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현실에 충실한 BEV, BMW iX3

입력 2022년10월18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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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만족시키는 주행감성 특징
 -활용도 높은 세그먼트 특징 두드러져

 BMW 전기 SUV iX3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11월 한국땅을 밟은 이후 1년 가까이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 실제 국내 출시된 지 이틀이 채 안 돼서 초기 물량을 전부 팔아 치웠다. 이후에도 매달 온라인으로 구입이 가능한 날만 되면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차를 잡기 위해 인터넷이 빠른 곳에서 대기를 하거나 여러 명을 동원할 정도다. 이에 선착순 예약제로 전환할 만큼 iX3는 단번에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완판 신화를 기록하고 있는 iX3의 비결은 무엇일까?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기존 내연기관 X3와 큰 차이가 없다. 차를 아주 좋아하는 소비자가 아니면 둘의 차이를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만큼 부담 없이 친숙한 모습이다. 전기차라고 해서 꼭 파격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할 필요는 없다.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누군가는 기존의 차 모습을 더 편하고 호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iX3는 이런 소비자를 정 조준한다.

 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냉각을 위한 통로를 뚫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반쯤 막혀 있으며 독특한 무늬로 채워 넣었다. 헤드램프와 범퍼 주변 모습도 X3와 동일하다. 옆도 마찬가지다. 듬직한 차체와 커다란 창문, 도어캐치 중앙을 흐르는 굵직한 캐릭터 라인도 그대로다. 

 앞쪽 팬더에는 M 스포츠 패키지를 뜻하는 배지를 넣었고 에어브리더 느낌을 내는 장식도 추가했다. 휠은 20인치 직경에 다이아몬드 커팅과 유광 블랙이 조화를 이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가장자리는 전부 막혀 있어 공력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멋과 기능을 동시에 살린 구성이다

 뒤는 부분변경 신형 X3의 모습과 유사하다. 입체적인 램프와 얇은 LED, 커다란 뒷 유리창과 트렁크 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범퍼 디자인은 살짝 바뀌었다. 조금 더 낮아졌고 각을 많이 사용해 듬직한 느낌을 강조한다. 전기차 답게 배기구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실내는 i 브랜드만의 디자인을 곳곳에 반영했다. 스티어링 휠 중앙의 BMW 로고, 기어 셀렉터, 시동 버튼에 BMW i 블루 포인트 색상을 넣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12.3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시인성을 높였다. 여기에 버네스카 가죽 스포츠 시트, 어댑티브 서스펜션,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란 조작 버튼들을 통해 운전자가 주행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만 카돈 서라운드 사운드, 컴포트 액세스, 1열 이중접합 유리 등의 고급 편의기능도 기본 제공한다.

 2열 공간은 기대 이상이다. 무릎공간과 머리 위 공간이 넓고 가운데 턱도 낮아 개방감이 훌륭하다. 리클라이닝이 가능한 시트는 큼직해 성인이 앉아도 여유롭다. 또 질 좋은 가죽을 도어 끝 단까지 감싸 타고 내릴 때 느낌도 고급스럽다. 편의 품목은 전용 공조장치와 송풍구, 충전 포트 등 알차게 마련했다. 네모 반듯한 트렁크는 내연기관 X3와 큰 차이가 없고 밑에도 깊은 수납함을 만들어 활용도를 키웠다.


 성능
 동력계는 최고 286마력을 발휘하는 e드라이브 통합 전기 구동계를 얹었다. 0→100㎞/h 가속 시간은 6.8초이며 1회 주행 가능 거리는 344㎞다. 여기에 X3 대비 74㎜ 낮은 차체 무게중심, 그리고 43:57 비율의 앞뒤 무게 배분 덕분에 BMW 후륜구동 제품 특유의 날렵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가속감은 차분하고 부드럽다.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리며 여유롭게 치고 나간다. 강한 전기에너지를 한 순간에 쏟아내지 않으며 그만큼 이질감 없이 질주한다. 굼뜨거나 답답한 반응은 느끼기 힘들다. 언제든지 원하는 속도에 알맞게 차를 올려 놓는다. 덕분에 손 쉽게 차를 다룰 수 있고 처음 전기차를 접하는 운전자도 부담이 없다.

 그렇다고 iX3가 그저그런 밋밋한 전기 SUV는 아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제 실력을 드러내며 생기발랄하게 움직인다. 에코와 컴포트에서는 미처 몰랐던 강한 펀치력이 순간적으로 드러난다. 육중한 차체를 잊을 정도로 순식간에 고속 영역에 진입하며 제법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물론 IX에서 느꼈던 매력적인 사운드는 없지만 도심형 위주의 성격을 고려하면 큰 불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코너를 마주해도 iX3는 당당하다. 낮은 무게중심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BMW 특유의 깔끔한 핸들링 실력까지 더해져 완성도를 높인다 코너 진입은 물론 빠져 나오는 순간에도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서스펜션도 만족스럽다. 기억에 남을만한 성격은 아니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며 좋은 승차감을 구현한다. 

 효율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라이벌 대비 다소 부족한 344㎞를 인증 받았지만 실제 주행을 했을 때 체감 효율은 훨씬 높았다. 실제로 완충 시 계기판 속 주행가능거리는 370㎞를 훌쩍 넘겼고 정속 주행을 할 경우에는 기대 이상의 효율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주행 모드 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 도심 속 효율 운전에 집중한다면 에코를 활용하는 걸 추천한다.

 우수한 효율에는 능동적인 회생제동 시스템이 한 몫 한다. 앞 차와의 거리를 파악하고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데 반응이 무척 자연스럽다. 운전자가 의식적으로 밟는 내연기관차 제동보다도 매끄러운 수준이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적응형 회생제동은 최적의 반응으로 탑승자 모두에게 깊은 만족을 줬다. 

 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길에서도 스트레스가 없고 쾌적한 실내 주행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반면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가져간 뒤 완전히 차를 멈춰 세우는 과정은 조금 아쉬웠다. 답력이 일정하지 않고 초반 응답이 강해서 서둘러 제동하는 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살짝 당황스러울 수 있다. 내 차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최적의 답력을 찾을 필요가 있겠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충돌 회피 조향 보조 등으로 구성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일품이다. 계기판 그래픽은 정교하고 실시간으로 차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강한 믿음과 함께 장거리 주행에 도움을 주며 피로도를 크게 낮춘다. 이 외에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및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 등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일상 생활에서 유용하다. 많이는 아니지만 한번을 사용하더라도 있는 게 훨씬 편하다. 

 총평
 iX3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차종이다. 부담 없는 디자인과 평균 이상 값을 해내는 상품성, 누구나 쉽게 몰 수 있도록 세팅한 안정적인 주행이 어우러져 만족을 높인다. 전기 파워트레인이 주는 장점을 살리고 BMW 특유의 운전 감각은 그대로 유지해 뿌듯함을 키운다. iX3는 가장 현실적인 패밀리 중형 전기 SUV다 일당백 역할을 해낸다.iX3는 BMW 샵 온라인을 통해 M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7,5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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