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데 메오 르노 CEO의 첫 한국 방문
-부산공장 중요성 언급하며 준대형 수출 기지 모색
루카 데 메오 르노 그룹 회장 및 CEO가 지난 11일 한국을 전격 방문해 르노 그룹의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르노코리아의 기술력과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언급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최적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며 중∙대형 세그먼트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폭 넓은 질문과 답이 오가며 르노코리아를 향한 르노그룹의 관심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부산공장에 대한 경쟁력과 최근 급성장 중인 수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부산공장에 대한 향후 계획을 묻는 물음에는 "30만대는 이론적인 숫자이며 합리적인 상황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반드시 물량에만 치중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며 15~20만대를 달성했을 때 수익성 있는 제품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매는 기회가 있을 때 유연하게 늘릴 수 있다"고 답했다.
본사에서 바라보는 고용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지난 10년간 르노 글로벌 차원에서 볼 때 가장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고 본다"며 "파업은 업계의 하나의 관례일 수도 있고 노사가 같이 협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일종의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를 극복했고 이제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한 뒤 "브랜드 부활을 목표로 삼고 굉장히 민첩하고 경쟁력 있게 움직이는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으로 발생하는 피해 우려에 대해선 "다행히 미국과 중국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진출한 시장은 아니다"라며 안심시켰다. 이와 함께 "그럼에도 전반적인 국제 정세 불안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한국에 와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은 국가 자체로 좋은 시장일 뿐만 아니라 수출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FTA만 보더라도 한국은 굉장히 많은 국가와 체결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공장은 유럽과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공장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다른 세그먼트 생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어떤 차를 제조할 것인지 선택하는 건 많은 논의가 요구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먼저 한국시장에 맞는 차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선호하는 차의 평균 사이즈가 유럽보다 커서 그만큼 수익성도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어떠한 차를 수출할 수 있는지, 유럽에 뭐가 필요한지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글로벌의 경우 B~C세그먼트로 가려고 하지만 현재는 D세그먼트로 점프하려는 부분도 볼 수 있어 다양한 역할을 부산공장이 해결해 낼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수출도 여러 가지 부분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는데 당장은 하이브리드 방향으로 꽤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국 투자를 위한 전제 조건에는 지리자동차와 조인트 벤처가 계획대로 운영된다는 것이 1순위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내부적으로 신차 개발 승인이 난다면 당연히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중기 계획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는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한 가지 확실한 건 새로운 장이 열리고, 새로운 플랫폼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또 "향후 몇 년간 르노코리아에게 지난 몇 년보다 훨씬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미래를 그렸다.
르노 CEO는 장기적인 성격임을 강조했다. 물론 몇 개월 간은 힘들 수 있다며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하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제조 운영에 있어 일단 수출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르카나 수출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성공을 거뒀고 그만큼 품질이 탁월했다"고 말해 부산공장의 노력을 인정했다. 또 "지속적으로 신차 계획이 잡히고 있기에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기간을 최선을 다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독려했다.
수출물량 늘리기 위한 배정 계획에 관해서는 "올해는 6만5,000대 이상 수출을 이뤄냈고 이는 생산의 절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야심찬 성과"라며 "늘 새로운 수출 시장을 찾고 있으며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높였다.
부산공장 이 외에 제품과 관련된 문답도 이어졌다. 특히 XM3 하이브리드가 나오는 시점과 연관지어 친환경 전동화 파워트레인에 관한 언급을 직접 했다. 그는 "르노는 순수 전기차를 개발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이며 GM보다 10년 앞서있었다"고 말한 뒤 "전기차 라인업을 보면 메간 EV가 굉장히 잘 운영되고 있고 선도적인 차다.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만약 한국 시장에 전기차를 소개한다고 하면 우리만의 노하우가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생산과 관련해서는 "지난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트위지 조립의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모든 필요한 요소는 다 갖췄다고 본다"며 "향후에는 지리 플랫폼도 준비돼 있고 하이브리드도 성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그 어떠한 문도 닫아놓지 않고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인포테인먼트가 달라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르노그룹의 수익성 중심의 새 경영 전략안 "르놀루션(Renaulution)"과 맞닿아 있다"고 답했다. 참고로 르놀루션은 2025년까지 브랜드 수익성 회복에 기여할 새 제품군을 구축하고 변화와 도약을 나타내는 프로젝트다.
그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의 장점은 커넥티비티"라며 "결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싸움이 될 것이고 이 분야 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또 "사람과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이게 중요하고 한국은 이러한 자원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태풍로고와 로장주로고 투트랙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로서는 유럽산 수입차에 관한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다"며 "하지만 어떻게 한국 시장에 라인업을 보완할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해당 라인업을 어떻게 한국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과의 관계 확장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배터리 회사들과 주기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배터리 3사 모두 르노의 장기적인 파트너이고 톱 리더 분들을 한국에서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기대하는 부분은 한국에 있는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한국에 와 있는 48시간 내에 구체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으며 배터리가 갖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르노 그룹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지리자동차 추가 지분 인수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우리의 파트너를 훨씬 더 깊게 참여시키기 위한 일종의 방안이었다"며 "지리가 주요 주주로서 르노코리아자동차 프로젝트 참여를 원했고 이해 관계로서 해당 프로젝트를 끊김 없이 만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로라 프로젝트 준비에 대해서는 "행정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가 있지만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며 "조인트 벤처가 공식적으로 가기 위해 직면하는 여러 숙제는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대표적으로 물류와 같은 어려운 부분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지만 사실 이 정도 어려움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원래 계획대로 이행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참고로 부산공장 사람들을 만났는데 상당히 동기부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뜻이 같은 만큼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