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및 알찬 구성 특징
-안정적인 주행감과 승차감 인상적
현대차 역사에 있어 세단 라인업은 더 없이 중요하다. 스텔라와 엑셀이 대 서사의 문을 열었다면 소나타와 그랜저는 대중화를 이끌었고 지금까지 브랜드 기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전동화로 바뀌는 지금 현대차는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로 아이오닉6를 내세웠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가 만든 첫 번째 순수 전기 세단이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미래지향적인 구성은 등장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역대급 사전계약 대수로 증명됐다. 높은 인기만큼 가치가 충분한 지 시승을 통해 직접 확인해봤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신선하다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둥근 차체가 인상적이다. 앞은 완만하게 내려앉은 보닛을 바탕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지닌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시리즈를 통해 내세우고 있는 "파라메트릭 픽셀" 형태도 이어받았다. 그릴은 따로 없다. 대신 범퍼 아래쪽에 공기 흡입구를 뚫어 놓았다.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데 꽤 멋있다.
옆은 돔 형태의 지붕이 압권이다. 컴퓨터 마우스를 보는 것처럼 매끈하고 둥글다. 컨셉트카에 있을 법한 디자인이 양산 차까지 통과됐다는 사실이 놀랍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 의지를 보는 듯하다. 이와 함께 기능적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다. 실제 둥근 디자인 덕분에 공기 저항 계수를 0.21Cd까지 낮췄다. 에어로 다이내믹을 위해 도어는 매끈하게 숨겼고 20인치 휠은 고성능 스포츠카가로 착각할 만큼 멋지게 표현돼 있다.
뒤는 스포일러와 테일램프를 계단식으로 나눴다. 어두운 곳에서 보면 클래식 포르쉐 911이 떠오른다. 각 구성 요소 퀄리티는 상당하며 여러 픽셀로 나눠 보는 맛도 있다. 가로로 길게 뻗은 램프는 멀리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이와 함께 세로 장식을 넣은 범퍼는 차를 단단하게 고정 시켜 주는 듯한 느낌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에 힘을 더한다.
실내는 수평 형태의 깔끔한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양 끝은 바짝 치켜 올려 디지털 사이드 미러 화면으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계기판과 와이드 터치 모니터는 하나로 묶어 단정하다. 배젤도 검정색으로 칠해 통일감을 살렸다.
작은 송풍구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공조 장치 버튼 밑으로는 플로팅 타입 센터 터널이 자리 잡는다. 브릿지 형태로 이루어져 견고해 보인다. 특히 창문 조작 버튼을 가운데로 몰아 넣어 신선하다. 덕분에 도어 패널에는 어떤 버튼도 들어있지 않다. 조형미를 살리는 데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편의 품목은 차고 넘친다. 통풍 기능이 포함된 메모리 시트를 비롯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넓어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구성 역시 훌륭한데 특히 전기차 충전소 위치와 실시간 현황, 주행가능거리 범위 안에 있는 최적의 길 찾기 등 전기차 전용 순정 내비게이션은 물건이다.
더 이상 핸드폰을 거치해 앱으로 지도를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 외에 보스 사운드 시스템과 4,000 가지가 넘는 색 조합이 가능한 무드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각종 패널, 안락한 시트는 감성 품질 높인다.
2열은 광활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 차답게 이점을 똑똑히 봤다. 준대형 세단 수준의 무릎 공간이 핵심이다. 시트도 큼직하고 넓어 전체적으로 착좌감을 키운다. 디자인 때문에 다소 손해를 보지 않았을까 걱정했던 머리 위 공간도 생각보다 잘 나왔다. 전체적으로 아이오닉6 2열을 보고 있으면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배로 커진다. 반면 트렁크는 크지 않다. 평범한 세단처럼 작게 열리며 입구도 크지 않아 활용도는 다소 떨어진다
▲성능
아이오닉6는 53.0㎾h 배터리를 장착한 스탠다드(기본형)와 77.4㎾h의 롱레인지(항속형) 두 가지 제품으로 판매된다. 롱레인지는 74㎾ 전륜모터를 추가한 HTRAC(4WD)을 선택할 수 있다. HTRAC을 선택하면 최고 239㎾, 0→100㎞/h 가속 5.1초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또 6.2㎞/㎾h의 전기 효율, 산업부 인증 기준 524㎞의 주행가능거리(18인치 휠, 롱레인지 2WD 기준)도 만족스럽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및 사륜구동, 20인치 휠 조합으로 4.8㎞/㎾h의 효율과 산업부 인증 기준 최장 420㎞를 달릴 수 있다.
일반 모드에서 초기 발진 가속은 무난하다. 적극적으로 차를 밀어 붙이거나 운전자에게 자극적인 감각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일반 가솔린 차처럼 부드럽고 꾸준히 속도를 올린다. 덕분에 운전을 할 때 큰 부담이 없다. 도심 속 주행 상황에서도 누구나 쉽게 차를 몰 수 있을 듯하다.
반면 스포츠모드에서는 숨겨진 진가가 드러난다. 한층 예민하게 성격을 바꿀 뿐 아니라 중고속 영역에 도달하면 폭발적인 힘을 순식간에 쏟아낸다. 몰입감이 상당하며 가장 앞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도 든다. 여기에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이 한 몫을 한다. 여러 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며 생각보다 크고 쉽게 울려 퍼진다.
호불호가 있을 것 같지만 적어도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만족스러운 실력이다. 기대 이상의 부분은 서스펜션이다. 세팅이 환상적이고 도로 위 잔 진동을 전부 흡수하며 탑승자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 묵직한 배터리까지 더해져 방지턱을 넘거나 요철을 통과 할 때도 흔들림을 줄인다.
고속 안정성에서도 깊은 인상을 준다. 바닥에 바짝 자세를 낮추고 맹렬하게 질주하는데 이 과정에서 탑승자가 느끼는 불안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날렵한 세단의 장점까지 더해져 고속 안정성은 라이벌과 비교해도 단연 위에 선다.
반면 제동은 살짝 아쉽다. 패들 시프트로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있지만 단계별 격차가 커서 활용도는 높지 않다. 오히려 앞차와 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조절 하는 어댑티브 회생제동 기능이 조금 더 필요할 듯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도 무난하다. 정직하게 방향을 틀 뿐 그 이상의 감정은 받을 수 없다. 모두를 위해 평균 값을 잘 맞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주행 도움을 주는 보조 장치 역시 현대차가 잘 하는 영역이다. 아이오닉6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구현이 쉽고 과정도 매끄럽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기능, 차간 거리 등도 원활하고 자연스럽다. 이 외에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석 승객 알림 등은 주차 또는 골목길 같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총평
아이오닉6는 현대차 세단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차로 손색이 없다. 과감한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은 물론 완성도 높은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이를 증명한다. 감각적이면서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차체 움직임과 알뜰하게 챙기는 효율은 덤이다. 전기 세단 시장에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마친 아이오닉6의 선전이 무척 기대되는 이유다.
가격은 개소세 및 전기차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스탠다드 익스클루시브 5,200만원,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5,605만원, 익스클루시브+ 5,845만원, 프레스티지 6,135만원, E-LITE 2WD 5,2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