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버스에 공간 강조하는 모빌리티 개념 강조
이동의 가치가 바뀌는 모빌리티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동 수단에 여러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 경우 완성차 제조사는 사람들이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일들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마련이다. 그러자 현대차가 움직이는 사무실, 모바일 오피스를 선보였다. 대형 유니버스로 구현한 모바일 오피스를 내놨는데, 직접 체험하며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쌓아봤다.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는 국내에서 가장 긴 12.5m급 버스를 바탕으로 탑승 공간을 사무실 형태로 개조한 것이 핵심이다. 시승차는 풀 옵션 제품인 10인승으로 8개의 승객석과 운전석, 보조석을 갖춘 구성이다. 이밖에 13인승 다인원 승차형, 13인승 업무 공간 확대형, 시트를 2개 더한 13인승 이동 및 협업형 등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운전석 뒤로 펼쳐진 실내는 무엇보다 거주성을 극대화해 일반적인 사무실을 버스에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다. 강화 마루를 채택한 바닥은 평탄화를 통해 좌석과 복도 경계가 사라져 거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오히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일반 버스와 다르게 휠하우스 위쪽으로 바닥을 끌어올려 발이 걸리는 곳이 전혀 없는 점도 특징이다. 그만큼 천장은 머리와 더 가까워졌다.
실내 공간은 크게 개인과 그룹 협업, 그리고 수납 공간으로 이뤄졌다. 개인 공간은 탑승자가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곳이다. 리클라이닝 시트와 개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한 여러 편의장치를 배치했다. 좌석은 완전 평면을 지원하지 않아 대형 여객기의 비즈니스 클래스보다 앞뒤로 조금 좁은 편이다. 안전띠는 3점식을 적용했으며 등받이와 다리받침대를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큼지막한 측창은 수동식 블라인드로 햇빛을 가릴 수 있다. 벽면쪽에는 스피커를 숨기고 수납공간을 마련해 깔끔한 분위기가 강조된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차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통해 인터넷, 유튜브, 미러링, 라디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테이블은 취식용과 업무용 접이식의 두 가지를 제공한다. 250V 전원 케이블과 USB 케이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등 각종 디바이스를 위한 시스템도 준비했다.
그룹 협업 공간은 말 그대로 회의실이다. 공간 특성상 별도 안전띠를 장착하지 않아 주행 중에는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접이식 회의 테이블, 대형 모니터, 화상 회의용 카메라, 책꽂이 등을 배치해 탑승자들이 집단 지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영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좌석은 소파와 회전식 의자 중 선택 가능하다. 소파의 경우 좌석 아래에 수납장을 마련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개인 공간과 그룹 공간 사이에는 수납공간을 짜 맞췄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 가능하다. 시승차는 냉장고와 프린터, 옷장 등을 배치했다. 주행 중 진동에 의해 열리는 것을 막는 잠금 장치도 갖춰 안전성을 높였다. 전원은 6㎾h 인산철 보조 배터리를 통해 엔진 시동 없이도 작동된다. 무시동 에어컨을 선택하면 용량은 20㎾h가 추가된다.
주행 승차감은 일반 고속버스와 동일하다. 특장에서 차별화를 이뤘을 뿐 동력계와 섀시의 변화는 거치지 않아서다. 버스의 특성상 출렁이는 정도가 제법 큰 탓에 주행 중 랩탑 마우스를 움직이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나 전반적인 탑승 경험은 프리미엄 고속버스와 동일하다.
그동안 모빌리티는 소형 부문에서 많이 언급돼 왔다. 큰 흐름이 소규모부터 시작해 영역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크고 용도가 명확한 상용차 분야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로 접근 중이다. 그 시작점 중 하나인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는 대형 버스 특유의 공간을 적극 활용해 기존 버스와 다름을 강조한다. 현대차는 향후 모바일 오피스의 동력원을 수소로 바꿔 상용 부문에서 전동화와 모빌리티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의전이 잦은 대기업 수요를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가격은 10인승 5억8,532만원, 13인승 다인원 승차형 5억5,685만원, 13인승 업무 공간 확대형 5억6,430만원, 13인승 이동 및 협업형 5억3,060만원이다(10인승은 개소세 3.5% 반영 기준).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