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연료 무색, 치솟는 경유값 언제 멈출까?

입력 2022년11월0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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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째 상승, 휘발유와 당 200원 넘게 벌어져
 -세계적인 수요와 불안정한 수급 당분간 지속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제 자리를 찾아가는 휘발유와 다르게 한달 넘는 시간 동안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것. 마땅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아 당분간 서민들의 가계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658.32원을 기록했다. 6월30일(2,144.9원) 정점을 찍은 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경유는 약 한달 전부터 오름세로 돌아선 뒤 지속적으로 상승해 8일 기준 1,884원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휘발유와 경유 가격 역전 현상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며 4개월 넘게 경유가 훨씬 비싸게 유지되는 상황이다. 차이는 점점 벌어져 ℓ당 200원을 훌쩍 지나 250원까지 넘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국제 정세, 국내 유류세 감면 혜택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먼저 지난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이동량이 줄자 정유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여왔는데 올해부터 이동이 다시 늘기 시작했고 수요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불균형이 나타났다. 여기에 하늘 길도 조금씩 정상 운영되면서 항공유로 전환 생산까지 이어져 경유가 상대적으로 귀해졌다. 

 그러자 경유차가 많은 유럽에서는 승용차 연료 맞추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더불어 중국과 인도 등 대규모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들 역시 공장이 풀-가동 되면서 경유 소비를 키웠다. 세계적인 수요가 많다 보니 가격은 저절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국제 정세 불안은 전체적인 연료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대표적인 변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공급 불안을 우려해 유럽이 천연가스 비축에 들어갔고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체 연료인 경유로 수요가 몰려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미국 역시 경유 재고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손을 내미는 상황인 반면 산유국들은 인플레이션 억제 및 국제 흐름 불안 등을 이유로 석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수급은 더욱 어려워졌다.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유류세 조정이 발목을 잡았다. 휘발유와 경유 상관없이 7월부터 동일하게 37% 인하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휘발유에 매기는 세금이 많아 인하폭도 컸다. 그 결과 경유가 휘발유를 역전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세계적인 난방수요 증가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가격은 오히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데 정부로서도 최대 할인폭을 제시한 상황이어서 뾰족한 방법이 없다. 더욱이 상용차를 비롯해 물동량 이동에 중요한 연료여서 고물가와 겹쳐 자칫 인플레이션 현상을 키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연료인 점을 감안해 물류 가격 안정, 영세 자영업자 어려움을 감안해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일률적 인하 방식을 개선을 꼬집었다. 휘발유 인하 폭을 줄이고 경유에 추가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 필요하면 법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으로는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 시기에 맞춰 기름 값에 붙는 세금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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