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혁신의 플래그십, BMW 7시리즈

입력 2022년12월1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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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최신 기술 돋보이는 기함급 세단
 -파격적인 구성과 혁신적인 시도 돋보여

 브랜드에게 플래그십이란 매우 중요하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오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크고 고급스럽게 꾸미는 것은 물론 인정 받을만한 강력한 무기도 지녀야 한다. 한마디로 모든 걸 완벽하게 수행해야 하기에 더욱 신중하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BMW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드러낸다. 수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며 변화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7시리즈다. 7세대로 돌아온 신형 역시 기대를 충족시킨다. 브랜드 새 디자인 언어를 과감하게 적용하고 깜짝 놀랄 정도의 신기술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난 19일 영종도에서 새 7시리즈를 직접 시승하며 진가를 확인했다

 ▲디자인&상품
 새 차는 크기에서 오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길이는 5,390㎜, 너비와 높이도 각 1,950㎜, 1,545㎜에 이른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 역시 3.2m 훌쩍 뛰어넘는다. 기존과 비교해 길이 130㎜, 너비 50㎜, 높이는 65㎜ 늘어났고 휠베이스는 5㎜ 길어졌다. 그만큼 라이벌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사이즈로 도로 위를 군림한다. 

 차를 표현하는 각 요소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먼저 분할로 나눠진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제작된 디지털 헤드라이트는 무빙 기능까지 더해 반짝이는 보석을 보는 것 같다. 이와 함께 그릴 주변을 조명으로 감싼 아이코닉 글로우는 보다 명확한 인상을 안겨주고 신선한 감각을 불러 일으킨다. 무엇보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릴 형상은 기함의 정체성을 단번에 보여 준다. 주변에 감싼 각진 범퍼의 형상도 멋스럽다.

 옆은 비율의 승리다. 캐릭터 라인을 도어캐치보다 높게 위치시키고 앞뒤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깎아내린 결과 더욱 웅장한 차체를 만들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며 당당한 텐션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앞-뒷좌석 도어를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오토매틱 도어 기능이 처음으로 들어갔다. 

 외부나 내부에서 버튼 조작만으로 도어를 여닫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운전석에서 도어를 개별 또는 일괄적으로 열거나 닫는 것도 가능하다. 사이드 스커트에는 초음파 센서를 달아 장애물 간격을 미리 확인하고 문이 열리는 범위까지 알아서 조절한다. 유리창 끝 단에 위치한 전통적인 BMW 호프마이스터 킥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두툼한 은색 장식과 독특한 무늬의 조합은 즐거움을 더한다

 뒤는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가로로 길게 이어졌던 램프를 분리했고 두툼한 면발광 LED로 포인트를 줬다. 방향지시등이 켜지는 방식도 사뭇 색다르다. 은은하게 밝아지는 느낌이 좋다. 트렁크는 깔끔하고 범퍼 주변도 투톤을 제외하면 파격적인 구성은 보이지 않는다. 플래그십 다운 진중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한다. 먼저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로 구성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새로운 UI를 적용해 보는 맛을 더하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또 BMW 최초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주행 중 운전자에게 보다 직관적인 경로 안내를 제공한다.

 아래에는 크리스탈 디자인에 다양한 샤이 테크 개념을 적용한 BMW 인터렉션 바가 탑재된다. 앰비언트 라이트 역할을 하며 마이 모드에 따라 실내 분위기도 고급스럽게 바꾼다. 승하차나 주행 상황에 따라 운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며 상호작용을 강화한다. 별도의 송풍구는 보이지 않으며 크리스탈 바 주변으로 은은하게 바람이 나와 기능적으로도 훌륭하다.

 반면 센터 터널은 익숙하다. 앞에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와 개별 컵홀더를 비롯해서 전자식 변속레버, 조그셔틀, 각종 주행 보도 버튼이 햅틱 방식으로 깔끔하게 자리잡았다. 피아노블랙과 크리스탈을 적절히 섞어 세련미를 키웠다.

 2열은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핵심 요소 중 하나다. 7시리즈 역시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먼저 비행기 1등석에 탑승하는 듯한 편안함을 제공하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모든 제품에 기본 적용했다. 이전보다 최적화된 시트 각도와 여유로운 헤드룸을 통해 한층 편안하고 여유로운 착석감을 제공한다. 특히 시트가 펼쳐지는 형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플랫한 느낌을 주며 제대로 된 배딩 효과를 준다.

 모든 조작은 도어에 붙은 5.2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가능하다. 간결한 구성과 신속한 반응으로 사용하는 내내 깊은 만족을 줬다. 복잡하고 정신 없었던 물리 버튼이 전부 사라졌으며 한층 깔끔하고 모던한 2열을 연출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줬다.

 이 외에 천장에 붙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 라운지는 광활한 개방감을 제공하고 15가지 색상의 조명 효과를 연출하는 퀼팅 디자인 일루미네이티드 그래픽이 적용돼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외에 4-존 에어 컨디셔닝을 비롯해 도어 안쪽 및 중앙 팔 받침에는 전부 온열 기능이 들어있으며 소프트 클로징, 뒷좌석 전동식 선 블라인드, 컴포트 액세스 등의 편의 품목이 전부 기본 탑재된다.

 마음만 먹으면 움직이는 극장으로 변신도 가능하다.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BMW 시어터 스크린 덕분이다. 32:9 비율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전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OTT 플랫폼을 내장해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 직접 구동 가능하며 최대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심지어 시어터 모드를 별도로 추가해 버튼 한번만 누르면 완전한 개인 영상 공간으로 바뀐다. 모든 뒷좌석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펼쳐지며 실내 조명 조도를 조절해 멀티미디어 감상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바워스&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4D 사운드로 입체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실제 헤드레스트 내장 스피커와 시트 익사이터를 포함한 35개 스피커로 최대 1,965W의 출력을 발휘한다. 

 성능
 신형 7시리즈는 먼저 순수전기차인 i7 x드라이브60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가솔린 버전의 740i s드라이브 두 가지로 출시됐다. i7의 경우 5세대 e드라이브 시스템이 들어갔으며 2개의 전기모터를 굴려 최고 544마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시간도 4.7초면 충분하다. 105.7㎾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438㎞에 달한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740i s드라이브로 7시리즈 라인업 최초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갔다. BMW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3.0ℓ 엔진은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5.1m를 발휘하며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만에 가속한다.

 힘은 차고 넘친다. 강한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여유롭게 속도를 올린다. 엔진 회전수는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언제든지 쉽게 올라간다. 뛰어난 정숙성 때문에 계기판 속 숫자 바늘은 높은 위치를 가리키지만 체감 속도는 빠르지 않다. 소리 없이 강하게 앞으로 미끄러질 뿐이다.

 풀 스로틀을 가져가면 굵직한 엔진음과 함께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기함급 세단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한계 영역까지 차를 몰아붙인다. 모든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진다. 경량 스포츠카나 초고성능 SUV, 핫해치와는 또 다른 짜릿함이다. 쇼퍼드리븐 성격이 짙은 차는 분명하지만 BMW 특유의 정체성은 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크기를 생각하면 차는 민첩하다. 최신 섀시 기술은 운동 성능과 승차감 사이의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아내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안락한 승차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어댑티브 2-축 에어 서스펜션은 물건이다. 

 속도와 주행 모드에 따라 차 높이를 최적화된 위치로 조절해 안정감과 승차감을 제공한다. 서스펜션의 침착한 대응과 섀시의 강성이 더해져 탑승자는 멀미가 나거나 속이 불편한 감각을 느낄 수 없다. 스포츠에서는 깔끔하게 질주하고 컴포트 모드로 돌린 뒤 정속 주행을 하면 곧바로 고요한 세단으로 변모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믿음직한 주행보조기능이 힘을 더한다. 신형에는 최대 300m 거리를 인식하는 장거리 레이더, 30개 이상의 초음파 및 레이더 센서, 그리고 자동차용 카메라로 구성된 진보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탑재된다. 다양한 상황에서 사고 위험 감소에 기여하는 각종 경고 기능을 비롯해 스탑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기능, 그리고 차선 변경 보조 기능을 지원한다.

 ▲총평
 BMW의 새로운 기함은 한발 앞선 걸음으로 남다르게 생각하고 먼저 길을 닦으면서 본보기가 되어준다. 또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대담한 디자인 변화와 함께 기존 자동차에서 볼 수 없었던 신기술만 봐도 알 수 있다. 무한 경쟁 시대에서 당당히 존재를 드러내며 무리를 이끌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진취적인 자세와 결단으로 휘파람 불며 앞서 나가는 7시리즈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신형 7시리즈는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와 M 스포츠 패키지 2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740i s드라이브의 경우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1억7,30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1억7,630만원이다. 순수전기차인 i7 x드라이브60은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 2억1,57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2억1,87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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