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미래 느낌 담은 비즈니스 EV, 벤츠 EQE

입력 2022년10월13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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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대형 세단 차체에 고급 세단 주행 감성 담아
 -최고 215㎾ 발휘, 주행 가능 거리 471㎞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라인업의 중심 타선이 등장했다. EQE가 주인공이다. EQE는 벤츠의 간판 제품인 E클래스의 상품성과 전기차의 매력을 결합한 제품으로 EQC와 EQS 사이의 빈틈을 굵직하게 채우게 된다. 오랫동안 고급 세단 시장에서 맹활약한 E클래스의 이름을 빌려온 만큼 제 가치를 담고 있을까?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로 향하는 시승을 통해 진가를 알아봤다.



 ▲공기저항 줄인 외관·화려한 실내
 전기차의 디자인은 공력성능에 초점을 맞춘다. 공기저항을 줄이면 에너지 소모도 줄어 주행가능 거리를 최대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EQE도 마찬가지다. 활처럼 유연하게 생긴 원-보우(One-bow) 디자인을 채택해 0.22Cd의 공기저항계수를 확보했다.



 외관 전면부는 낮고 얇게 디자인됐다. 날카로운 형태의 헤드램프는 다른 EQ 라인업과 달리 LED가 수평으로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차체가 플래그십 세단인 EQS와 많이 닮아 있어 차별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60만 픽셀 이상의 해상도를 지닌 디지털 라이트를 담고 있다. 그릴 자리를 덮은 패널은 벤츠의 삼각별 로고를 패턴으로 활용했다.



 측면은 우아한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넓은 표면 처리와 이음새를 줄인 심리스 디자인 덕분이다. 휠베이스를 길게 늘리고 오버행을 짧게 처리해 독특한 비율이 완성됐다. 그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를 기대하게 만든다. 휠베이스는 3,120㎜에 이른다.



 후면부는 테일램프를 좌우로 이어 메르세데스-EQ 라인업의 일원임을 알린다. 반사등과 크롬 가니시는 내연기관을 얹은 벤츠 세단과 많이 닮아있다.

 실내는 화려함 그 자체다. 대시보드는 그릴 패널처럼 삼각별 패턴으로 가득하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세로형 12.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가 보여주는 풍부한 색감의 그래픽도 눈길을 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크기와 색상을 다양화해 굳이 계기판이나 모니터로 시선을 옮기지 않아도 될 정도다. 대시보드 위로 가로지르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단순히 색상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반응해 생동감이 넘친다. 차와 운전자가 상호작용하는 느낌이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차내의 전장 시스템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너무 다양한 나머지 면적이 커도 사용하는데 불편함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벤츠는 제로 레이어를 준비했다. 제로 레이어는 한 화면에 위젯을 더해 즐겨찾는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도록 돕는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너무 돋보이는 나머지 전방을 바라봐야 할 시선을 모니터로 빼앗아 오히려 산만하다.




 공간은 긴 휠베이스 덕분에 넉넉하다. 뒷좌석은 성인이 앉아도 충분하다. 날렵한 실루엣으로 인해 키가 큰 사람에겐 머리 공간은 바듯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430ℓ로 세단 치고 작은 편이다.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승차감
 동력계는 88.89㎾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215㎾(292마력), 최대토크 57.7㎏·m의 전기 모터로 이뤄졌다. 약 2.4t의 차체를 움직이기엔 힘이 넘친다. 굳이 AMG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스포츠카 수준의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다. 벤츠가 밝힌 0→100㎞/h 가속 시간은 6.4초다. 이래도 성능이 모자란다고 판단되면 향후 출시 예정인 AMG 버전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

 엔진음을 대신하는 가상 사운드는 실버 웨이브, 비비드 플럭스 두 가지를 제공한다. 실버 웨이브는 중저음을 바탕으로 엔진음의 분위기를 내며 비비드 플럭스는 SF영화 속 우주선에서 들리는 듯한 미래적인 소리를 낸다. 급가속, 급감속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소리를 들려줘 운전 재미가 쏠쏠하다. 주행모드에 따라서 음량을 조절하기도 한다.

 승차감은 수준급이다. 가성비를 강조하는 전기차와 다르게 벤츠 중형 세단에 걸맞은 노면 대응력을 보인다. 변속충격 없는 전기차 특성이 합쳐져 모든 상황에서 주행이 매끄럽게 와 닿는다. 회생 제동은 강한 회생제동, 일반, 회생제동 안함, 인텔리전트 네 가지를 지원한다. 이 가운데 인텔리전트 모드는 고속, 정체 등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S클래스와 비슷한 수준을 지원한다. 작동 가능한 환경이 갖춰졌을 때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누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주행가능거리는 최장 471㎞를 인증 받았다. 실제로는 500㎞ 이상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 100㎞의 시승 구간에서 여러 번 급가속을 하고 고속도로를 길게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지에선 400㎞ 이상의 주행가능거리가 남았다. 비결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다. 배터리는 전력 소모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며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에 포함돼 최적화된 온도에서 전원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는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도 있다.

 배터리 충전은 최대 170㎾ 출력의 급속과 8.8㎾ 출력의 완속을 지원한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2분이 걸린다.

 ▲고급 전기 세단의 미래를 제안하다
 EQE는 전기차 분야의 E클래스로 꼽힐 정도의 매력을 갖췄다. 고급스러움은 E클래스보다 떨어지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전기차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EQ 브랜드의 존재감을 표출한다. 한층 젊어진 디자인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주행 감성은 더 이상 불만을 논하기 힘들 것 같다. EQE350+ 가격은 1억160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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