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엔트리 고급 전기차의 가치, 아우디 Q4 e-트론 40

입력 2022년11월09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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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연기관차와 닮은 주행 감성
 -최고 204마력 발휘, 주행가능거리 368㎞

 아우디가 다시 한 번 전동화 시대로 한 발짝 다가섰다. 이번엔 전기차 라인업의 막내격인 Q4 e-트론과 함께 한다. Q4 e-트론은 아우디가 보다 많은 전기차 소비자들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끌어들이기 위해 준비한 에피타이저의 역할을 맡는다. 비록 국내 출시가 늦어지긴 했지만 전동화로 향하는 아우디의 진심을 담고 최근 한국 땅을 밟았다. Q4 e-트론을 제주도의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경험했다.


 ▲스타일&상품성
 아우디의 전기차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동시에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Q4 e-트론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외관 전면부는 아우디 특유의 대형 싱글 프레임 그릴과 두툼한 양감 덕분에 듬직한 인상이 강하다. LED를 적극 활용한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의 점등 형태를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범퍼 흡기구를 가로지르다 양쪽 끝에서 날을 세운 블레이드는 멧돼지의 송곳니를 연상시킬 정도로 존재감이 크다.





 측면은 SUV의 형태가 두드러진다. 그동안 Q3, Q5 등 아우디 SUV에서 볼 수 있었던 디자인이 전기차로 오면서 더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여기엔 휠 크기가 커지면서 역동적인 비례가 연출된 점이 크게 작용한다. 펜더를 크게 움켜쥔 듯한 캐릭터라인도 마찬가지다. 유행에 따라 D필러를 위아래로 구분한 디자인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Cd0.26의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해 주행 효율을 높인다.



 후면부는 아우디의 전유물로 자리한 수평형 테일램프가 두드러진다. 범퍼엔 e-트론만의 수평형 패턴과 두툼한 디퓨저 마감으로 전기차임을 강조한다.

 실내는 아우디 특유의 기하학적인 조형미가 가득하다. 모서리가 많은 대시보드는 디지털 계기판과 메인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 시스템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증강현실을 지원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면적이 크고 선명해 앞 유리를 하나의 창으로 활용하는 느낌이다. 특히 내비게이션 안내 방향에 따라 표시하는 화살표가 압권이다. 센터페시아를 포함한 핵심 요소는 운전자를 향해 있어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곳곳에 펼쳐진 플라스틱이 아쉽지만 경량화와 차급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공간은 긴 휠베이스 덕분에 넉넉하다. 공간활용도가 높은 SUV 스타일을 채택해서다. 덕분에 뒷좌석은 성인이 앉아도 충분하다. 날렵한 실루엣으로 인해 키가 큰 사람에겐 머리 공간은 바듯할 수 있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시트 포지션은 높은 편이다. 센터 콘솔은 변속기가 없는 전동화의 장점을 살려 빈 공간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아우디에서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다. 트렁크 용량은 520ℓ로, 4:2:4 비율의 뒷좌석을 다 접으면 1,490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Q4 e-트론은 동력계가 뒷바퀴만 굴리는 낯선 아우디다. 모터 성능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6㎏·m로, 전기차 치곤 수치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형 내연기관 SUV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초반부터 휙휙 나가려는 여느 전기차와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속도를 끌어올리는 느낌이 짙다. 최고속도는 160㎞에 묶었다.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82㎾h로, 최장 368㎞의 주행 가능거리를 인증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500㎞ 이상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환경의 제주도 일대를 휘젓는 약 200㎞의 시승 구간에선 인증 받은 4.3㎞/㎾h(도심 4.6㎞/㎾h, 고속 4.0㎞/㎾h)의 1.5배 수준인 6.5㎞/㎾h의 전력 효율을 보여줬다. 1100고지를 오르는 굽잇길에서는 5㎞/㎾h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내리막길에선 많은 양의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었다. 배터리 충전은 최대 170㎾ 출력의 급속과 8.8㎾ 출력의 완속을 지원한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에는 30여분이 걸린다.

 Q4 e-트론은 폭스바겐 ID.4와 MEB 플랫폼, 동력계 등을 공유한다. 독일 츠비카우에서 생산한다는 점도 공통분모다. 사실상 형제차나 다름이 없다. 주행 감성도 매우 닮아 있다. 차체 강성은 단단하지만 승차감은 꽤 부드럽다. 일부 전기차가 보이는 낭창거리는 듯한 거동보다는 정제된 느낌으로 달려 나간다.

 회생제동은 타력주행에 대한 여지를 충분히 제공해 주행 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리어 브레이크는 드럼 방식을 채택했지만 제동력에 지장을 초래하진 않는다. 어지간한 감속은 회생제동이 맡기 때문이다.


 ▲총평
 Q4 e-트론은 입문형 고급 전기차로서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래서 아우디가 이 차를 두고 "Q4 e-트론"이란 이름을 짓는 데는 그리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세그먼트에 따라 차명을 정하는 만큼 Q4란 이름에 걸맞은 상품성과 전기차 라인업인 e-트론의 가치를 적절히 담아냈다는 의미다. 가격은 7,070만원이다.

제주=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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