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정교한 하이브리드 SUV
-특급 포인트로 에디션 가치 두드러져
포르쉐 대표 SUV 카이엔이 플래티넘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감각적인 컬러와 전용 디자인 요소를 추가해 특별함을 더한 것. 여기에 친환경 및 친경제성까지 두루 갖춘 E-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어 요즘 소비자를 유혹한다. 포르쉐가 주는 절대가치와 대형 SUV의 본질은 덤이다. 다시 한 번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에디션만의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스타일
플래티넘 에디션은 스타일리시한 외관과 새틴 플래티넘 컬러 마감의 조화가 상당하다. 구체적으로는 전면 에어 인테이크 슬랫의 인레이, LED 리어램프 스트립에 통합된 포르쉐 레터링, 플래티넘 에디션 전용 21인치 RS 스파이더 디자인 휠 등에 모두 새틴 플래티넘 컬러가 적용된다.
더욱이 시승차에 적용된 스페셜 크레용 컬러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그레이 실버 느낌이 강하며 빛의 각도에 따라서 오묘한 컬러 감각을 드러낸다. 햇빛에서는 미세한 펄이 반짝이며 주변 분위기를 밝히고 그늘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채도를 낮춰 시크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블랙 컬러의 스포츠 테일파이프와 사이드 윈도우 트림은 스포티하고 우아한 외관을 한층 더 강조한다. 이와 함께 립 스포일러도 시선을 끈다. 날카로운 핀을 추가해 공기 역학에서도 도움을 준다. 형광색 브레이크 캘리퍼와 차체 곳곳에 붙은 레터링은 E-하이브리드만의 특징을 보여주며 왼쪽 뒤 펜더에 마련된 완속 충전 포트 역시 차의 정체성을 알게 해준다.
실내는 크레용 컬러의 안전벨트, 플래티넘 에디션 로고가 각인된 브러시드 알루미늄 도어 엔트리 실, 텍스쳐드 알루미늄 인테리어 패키지와 실버 컬러 트림을 통해 특별한 감성을 더한다. 기존 카이엔과 비교해 확실하게 차별화된 부분이며 오너로서 특별한 감각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이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구성은 최신 포르쉐 패밀리룩과 같다. 타코미터를 제외한 전자식 계기판과 큼직한 12.3인치 와이드 모니터, 터치와 햅틱이 적절히 섞인 센터터널도 마찬가지다.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한결 다듬어 보는 맛을 더한다.
반응과 연동성이 훌륭해 복잡한 터치 없이도 원하는 기능을 다룰 수 있다. 이 외에 고급스러운 변속레버와 대시보드 중앙에 자리 잡은 포르쉐 디자인 스몰세컨즈 시계, 주행 모트가 통합된 스티어링 휠 등 차를 꾸미는 요소들도 온통 화려하다. 양 끝에 위치한 세로형 송풍구와 센터터널 주변 손잡이는 남성적인 이미지다.
편의 품목으로는 포르쉐 다이내믹 라이트 시스템(PDLS)을 포함한 LED 헤드라이트, 파노라믹 루프 시스템, 프라이버시 글라스,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기본으로 넣었다. 여기에 엠비언트 라이트, 8방향 조절 가능한 가죽 스포츠 시트, 프런트 및 리어 시트 헤드레스트의 포르쉐 크레스트, 대시보드의 아날로그 시계까지 전부 포함된다. 예산에 맞춰 옵션 선택하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2열은 광활하다. 차의 크기를 고려해도 넓은 수준이며 성인 남자 세 명이 앉아도 여유롭게 이동 가능한 공간이다. 시트의 면적이 상당하고 기울기 조정 등 활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중앙에는 전용 송풍구와 함께 바람 세기와 방향, 온도까지 자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공조장치가 마련돼 있다.
열선 및 통풍은 물론 별도 충전 소켓과 수납함도 꼼꼼히 챙겼다. 또 도어 패널에는 전자식 햇빛가리개와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안락한 이동을 보장한다. 반듯하게 마련된 트렁크도 기대를 충족시킨다. 차고를 오르내릴 수 있게 별도 버튼이 마련돼 있고 러기지 스크린과 그물 밴드도 제법 큼직해 활용도를 높인다.
▲성능
시승차는 E-하이브리드 트림으로 PHEV 방식을 따른다. 시동을 걸면 "레디" 문구와 함께 조용하게 존재감을 알린다. 가속페달을 밟고 주행을 이어나가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차는 최대한 차분하고 고요하게 앞으로 달린다.
스르륵 미끄러져 나가면서 꾸준히 속도를 올릴 뿐이다. 그만큼 포르쉐하면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역동적으로 튀어나갈 것이라는 편견을 말끔히 지운다. 고급 세단을 모는 것처럼 부드러운 감각이 일품이며 도심 주행에서는 최적의 주행 질감을 보여준다.
운전 모드는 트랙보다 도심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로 촘촘히 나눠져 있다. 먼저 하이브리드는 모터 및 엔진 주행을 뜻하며 현재 주행 패턴 및 상황에 맞게 자동 전환한다. 연료 효율성에 중점을 둔 모드이며 에너지 흐름도 그래픽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선택 시 기본 설정된다.
이 외에 E-홀드는 현재 배터리 잔량을 유지시켜 주며 E-차지는 주행 중 배터리 완전 충전을 위해 회생제동과 시스템이 적극 개입한다. 순수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한 E-파워도 인상적이다.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40㎞넘게 주행 가능하다. 잘 활용하면 주중 도심 속 출퇴근 시 전기차로 변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모드 덕분에 다양한 성격의 차를 모는 듯한 기분이 들며 흥미를 키운다.
스포츠에서는 포르쉐 본연의 성격이 나온다. 엔진회전수를 500rpm 이상 껑충 올리면서 달릴 채비를 마친다. 스로틀 반응이 한결 가볍고 민첩하다. 또 배터리는 부스트를 위한 최소량만 유지한다. 차는 지체 없이 앞으로 달려나가고 시원스러운 가속감을 제공한다. 통쾌하며 강력한 한방에 운전을 하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제원표상 수치만 봐도 이 차는 웬만한 고성능 SUV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동력계는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와 전기모터 조합으로 최고 462마력, 최대 71.4㎏.m의 성능을 낸다. 8단 팁트로닉S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5.0초이며 안전제한을 최고시속은 253㎞다. 2.4톤에 달하는 거구를 순식간에 몰아붙일 수 있는 폭발적인 힘이다.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레드존을 향해 바늘을 붙이고 소리는 더욱 커진다. 포르쉐 특유의 강한 펀치력을 아낌없이 전달하며 도로 위 주인공으로 물들인다. 속도바늘은 끝없이 올라가고 지치는 기색 없이 한계 영역까지 몰아붙인다. 엔진과 전기모터는 아직도 힘이 넘친다는 듯이 운전을 부추긴다. 모든 상황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지며 엄청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서스펜션은 차의 움직임을 보조하며 최상의 실력을 드러낸다. 최적의 댐핑값 구현은 물론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연출하고 도로 위 결함도 잘 걸러내 편안한 드라이빙을 일궈낸다. 맨홀이나 방지턱 등 도심 속 불규칙한 도로에서도 편안한 주행감을 보여주는 이유다. 여기에 오프로드 주행까지 고려해 높낮이 폭이 상당한 게 특징이며 각 상황에 맞춰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스포츠 주행만 할 때는 몰랐던 카이엔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기분이다.
이 외에 지능화 된 핸들링 시스템과 균형감을 높여주는 포르쉐 스테빌리티 매니지먼트, 리어 액슬 스티어링 등은 주행 완성도를 높인다. 포르쉐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알게 해주는 원동력이자 환상적인 팀워크다.
반면 소리는 다른 포르쉐 라인업과 비교해 소극적인 편이다. 요란한 천둥소리를 내거나 무지막지하게 달리는 성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다소 밋밋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적당히 울리는 소리가 부담을 줄이고 쾌적한 실내 구성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적응하며 운전하고 있게 된다.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단점으로 보이지 않으며 하이브리드 SUV가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역할을 해낸다.
▲총평
카이엔 플래티넘 에디션은 포르쉐가 주는 기대를 단번에 충족시키면서 남들과 다른 특별한 가치까지 누릴 수 있는 차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에디션 포인트는 오너로서 만족을 높이고 자부심을 들게 한다. 여기에 내공을 쌓은 카이엔의 탄탄한 구성은 오랜 시간 함께할수록 만족을 더한다.
E-하이브리드는 물건이다.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으면서도 상황에 맞춰 가장 합리적인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지능적인 세팅은 물론 포르쉐 본연의 역동성까지 갖춘 모습은 탈수록 감탄사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종합선물세트처럼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차가 포르쉐 카이엔 플래티넘 에디션이다.
한편, 신형 카이엔, 카이엔 쿠페 플래티넘 에디션은 각각 1억3,720만원, 1억3,960만원이며, 카이엔 E-하이브리드, 카이엔 E-하이브리드 쿠페 플래티넘 에디션은 각각 1억4,290만원, 1억4,620만원이다. 쿠페 버전의 플래티넘 에디션은 4인승과 5인승 두 가지 제품으로 출시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