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RA 대응, 미국에서 더 주목한다

입력 2022년12월19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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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수입차협회 및 업계 등 긍정 평가, 즉시 문제 부각·대안 제시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소통이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수입자동차협회(Autos Drive America)와 각 국 대사관, 외신은 한국의 대응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제니퍼 사파비앙 미국 수입차협회 대표는 "한국 정부는 문제를 부각시키고, 법 개정 필요성 등 대안을 제시했다며 한국의 미국 행정부 및 의회와의 소통이 수입차협회와 우리 회원사들에게 매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 수입자동차협회는 현대차·기아는 물론, 폭스바겐, 토요타, BMW,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IRA 발효 이후에는 협회 및 회원사와 독일, 일본, 한국 등 대사관 관계자들이 만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정부는 법 발효 후 한 달도 되기 전인 9월7일 미국 정부와 협상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9월16일부터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또한, 국회와 함께 IRA 법 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미 FTA 정신을 강조하며, 한국산 전기차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했다.

 현대차의 IRA 대응을 총괄하는 호세 무뇨스 사장(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COO)은 "한국은 EU 등 다른 국가보다 적극적으로 IRA에 대응했으며, 이러한 한국의 노력으로 IRA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미국 정부에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 외신도 IRA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전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월초 "미국 주요 동맹국들은 IRA에 분노하고 있다"며 "(IRA에) 가장 반발하는 국가는 한국"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10월 "유럽과 일본 등의 전기차 제조사들도 보조금 차별 조항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유독 한국이 솔직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와 국회의 對미국 "아웃리치"는 한국기업들의 활동과 시너지를 내며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친환경 자동차 세액 공제 3년 유예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 발의로도 이어졌다. 정부는 미국을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 활동과 동시에 유관 업계와 수시로 소통하며, 국내 기업들이 IRA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IRA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리스크 대응과 함께, 잘 드러나지 않은 IRA 내의 기회요인을 찾아내 기업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정부는 미국 정부와는 공식 협의체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차별적 내용이 해소되도록 설득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상황을 살피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대응전략을 수립해 왔다. IRA가 미국 상원을 통과한 직후인 8월11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자동차, 배터리 등 유관기업들과 긴급회의를 열었으며, 8월25일에는 이창양 산업자원부 장관이 국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만나, 정부 차원의 대응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선제적으로 IRA 세부 조항들을 분석해, 기업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미국 진출 기업들이 IRA의 인센티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IRA에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첨단·청정분야 산업군에 대한 세액공제 등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 산업 인프라 확충에 3,910억달러 규모의 인센티브가 명시돼 있다. 정부는 10월 "美 IRA 주요 인센티브 활용 설명회"를 열어 산업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들이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주요 인센티브 조항과 유관 산업에 대한 영향을 기업들에게 설명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더해 기업들의 인센티브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도 해소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재무부 가이던스 관련 의견서에도 자동차·배터리·소재·에너지·철강 등 업계의 의견이 반영됐다. 

 국내기업들도 미국 재무부에 가이던스 관련 별도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한편, 중장기적 IRA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부와 보폭을 맞추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현대차그룹은 법 개정을 위한 활동과 동시에 내연기관차를 생산하고 있는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 2024년 중으로 전기차를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등 IRA 내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들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GM, 포드 등 자동차 기업들과 손잡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거점 구축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IRA 배터리 광물 및 부품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IRA의 투자 및 생산 세액공제를 최대한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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