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5% 할인에 77개월 무이자 할부 등
-수요 예측 불균형 및 연말 재고 소진 목적 커
연말을 맞이해 일부 수입차 회사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차 값의 20%가 넘는 할인을 해주는 한편 장기 무이자 상품까지 선보이며 소비자 잡기에 나선 것. 재고 소진에 따른 고육지책이란 시각도 제기되는 가운데 자칫 출혈 경쟁이 과열될 경우 기존 소비자 및 브랜드 신뢰를 잃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15일 국산차 및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는 할인 경쟁이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볼륨 세단인 A6의 경우 적게는 20%, 판매사별로 많게는 25% 이상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이 경우 엔트리 트림은 할인금액만 1,500만원 이상에 달해 실질 구매 가격은 5,000만원 초중반에 형성된다. 물론 브랜드를 상징하는 매트릭스 LED 램프 등이 빠진 기본형이지만 가격 할인 폭이 커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 A4와 A7, Q5, Q7 등 차종을 가리지 않고 적게는 수 백 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에 달하는 할인을 이어나가며 연말 목표 달성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비교적 할인이 적었던 메르세데스-벤츠도 마이바흐, EQS를 대상으로 1,000만원에 가까운 프로모션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고 BMW는 신형 7시리즈 출시를 위해 기존 제품의 경우 수 천 만원 값을 깎아 판매 중이다.
대중 수입 브랜드도 광폭 할인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프는 컴패스의 경우 77개월 무이자 할부를 내걸었고 그랜드체로키 L은 최대 1,099만원을 할인해준다. 폭스바겐은 제타와 티구안, 아테온 등 다양한 라인업에 걸쳐 큰 폭의 할인과 보증 연장 프로그램 등을 내걸었다.
이 같은 할인은 수요 예측 불균형 및 연말 재고 소진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수 개월 전부터 국내 공급을 예측하고 차를 주문하는데 급격히 오른 고금리에 계약을 취소하거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재고가 쌓였을 확률이 높다. 여기에 시기적으로 연말인 만큼 내년 신차 배정을 위해 차를 소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육지책 성격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할인 경쟁은 고물가 시대에 자동차 구입을 고려 중인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온다. 심지어 국산차의 경우 수 개월에서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수입차는 입항 물량을 기준으로 프로모션에 들어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차를 빨리 받을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큰 폭의 할인이 적지 않은 진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달 적은 프로모션을 받았거나 신차의 경우 사전 계약을 통해 제 값을 주고 차를 산 사람들은 다소 서운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섭섭한 마음을 드러내며 하소연이 이어지는 중인데 자칫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추후 감가 방어 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업계 전문가는 "과도한 할인은 당장의 판매 회복과 수익 개선, 소비자 관심을 끌기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기존 소비자를 위한 배려와 과도한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한 본사 차원의 합리적인 할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