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명맥 이어온 폭스바겐 대표 고성능 해치백
-무난한 이미지 벗고 브랜드 기술력 알린 일등공신
폭스바겐이 고성능 해치백 골프 GTI를 15일 국내 출시했다. 새 차는 8세대 골프를 바탕으로 성능을 높이고 역동적인 주행에 도움을 주기 위한 각종 기술을 탑재한 차다. 작고 빠른 차를 선호하는 마니아 층을 정 조준하지만 사실 골프 GTI는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폭스바겐 대표 헤리티지카다.
GTI의 시작은 골프가 태어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세대 출시부터 파생 제품으로 GTI를 선보였으며 4기통 1.6ℓ 직분사 엔진과 4단 변속기를 더해 최고출력 110마력, 시속 180㎞/h에 이르는 성능을 발휘했다. 이와 함께 여성 디자이너가 제작에 참가해 GTI만의 특징을 표현했는데 그릴에 표현한 빨간 띠와 시트에 세겨넣은 타탄무늬가 대표적이다.
1984년 등장한 2세대는 크기를 키우고 리어스포일러를 장착하는 등 공격적인 인상을 더했다. 출력도 끌어올렸는데 새로운 4기통 엔진과 5단 변속기, 파워 스티어링을 적용했다. 무게는 180㎏ 더 무거워졌지만 성능은 기존보다 더 뛰어났다. 후기형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을 크게 단축했고 최고속도도 200㎞로 올랐다.
3세대는 1991년 세상에 나왔다.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 품목을 장착했고 상징이 된 빨간색 GTI 배지도 이 때부터 사용하게 된다. 다만 부쩍 무거워진 몸무게와 기대를 못 미치는 성능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폭스바겐은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초심으로 돌아가 성능에 집중한 4세대 GTI를 1997년 내놓는다.
골프의 가지치기 제품이 아닌 온전히 GTI를 부각시키기 위한 첫 차와 다름없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폭스바겐그룹 디자인 총괄 하르무트 바르쿠스의 총 지휘 하에 브랜드 고유 디자인 DNA가 완성됐으며 출력을 비롯한 모든 성능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많은 팬을 양성했고 지금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GTI로 평가받고 있다.
GTI는 2004년 5세대로 오면서 "핫해치"라는 표현을 쓰며 브랜드 아이코닉 역할을 담당한다. 최신 2.0ℓ TFSI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운전자들에게 신세계를 경험하게 했다. 여기에 28.0㎏∙m가 넘는 최대토크와 233㎞에 이르는 최고속도, 고압 직분사 터보엔진이 주는 다이내믹한 감각은 따라올 라이벌이 없을 정도였다.
2008년 데뷔한 6세대 GTI는 내실을 다지는 쪽을 택했다. 내/외장의 고급화, NVH대책 강화가 주를 이뤘고 파워트레인 역시 최고출력 10마력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대신 XDS로 불리는 전자식 디퍼런설 락이 추가돼 코너링 성능이 높아졌고 서스펜션과 하체세팅을 다듬어 전체적인 주행 완성도가 개선된 게 특징이다.
7세대는 2013년 등장했다. MQB 플랫폼을 바탕으로 무게를 42㎏이나 줄였고 최고속도는 240㎞에 달하는 강력한 해치백으로 존재를 알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6.4초로 단축됐으며 더 커진 브레이크와 LSD 적용으로 한 층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여기에 퍼포먼스 팩, 클럽스포츠 등 하드코어한 성격을 지닌 파생 GTI를 선보여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마침내 8세대 GTI가 모습을 드러냈다. 핵심인 엔진은 EA888 에보4 2.0ℓ TSI 고성능 터보 차저 직분사 가솔린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8㎏∙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전자제어 유압식 프론트 디퍼렌셜 락(VAQ) 등을 통합 제어하는 "다이내믹 차체 제어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빠른 속도로 코너링 시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며 그립을 잃는 전륜 구동 차의 전형적인 특성을 극복한다.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 기능과 연동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의 세팅 시 정확하고 민첩한 제어는 물론 편안한 장거리 주행도 가능하다. 또 더욱 직관적인 조향이 가능한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기술을 탑재하는 등 정통 핫해치의 면모를 보여준다.
한편 신형 골프 GTI는 15일 국내 공식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소비자 인도에 들어갔다. 가격은 4,5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