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화려한 스팩트럼, 3시리즈 부분변경

입력 2022년12월12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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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V 느낌 강한 PHEV
 -BMW 최신 기술 돋보여

 BMW 3시리즈는 D-세그먼트의 기준점이 되는 차다. 오랜 시간 내공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긴 시간 많은 팬을 거느린 장본인이다. 그 사이 수 많은 라이벌이 등장한 것도 사실이지만 3시리즈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의 싸움을 거듭하며 조금의 약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 3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완벽에 완벽을 거듭하며 한 차원 높은 만족으로 운전자를 이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앞모습 변화가 두드러진다.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 위치를 아래에서 위로 옮겨 달았다. 방향지시등이 점등되는 형태도 살짝 바뀌었다. 키드니 그릴은 유광블랙으로 감싼 일체형이며 액티브 셔터를 활용해 효율을 챙겼다. M스포츠 패키지가 들어간 범퍼는 한층 파격적이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으며 유광 블랙을 가득 둘러 존재감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양 끝 단에는 날카롭게 조각해 놓은 장식과 함께 에어브리더를 추가했다.

 옆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굵직한 캐릭터라인을 비롯해 세단 특유의 디자인도 모두 그대로다. 그나마 살이 얇은 19인치 휠과 파란색 브레이크 캘리퍼 등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또 사이드미러와 유리창 주변을 전부 유광 블랙으로 감싸 선명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시승차는 330e 트림으로 앞쪽 팬더에 완속 충전 포트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뒤는 조각을 지어놓은 투톤 범퍼가 부분변경 특징을 드러낸다. 좌우 양 끝에는 세로형 반사판을 적용해 넓은 차폭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기존보다 직경을 10㎜ 늘린 테일 파이프와 면적을 키운 디퓨저도 특징이다. 반면 균형감이 좋은 테일램프와 트렁크 주변은 바꾸지 않았다.

 실내는 완전변경급 변화다. 특히 디지털화 요소를 대거 추가해 요즘 흐름에 맞췄다. 먼저 모든 제품에 기본 제공하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있다. 1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했는데 단연 압권이다. 휘어진 각도가 상당하고 플로팅 타입으로 마련돼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화면 안을 꾸미는 인포테인먼트 및 UI구성도 환상적이다. 가장 최신의 BMW 시스템이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래픽이 바뀌는 과정이나 표현방식, 연동성도 훌륭하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내 차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면 이보다 완벽한 비서는 없을 듯하다. 이 외에 센터페시아는 버튼 수를 최소화한 대신 중앙 스크린에 각종 기능을 통합하고 음성 인식 기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송풍구 주변에 놓여있던 버튼이 전부 사라졌다. 아래에는 비상등과 볼륨 등 직관적인 조작이 필요한 물리버튼만 최소한으로 꾸몄다. 센터터널은 기존과 같지만 변속 레버가 달라졌다. 기존 레버에서 토글형 기어 셀렉터를 BMW 세단 중 처음 적용한 것. 여기에 전 트림에 시프트 패들도 기본으로 장착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를 상징하는 전용 버튼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하이브리드와 일렉트릭 모드가 추가됐고 상황에 따라 배터리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홀드 버튼까지 별도로 마련했다. 소재는 깔끔하다. 참고로 신형 3시리즈는 제품에 따라 버네스카 또는 센사텍 가죽 내장재와 파인우드 오크 그레인, 알루미늄 롬비클, 카본 파이버 등 총 세 가지의 인테리어 트림을 제공한다.

 2열은 차 급을 생각하면 무난한 공간이다. 크게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으며 적당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반면 착좌감은 기대 이상이다. 허벅지 안쪽과 도어 바깥 부분까지 감싼 가죽은 몸에 닿는 느낌을 키우고 기울어진 각도도 절묘해 안락한 감각을 높인다. 편의 품목으로는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 버튼, USB 충전 포트 등이다. 

 트렁크는 살짝 아쉽다. 배터리 팩이 일정 공간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너비나 깊이는 수긍할만한 수준이지만 높이가 낮아 활용도는 떨어진다. 그나마 절반 정도의 공간을 아래쪽으로 파 놓았지만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40:20:40 폴딩 시트를 지원하는 걸로 위안을 삼는다.

 성능
 PHEV인 330e는 최고 109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와 12㎾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최장 41㎞까지 전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조화를 이뤄 합산 최고출력은 292마력, 최대토크는 42.8㎏m에 달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8초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처음 들어보는 독특한 소리와 함께 등장을 알린다. 전기차처럼 아무런 반응도 없으며 고요하게 전진할 뿐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차분하고 여유롭게 속도로 올린다.

 고속에서도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 내연기관 사이의 움직임이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이질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파워트레인의 합은 단연 으뜸이다.

 주행 모드는 제법 다양하다. 먼저 일반 자동차 노멀 모드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와 연료 소비에 최적화 된 구동을 뜻하는 하이브리드 에코 프로로 나뉜다. 이와 함께 순수 전기로만 움직일 수 있는 일렉트릭 모드가 있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트와 냉난방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일렉트릭 인디비주얼까지 마련돼 있다. 

 또 한 가지 신기한 부분은 배터리 홀드다. 주행 중 배터리 충전 상태가 현재 거리로 유지되는, 즉 배터리를 더 쓰지 않게 묶어 두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언제든지 원하는 상황에서 충전 된 전기 주행가능거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시승을 하면서 330e가 주는 폭넓은 주행 모드를 직접 사용해봤다. 국도에서는 하이브리드로 달렸고 내리막길이 연속되는 순간에는 하이브리드 에코 프로 모드로 최대한 배터리를 충전 했다. 반면 고속도로에서는 배터리 홀드를 걸어 놓은 채 스포츠모드로 역동적인 차의 성격을 확인했고 가다 서다 길이 반복되는 도심 속 구간에서는 배터리 홀드를 풀어 순수 전기로만 움직였다. 스마트한 에코 운전자가 된 기분이며 말도 안 되게 늘어나는 효율은 덤이다.

 3시리즈가 갖고 있는 명성을 알아보기 위해 굽이치는 산길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스포츠모드를 적극 활용했다. 나긋나긋하며 젠틀한 성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가죽 재킷을 입은 상남자로 변모했다. 후련하게 속도 바늘을 꺾고 엔진회전수도 부쩍 뛰어올랐다. 차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뻗어 나가며 속 시원한 가속감을 전달한다. 

 이 상황에서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엑스트라 부스트 모드로 바뀌는데 단연 물건이다. 정확히는 다이내믹 세팅 상태에서 전기 및 엔진 구동 출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제법 매콤하고 292마력 출력을 기대 이상으로 뽑아낸다. 하이브리드는 평범하고 효율에만 초점을 맞춘 재미없는 차라는 인식을 완벽히 버린다. 반대로 역시 3시리즈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상적인 스포츠 세단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워트레인과 합을 맞추는 각종 세팅도 뛰어나다. 핸들링 반응은 BMW 특유의 유연하면서도 정확한 모습을 보여주며 서스펜션도 적당히 탄탄한 감을 바탕으로 바닥을 움켜쥔다. 트렁크 쪽에 넣은 배터리는 균형 잡힌 무게 배분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꽤 도움을 준다. 

 코너 탈출에도 묵직하게 뒤를 눌러주면서 안정적으로 따라오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더하며 각각에 기능들이 모여 깔끔하면서도 민첩하고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보여 준다

 이 외에 신형 3시리즈는 전 트림에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이뤄진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들어간다. 구현 과정이 자연스럽고 사용할수록 유용하다. 또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실시간 차의 움직임과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차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중요 요소다.

 ▲총평
 3시리즈에 거는 기대가치는 높을 수 밖에 없다. 유럽식 스포츠 세단의 기준이 되어 왔고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왕관의 무게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신형의 등장은 관심사로 집중되고 냉철한 평가가 이뤄진다. 자칫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BMW는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고 더 멋진 결과물을 내 놓았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이 이를 증명하며 기대를 200% 충족시킨다.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형 3시리즈는 더 완벽하게 무르익은 모습이다. 부족함이 보이지 않고 더욱 선명하게 정체성을 확립한다. 여기에 PHEV 파워트레인이 주는 효율과 성능, 장점까지 모두 흡수해 팔색조 매력을 뽐낸다. 3시리즈의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


 3시리즈 세단 및 투어링은 기본 제품 및 M 스포츠 패키지 2가지 트림으로 우선 출시된다. 가격은 5,530만~6,410만원이다. 330e는 6,850만원, M340i 세단 및 투어링의 가격은 각각 8,120만원과 8,68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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