엔진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 높여

 지난 198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첫 선을 보인 8시리즈는 1976년부터 1989년까지 생산된 6시리즈의 대체 차종으로 개발됐다. 최첨단 장비와 고성능을 내세우며, 팝업 헤드라이트와 V12 엔진을 장착한 광활한 보닛이 주목을 끌었다. 이후 1999년까지 판매된 후 다시 6시리즈에게 자리를 내줬고 재정비를 거쳐 20년 만에 부활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부분 변경을 거친 새 8시리즈가 한국 땅을 밟았다. 이와 함께 고성능 버전인 M850i를 바탕으로 라이벌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BMW의 열정과 집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8시리즈를 직접 살펴봤다.

 디자인&스타일
 외관은 파격적인 변화보다 세부 요소를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먼저 새로운 BMW 키드니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프레임 안쪽에 U자형 바(bar)를 배치했는데 신선하고 자꾸만 시선이 머문다. BMW 레이저 라이트가 탑재된 얇은 헤드램프는 여전히 멋스럽다. 날렵한 인상을 주면서도 세련미를 동시에 갖췄다. 새로운 디자인의 에어 인테이크 인레이를 적용한 전면 범퍼가 조화를 이뤄 한층 더 강렬한 느낌을 낸다.

 옆은 쿠페 특유의 우아함이 묻어난다. 4,845㎜에 달하는 길이와 2,822㎜의 휠베이스가 최적의 비율로 균형을 이뤄낸다. 이와 함께 M 전용 파츠들이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있어 보는 맛을 더한다. 먼저 M8 전용으로 설계된 사이드 미러와 20인치 M 더블 스포크 895M 투톤 휠이 있다. 유광 블랙으로 처리했으며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안쪽에는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와 파란색 캘리퍼가 조화를 이룬다. 이 외에 팬더에 붙은 M배지와 에어브리더 역시 마음에 든다. 올해는 M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BMW 모터스포츠" 엠블럼이 적용돼 한층 높은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더한다.

 부드럽게 내려앉은 지붕선과 거대한 도어는 쿠페만의 특권이다. 여기에 빛을 더하는 신규 컬러는 볼수록 매력을 더한다. 차체에는 "스카이스크래퍼 그레이" 색을 칠했는데 빛 반사에 따라 여러 색이 오묘하게 표현되며 고급감을 높인다. 은은한 펄이 곡선형 차체와 어우러져 품격을 높이고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는 각 부품과 패널을 보고 있으면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스카이스크래퍼 그레이 외에 "산레모 그린", "M 포르티모 블루", BMW 인디비주얼 "프로즌 탄자나이트 블루" 등 3가지 외장 컬러가 새롭게 추가됐다. 또 파츠 색상 및 구성에 따라 스포티함을 강조한 M 퍼포먼스 패키지 또는 고급스러운 매력의 M 카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활용한 다양한 에디션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뒤는 큰 변화가 없다. 기존 8시리즈와 동일한 구성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가로로 길게 표현돼 있는 테일램프를 비롯해 짧은 트렁크 라인도 익숙하다. 범퍼는 양 끝에 깊은 보조개를 파 놓았고 투톤 컬러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M850i 배지와 커다란 사각 배기구는 차의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실내는 정갈하고 단정하다. 얼핏 보면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은 구성과 디자인으로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낸다. 여기에 절제된 형태 속 화려함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적의 위치에서 빛을 내는 직접 및 간접 조명, 크리스털 기어노브와 조그셔틀, 적재적소에 두른 유광블랙 패널만 봐도 알 수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크기가 확대돼 시인성 및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 반응과 연동성이 뛰어나며 선명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가 지원되며 3D 어라운드뷰 모니터와 분위기에 따라 조명과 온도 등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익스피리언스 모드 등 고급 기능도 전부 화면에서 조작 가능하다. 

 이 외에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의 최신 주행 보조 기능과 통풍시트가 포함된 전용 에어 컨디셔닝, 히트 컴포트 패키지, 바워스 앤 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소프트 클로징 도어, 리모트 엔진 스타트와 같은 고급 편의기능이 탑재돼 안전하면서도 편안한 이동을 지원한다.

 소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상급 BMW 인디비주얼 메리노 가죽을 비롯해 M 알칸타라 앤트러사이트 헤드라이너, M 컬러 스티치로 마감된 M 가죽 스티어링 휠, 갈바닉 도어락 및 윈도우 버튼 등은 사치스러울 정도다. 자꾸만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호화로운 실내이며 흠 잡을 곳 없는 마감도 놀랍다.

 2열은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다소 부족하다. 머리는 물론 무릎 공간도 마찬가지다. 시트는 바짝 치켜 세워져 있으며 가운데 턱도 놓아 성인이 앉아서 이동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2+2 구조를 가진 4인승 차는 맞지만 2열은 급히 사람을 태우고 단거리를 이동할 때 활용하는 걸 추천한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최고 530마력, 최대토크 76.5㎏∙m를 발휘하는 4.4ℓ V8 M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함께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BMW x드라이브 시스템이 탑재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3.9초 만에 가속한다.

 강력한 숫자가 증명하듯 차는 손 쉽게 속도를 올리고 경쾌하게 뻗어 나간다. 스로틀 반응이 예민해 가속페달에 발만 갖다 대도 "훅" 하고 질주한다. 대배기량 엔진의 풍부한 힘을 바탕으로 언제나 여유롭게 전진하고 주변 차들이 전부 사이드미러 뒤에 위치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체감 속도도 훌륭하다. 시원스럽게 달리다 보면 계기판 속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높게 찍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빠른 성능과 더불어 고속 안정성은 훌륭하다. 바닥에 바짝 가라앉아 몸을 낮추고 도로 위를 활보한다. 바람을 다루는 능력이 수준급이며 탑승자는 절대적인 믿음으로 장거리 고속 크루징이 가능하다. GT의 가치를 이상적으로 실현해 모두를 만족시킨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두면 차는 고성능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엔진회전수가 껑충 올라가고 스로틀 반응은 극도로 예민해진다. 딱딱한 서스펜션과 접지는 한 층 끈적해지고 시야까지 급격히 좁아진다. 로켓처럼 발사되는 차를 보며 이성의 끈을 놓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M850i는 무섭고 짜릿하며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다 준다.

 주행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도 대거 적용했다.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은 칼같이 움직이고 정직하게 방향을 튼다. 속도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안 그래도 좋았던 BMW 핸들링이 더 무르익은 느낌이다. 이 외에 어댑티브 M 서스펜션과 M 스포츠 디퍼렌셜, M 스포츠 브레이크, 그리고 M 테크놀로지 패키지가 기본 장착돼 BMW M 특유의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서스펜션 감각은 일품이다. 차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흡수력을 지는 만능 부품이다. 여기에 기본적인 댐핑 폭이 커 주행모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차를 탄다는 착각이 든다. 

 먼저 에코 프로와 컴포트 모드에서는 한없이 차분하게 몸을 낮춘다. 고급 세단에서 접해봤을 넉넉하고 편안한 승차감이다. 요철과 불규칙한 굴곡을 의연하게 흡수하고 실내 진동을 최소화한다. 지면에서 살짝 떠 있는 상태로 스르륵 미끄러지듯 나가는 느낌이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바짝 조여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도로 위 미세한 변화를 빠짐없이 운전자에게 전달하며 차가 주는 피드백을 읽고 대처할 수 있다. 온탕과 냉탕을 넘나들 수 있는 반전 매력을 지닌 서스펜션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여유로운 고속 주행에 나섰다. 여기에서는 주행보조장치가 주는 능력을 살펴볼 수 있다. 지능화된 드라이브 어시스턴스 시스템이 다양하게 들어간다.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및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 차선변경 및 이탈 경고, 측면충돌 방지/회피 보조 장치를 포함한 차선유지 어시스턴트, 교차 차량 경고 기능을 기본으로 갖췄다.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운 반응을 가지고 여유롭게 차를 보조한다. 여기에 계기판을 통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또 스티어링 휠을 오랜 시간 잡지 않을 경우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점등이 되며 경고하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꾸준한 개선을 거쳐 탄탄한 완성도로 무장한 주행보조장치는 단연 우위를 차지한다.

 ▲총평
 M850i 쿠페는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제품이자 BMW가 쌓아온 스포츠카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차로 손색이 없다. 기존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유지한 채 꼭 필요한 부분만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고 프리미엄 브랜드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와 소재, 감성 품질은 따라올 차가 많지 않다. 

 여기에 탄탄한 파워트레인 및 주행 기술은 운전하는 내내 브랜드 정체성을 일깨우며 입가에 미소를 띄게 했다. 숫자 "8"이 의미하는 상징성은 매우 높았으며 그 결과물로 등장한 M850i 쿠페는 기대 이상을 충족시켜 주는 차다.

 한편, 뉴 M850i x드라이브 쿠페 가격은 1억4,2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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