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갈리에라 페라리 최고 마케팅 책임자
-전통과 유니크함 조화 돋보이는 고성능 SUV
-기술적 단점 보완해 세그먼트 역사 새로 써
페라리가 75년 역사상 최초의 4도어 4인승 SUV "푸로산게(Purosangue)"를 공개했다. 이태리어로 "순종(thoroughbred)"을 의미하는 푸로산게는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 편안함이 최적의 조화를 이루며 페라리만의 아이코닉한 DNA를 구현했다. 지난 8일 이탈리아 마라넬로 페라리 디자인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엔리코 갈리에라(Enrico Galliera) 최고 마케팅 책임자를 만나 차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푸로산게를 "게임 체인저"라고 소개한 이유와 개발 과정, 향후 전략 등을 설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단점을 보완한 페라리"라는 간략한 답변을 내놨다. SUV 세그먼트가 갖고 있는 한계를 완벽히 극복하며 독보적인 차로 탄생했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는 서스펜션을 꼽았다. 세계 최초로 탑재한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기술은 고성능 SUV의 발전 가능성을 한 단계 높여 놨다.
구체적으로는 전기 모터 작동과 고정밀 유압식 댐퍼를 하나의 온전한 통합 시스템으로 결합해 부피를 줄이고 경량화에 힘썼다. 이와 함께 롤 중심이 낮아져(최대 10㎜ 감소) 타이어에 작용하는 측면 그립, 오버스티어 및 언더스티어 상황에서도 균형을 이룬다. 네 바퀴에 맞물리기 때문에 안티롤 바와 같은 거추장스러운 부품도 필요 없다.
이와 함께 V12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차의 컨셉트와 소비자 요구 반영, 페라리의 파워트레인 대응 능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특유의 감각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며 "갑자기 튀어나가는 전기 에너지의 느낌이 여러 사람을 태우고 고속 크루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언제나 전동화에 진심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만 유연하게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며 "차의 성격과 방향에 맞춰 최적의 엔진을 넣고 있으며 푸로산게에 부드럽고 강한 V12 자연흡기를 탑재한 것도 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제품 구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오프로드 대응 능력에 "페라리는 지프가 아니다"라며 "정통 SUV 수준의 오프로드 대응은 아니겠지만 일정 조건에서 세그먼트 능력은 충실히 수행한다"고 말했다. 하체 세팅을 비롯해 내구성 강화는 물론 전체적인 오프로드 대응력 수준을 갖췄다는 평이다.
양쪽으로 활짝 열리는 도어 방식에 대해서는 보다 고급스럽게 다가올 수 있고 타고 내리기에도 한결 쉽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시트 구성은 4인승과 5인승 모두 고려했지만 독립된 공간에서 각자의 스포츠 드라이빙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4인승으로 결정했다며 진정한 스포츠카의 조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완전히 다른 페라리를 만들어야 했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고 조사한 뒤 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보란 듯이 성공했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함께할 수 있는 페라리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드림카가 될 수 있으며 가족 구성원이 전부 페라리를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훗날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푸로산게는 전체 페라리 라인업 중 20% 비중으로만 생산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에는 올 가을 런칭 이벤트와 함께 소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가격 및 인도 시점은 미정이다.
마라넬로(이탈리아)=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